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광주은행장 '낙하산'은 안된다
유럽의 재정위기, 일본의 아베노믹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양적완화 출구전략에 이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중국발 악재가 터졌다. 한국경제가 외부 변수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중국 악재는 더욱 심각한 양상으로 다가오고 있다. 정부가 이를 위한 갖가지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여의치 만은 않다는 게 경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러한 연이은 악재 속에 지역경제계는 ‘광주은행 민영화’라는 중요한 화두와 마주하고 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우리금융지주 민영화가 논의되는 과정에서 광주은행의 분리 매각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는 먼저 광주은행 매각의 전제 조건으로 ‘최고가 매각’ 원칙을 내세우고 있고, 우리은행지주는 신임 행장 공모 절차에 들어갔다. 매각 문제는 방식과 절차 등 상당한 시간을 필요로 하지만 은행장 선임은 민영화의 첫걸음이라는 점에서 예의 주시하지 않을 수 없다. 사실상 다음 주면 차기 행장이 결정된다.
현재 금융계는 차기 행장으로 내부 출신 승진 인사(조억헌 부행장)와 우리금융 전·현직 임원(최승남 전 부사장)간의 2파전 양상이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하지만 광주은행을 비롯한 지역경제계에서는 이번에야 말로 ‘낙하산 인사’가 아닌 내부승진 행장이 선임돼야 한다는데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역의 미래와 직결되는 광주은행의 민영화와 지역 환원도 은행장 선임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실제 광주은행은 지난 1968년 문을 연 후 45년 동안 광주은행 출신이 단 한차례도 은행장에 오른 적이 없다. 광주은행과 함께 우리은행 자회사로 편입된 경남은행도 5대 김형영 행장과 6대 이춘영 행장이 내부 출신 행장이다.
대구은행은 6대 홍희흠 행장만 외부 출신일 뿐 무려 40년 동안 외부인사 행장이 없다. 대구은행은 낙하산 행장을 배격하기 위해 현임 행장이 임기 6개월을 남겨두고 자행 출신 행장을 선임한 후 퇴사를 결정할 정도다. 아예 외부에서 은행장이 들어오지 못하게 자행 출신 선임을 시스템화하고 있는 것이다. 부산은행도 10대 이장호 행장과 11대 현 성세화 행장이 부산은행 출신 은행장이다.
부산은행과 대구은행 등은 자행 출신 행장이 지휘하면서 탄탄한 지역기반을 통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를 지켜보는 광주은행으로선 자존심이 구겨질 수밖에 없다. 지역민과 상공인들도 같은 인식이다. 그래서 이번 만큼은 낙하산 인사는 안 된다는 게 공통분모다.
지역 여론은 물론 광주은행 임직원, 노조 입장도 단호하다. 노조는 최근 잇단 성명을 내고 ‘낙하산 인사설’에 깊은 우려와 함께 “민영화에 온 힘을 기울여야 할 시기에 최고경영자 선임 논란으로 혼란이 야기 되고 있다”며 “항간에 떠도는 우리금융지주 출신 낙하산 인사가 강행된다면 사생결단의 투쟁을 전개하고 당사자도 혹독한 대가를 치를 것이다”고 밝혔다.
전례에 없이 광주은행을 비롯한 지역 정치권, 경제계, 시민단체까지 ‘낙하산 인사’를 반대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지방은행은 시중은행과 달리 지역정서와 강하게 밀착돼 있다. 외부 출신은 내부 승진자에 비해 지역민심을 얻고 상공인과의 교류 등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내부승진자라면 이러한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선임 후 곧바로 지역민과 경제계, 광주은행 임직원의 총의를 모아 민영화를 추진할 수 있다. 반면 낙하산 인사는 지역과 유리되고, 업무 파악도 그만큼 더뎌 조기 민영화라는 난제를 푸는데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다행히 최근 금융계에서는 BS금융지주 회장 사퇴 등으로 인한 관치논란과 45년 동안 광주은행 출신 행장이 단 한차례도 없었다는 점이 부각되고 있다. 이를 고려해 광주은행 성공적 민영화를 위해서 지역정서와 광주은행 사정에 정통한 내부출신을 우대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여론과 현실을 무시하고 ‘낙하산 인사’를 내보낼지, 아니면 지역민과 상공인, 광주은행이 요구하는 ‘내부 승진’ 은행장이 선임될지 우리금융지주사의 현명한 결단을 기대한다.
