“조선대 이사님들, ‘쿨’하게 하시죠”
박 치 경
편집부국장·사회부장
편집부국장·사회부장
‘주인 없는 대학’. 20여 년 전부터 호남 최대 사학인 조선대에 따라붙는 별칭이다. 그래서일까? 최근 조선대 문제가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지역 현안으로 떠올랐다.
이사들의 임기가 끝난지 수 개월이 지난 상태에서 후임 이사진을 선임하지 못해 교육부로부터 최후 통첩을 받아 놓고 있다. 교육부는 오는 30일까지 대학 스스로 이사 교체안을 내놓지 않으면 관선이사를 보내겠다는 것이다. 자칫하면 22년동안 교육부가 파견 임시이사 체제를 경험했던 조선대의 ‘관치’가 재연될 상황이다.
지방 최초 사학(私學)이자 한국 최초 민립대학(民立大學)이라는 타이틀을 지니고 있던 조선대의 개혁작업은 광주·전남지역 주민들의 머리를 무겁게 한 매우 고통스런 과정이었다. 그러나 조선대 이사회 관계자들이 현명하게 대처하지 못하면 그 ‘악몽’을 되씹어야 할 지도 모를 일이다.
조선대는 1946년 7만2000여 명으로 구성된 ‘조선대학설립동지회’에 근거해 광주야간대학원으로 설립되었다가 1953년 종합대학으로 승격됐다. 그러나 조선대의 운영은 애초 설립정신에 크게 빗나가 지탄의 대상으로 바뀌고 말았다.
조선대는 한국 민주화운동과 더불어 1987∼1988년 학내에서 일어났던 대학 개혁운동인 ‘1·8 항쟁’ 끝에 학교법인은 교육부 산하 사학분쟁조정위원회에서 파견하는 임시이사 체제로 넘어가 민립대학의 취지를 잃고 말았다.
이후 조선대는 2010년 임시이사 체제 22년 만에 정이사 체제로 전환해 다시 본래 모습을 되찾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러나 올 초 사단이 벌어졌다. 이사들이 지난해 말과 올 3월 말 임기가 끝난 지 반년이 지나도록 후임 이사진을 선임하지 못한 실정에서 지루한 자리다툼 끝에 다시 ‘관치’(官治)를 겪게 될 지도 모를 상태에 처한 것이다.
교육부는 오는 30일까지 기존 이사진에서 2명을 교체하고, 1명의 개방이사를 선임하지 않을 경우 임시이사를 파견하겠다는 방침을 재차 통보해 놓은 상태다.
이처럼 조선대 이사회의 개편이 미궁에 빠진 것은 이사진의 다양한 이해관계에서 비롯된다. 이사진들은 서로의 셈법만 밝히느라 문제 풀이에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막상 교육부도 고심이 크다. 일단 마지막 경고장은 보냈지만 임시이사를 파견하더라도 교육부 사학분쟁조정위원회와 대학, 구재단 측 등이 임시이사 추천 인원을 놓고 끊임없는 숫자 싸움만 벌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급기야 개방이사 선임을 놓고 ‘맥주병 폭행’까지 벌여져 대학의 명예는 크게 실추됐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교와 학생들에게 돌아가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고장난 시계’와 같은 이사회 때문에 대학 행정에도 막대한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하루가 멀다하고 교수단체와 학생회는 이사들의 각성을 촉구하고 있지만 꿈쩍도 하지 않아 이사회가 다뤄야 할 각종 사안들이 장기간 묶여 있는 상태다.
이사들의 이전 투구 때문에 조선대의 운명은 풍전등화다. 생사를 걱정할 정도로 위기에 빠진 지방대학의 실정은 강건너 불구경하듯, 밥그릇 다툼에만 열중하는 이사들은 도대체 어느 지역 사람들인가?
이사들 모두 입으로는 대학발전과 개혁을 외치지만 자신의 행동이 학생과 시민에게 얼마나 큰 실망을 끼치고 있는지 인식이나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한결같이 새로운 이사진 구성을 막는 인사들은 자신이 왜 그 같은 행태를 보이는지를 스스로 설명하고 현실적인 요구를 밝히는 게 차라리 낫다.
