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류의 웃음 - 김여울 디지털·체육부장
2026년 03월 13일(금) 00:20
힘들 때 웃는 자가 일류라는 말이 있다. 광주FC의 골키퍼 김경민이 그렇게 웃었다.

지난 7일 광주가 인천을 상대로 홈 개막전을 치렀다. 새 사령탑의 홈 첫 무대가 펼쳐진 이날, 경기 종료를 앞두고 광주가 페널티킥을 내주면서 사람들의 시선이 김경민에게 쏠렸다.

3-2에서 이날 두 차례 골대를 때렸던 인천 골잡이 무고사가 키커로 김경민을 마주했다. 분위기는 사실 인천에 기울었다. 광주는 3-1로 앞선 후반 추가시간에 골을 허용하면서 1점 차로 쫓겼고 페널티킥까지 내줬다. 눈앞에서 승리를 날릴 수 있는 긴박한 상황에서 김경민이 웃었다. 미소를 띈 채 골대 앞에 자리를 잡은 김경민은 몸을 날려 무고사의 슈팅을 저지했다. 극적인 슈퍼세이브과 함께 이내 광주의 승리를 알리는 경기 종료 휘슬이 울렸다.

올 시즌을 앞두고 사람들은 우려의 시선으로 광주를 지켜봤다. 광주를 상징했던 이정효 감독이 수원삼성으로 떠났고 지난 시즌을 함께 했던 주축 선수들의 이탈도 있었다. 여기에 선수 등록 금지 제재로 여름 이적 시장까지 선수 영입이 불가능한 터라 광주는 강등 후보로 언급됐다.

차가운 시선과 분위기와 달리 선수들의 열정은 뜨거웠다. “오히려 기회”라면서 이들은 ‘원팀’을 이야기했다. 쟁쟁한 선수들에 가려 기회를 받지 못했던 신예 선수들은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땀을 흘렸다. 자리가 보장된 베테랑들도 변화와 성장을 이야기했다. 부족한 선수로 어렵게 살림을 꾸려가야 하는 만큼 베테랑들은 어느 자리도 마다하지 않겠다면서 새로운 자리에서 훈련하고 준비했다.

광주 잔류를 선택한 김경민도 책임감을 이야기하며 동료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고민했다. 그리고 자신의 바람대로 홈 첫 경기에서 놀라운 결과를 만들었다. “울림이 있는 친구들”이라면서 베테랑의 헌신을 이야기한 이정규 감독은 자신의 사령탑 첫 승 보다 팀의 첫 승이라는 것을 강조하기도 했다.

불가능은 스스로 만드는 한계일지 모른다. 부족한 전력을 원팀 정신으로 채우면서 위기의 순간에도 흔들리지 않는 ‘노력의 믿음’이 광주의 의미 있는 승리를 만들었다. /김여울 디지털·체육부장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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