/최재호 경제부장 lion@kwangju.co.kr
정부는 먼저 광주은행 매각의 전제 조건으로 ‘최고가 매각’ 원칙을 내세우고 있고, 우리은행지주는 신임 행장 공모 절차에 들어갔다. 매각 문제는 방식과 절차 등 상당한 시간을 필요로 하지만 은행장 선임은 민영화의 첫걸음이라는 점에서 예의 주시하지 않을 수 없다. 사실상 다음 주면 차기 행장이 결정된다.
하지만 광주은행을 비롯한 지역경제계에서는 이번에야 말로 ‘낙하산 인사’가 아닌 내부승진 행장이 선임돼야 한다는데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역의 미래와 직결되는 광주은행의 민영화와 지역 환원도 은행장 선임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실제 광주은행은 지난 1968년 문을 연 후 45년 동안 광주은행 출신이 단 한차례도 은행장에 오른 적이 없다. 광주은행과 함께 우리은행 자회사로 편입된 경남은행도 5대 김형영 행장과 6대 이춘영 행장이 내부 출신 행장이다.
대구은행은 6대 홍희흠 행장만 외부 출신일 뿐 무려 40년 동안 외부인사 행장이 없다. 대구은행은 낙하산 행장을 배격하기 위해 현임 행장이 임기 6개월을 남겨두고 자행 출신 행장을 선임한 후 퇴사를 결정할 정도다. 아예 외부에서 은행장이 들어오지 못하게 자행 출신 선임을 시스템화하고 있는 것이다. 부산은행도 10대 이장호 행장과 11대 현 성세화 행장이 부산은행 출신 은행장이다.
부산은행과 대구은행 등은 자행 출신 행장이 지휘하면서 탄탄한 지역기반을 통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를 지켜보는 광주은행으로선 자존심이 구겨질 수밖에 없다. 지역민과 상공인들도 같은 인식이다. 그래서 이번 만큼은 낙하산 인사는 안 된다는 게 공통분모다.
지역 여론은 물론 광주은행 임직원, 노조 입장도 단호하다. 노조는 최근 잇단 성명을 내고 ‘낙하산 인사설’에 깊은 우려와 함께 “민영화에 온 힘을 기울여야 할 시기에 최고경영자 선임 논란으로 혼란이 야기 되고 있다”며 “항간에 떠도는 우리금융지주 출신 낙하산 인사가 강행된다면 사생결단의 투쟁을 전개하고 당사자도 혹독한 대가를 치를 것이다”고 밝혔다.
전례에 없이 광주은행을 비롯한 지역 정치권, 경제계, 시민단체까지 ‘낙하산 인사’를 반대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지방은행은 시중은행과 달리 지역정서와 강하게 밀착돼 있다. 외부 출신은 내부 승진자에 비해 지역민심을 얻고 상공인과의 교류 등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내부승진자라면 이러한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선임 후 곧바로 지역민과 경제계, 광주은행 임직원의 총의를 모아 민영화를 추진할 수 있다. 반면 낙하산 인사는 지역과 유리되고, 업무 파악도 그만큼 더뎌 조기 민영화라는 난제를 푸는데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다행히 최근 금융계에서는 BS금융지주 회장 사퇴 등으로 인한 관치논란과 45년 동안 광주은행 출신 행장이 단 한차례도 없었다는 점이 부각되고 있다. 이를 고려해 광주은행 성공적 민영화를 위해서 지역정서와 광주은행 사정에 정통한 내부출신을 우대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여론과 현실을 무시하고 ‘낙하산 인사’를 내보낼지, 아니면 지역민과 상공인, 광주은행이 요구하는 ‘내부 승진’ 은행장이 선임될지 우리금융지주사의 현명한 결단을 기대한다.
/최재호 경제부장 lion@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