이제 정말 큰 일이다. 조선대 이사회는 30일 서울에서 ‘정이사 1명’ 선임을 위한 42차 정기이사회를 연다. 이번 이사회는 지난번 이사회에서 결론을 내리지 못한 정이사 후보 2명 중 1명을 뽑는 자리다.
만일 이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다시 임시체제로 돌아갈지도 모른다. 무한경쟁 속에 대학 경쟁력은 얼마나 추락할지도 걱정이다. 조선대 이사진은 지역민들이 조금이나마 안도할 수 있도록 ‘쿨’(Cool)한 선택을 하기 바란다.
/unipark@kwangju.co.kr
이사들의 임기가 끝난지 수 개월이 지난 상태에서 후임 이사진을 선임하지 못해 교육부로부터 최후 통첩을 받아 놓고 있다. 교육부는 오는 30일까지 대학 스스로 이사 교체안을 내놓지 않으면 관선이사를 보내겠다는 것이다. 자칫하면 22년동안 교육부가 파견 임시이사 체제를 경험했던 조선대의 ‘관치’가 재연될 상황이다.
조선대는 1946년 7만2000여 명으로 구성된 ‘조선대학설립동지회’에 근거해 광주야간대학원으로 설립되었다가 1953년 종합대학으로 승격됐다. 그러나 조선대의 운영은 애초 설립정신에 크게 빗나가 지탄의 대상으로 바뀌고 말았다.
이후 조선대는 2010년 임시이사 체제 22년 만에 정이사 체제로 전환해 다시 본래 모습을 되찾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러나 올 초 사단이 벌어졌다. 이사들이 지난해 말과 올 3월 말 임기가 끝난 지 반년이 지나도록 후임 이사진을 선임하지 못한 실정에서 지루한 자리다툼 끝에 다시 ‘관치’(官治)를 겪게 될 지도 모를 상태에 처한 것이다.
교육부는 오는 30일까지 기존 이사진에서 2명을 교체하고, 1명의 개방이사를 선임하지 않을 경우 임시이사를 파견하겠다는 방침을 재차 통보해 놓은 상태다.
이처럼 조선대 이사회의 개편이 미궁에 빠진 것은 이사진의 다양한 이해관계에서 비롯된다. 이사진들은 서로의 셈법만 밝히느라 문제 풀이에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막상 교육부도 고심이 크다. 일단 마지막 경고장은 보냈지만 임시이사를 파견하더라도 교육부 사학분쟁조정위원회와 대학, 구재단 측 등이 임시이사 추천 인원을 놓고 끊임없는 숫자 싸움만 벌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급기야 개방이사 선임을 놓고 ‘맥주병 폭행’까지 벌여져 대학의 명예는 크게 실추됐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교와 학생들에게 돌아가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고장난 시계’와 같은 이사회 때문에 대학 행정에도 막대한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하루가 멀다하고 교수단체와 학생회는 이사들의 각성을 촉구하고 있지만 꿈쩍도 하지 않아 이사회가 다뤄야 할 각종 사안들이 장기간 묶여 있는 상태다.
이사들의 이전 투구 때문에 조선대의 운명은 풍전등화다. 생사를 걱정할 정도로 위기에 빠진 지방대학의 실정은 강건너 불구경하듯, 밥그릇 다툼에만 열중하는 이사들은 도대체 어느 지역 사람들인가?
이사들 모두 입으로는 대학발전과 개혁을 외치지만 자신의 행동이 학생과 시민에게 얼마나 큰 실망을 끼치고 있는지 인식이나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한결같이 새로운 이사진 구성을 막는 인사들은 자신이 왜 그 같은 행태를 보이는지를 스스로 설명하고 현실적인 요구를 밝히는 게 차라리 낫다.
이제 정말 큰 일이다. 조선대 이사회는 30일 서울에서 ‘정이사 1명’ 선임을 위한 42차 정기이사회를 연다. 이번 이사회는 지난번 이사회에서 결론을 내리지 못한 정이사 후보 2명 중 1명을 뽑는 자리다.
만일 이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다시 임시체제로 돌아갈지도 모른다. 무한경쟁 속에 대학 경쟁력은 얼마나 추락할지도 걱정이다. 조선대 이사진은 지역민들이 조금이나마 안도할 수 있도록 ‘쿨’(Cool)한 선택을 하기 바란다.
/uni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