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공천배심원제 무산 거센 파열음
“의결권 없는 무늬만 배심원제로
후보 비전·역량 점검 기회 잃어”
2026년 03월 08일(일) 20:35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이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초대 시장 경선에서 시민공천배심원제 도입을 최종 무산시키면서 예비후보들 사이에서 거센 파열음이 일고 있다. 통합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제도가 표결권 없는 정책 배심원단으로 쪼그라들자 반발과 수용의 엇갈린 반응이 터져 나오는 가운데, 당원 동원 중심의 룰 변경이 미칠 파장에 지역 정가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시민배심원제 배제 후폭풍= 공천관리위원회의 당초 제안이 지난 6일 최고위원회에서 뒤집히자 출마자들의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제도를 지지했던 후보들은 일제히 짙은 아쉬움을 표명했다. 강기정 시장은 두 지역의 당원 규모 격차를 간과한 획일적인 수치 논리가 화합의 본질적 가치를 훼손했다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강기정 광주시장, 이개호·신정훈·정준호 의원 등은 8일 여의도에서 김이수 민주당 공관위원장을 직접 면담하고 공정한 경선 관리를 위한 3가지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이들은 우선 시민공천배심원제 도입 재검토를 강력히 요청했다. 경선의 투명성을 높이고 시민 참여를 극대화하기 위해 기존 제안을 심도 있게 검토해 관철해달라는 취지다.

또한 선거구 통합으로 후보 파악 시간이 부족한 만큼 유권자들이 자질과 정책을 충분히 검증할 수 있도록 필요한 경선 기간을 보장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개호 의원은 이번 룰 확정을 ‘지역민의 검증 권리를 짓밟은 처사’로 규정하며, “껍데기만 남은 제도로는 지역주의만 부추길 것이라며 지도부의 전향적인 재고가 없다면 중대 결단도 불사하겠다”고 경고장을 날렸다.

신정훈, 정준호, 주철현 의원 등도 유권자가 후보의 비전과 역량을 살필 기회를 잃게 된 점을 우려했다.

반면, 김영록 전남지사는 “심판이 정한 규칙이라면 어떤 형태든 충실히 따르며 선거전에 임하겠다”는 유연한 태도를 보였다. 민형배 의원 역시 “경선에 나서는 선수가 룰을 두고 불만을 토로하는 것은 도의에 맞지 않다”면서 “과거 해당 제도가 낳았던 숱한 부작용을 고려해 당 지도부가 현실적인 타협점을 찾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명무실 우려 정책배심원단 운영=당초 정치권 안팎의 기대를 모았던 시민공천배심원제는 지역 주민을 대표하는 무작위 배심원단이 후보자들의 정책 토론을 직접 지켜본 뒤, 현장에서 직접 표결권을 행사해 경선 결과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는 제도다.

이는 후보의 도덕성과 행정 자질을 깊이 있게 검증하고 단순 인지도 중심의 깜깜이 선거를 탈피하기 위한 강력한 공천 혁신 장치로 평가받아 왔다.

하지만 이번에 당 최고위원회가 최종 확정한 방식은 배심원단에게서 가장 핵심적인 권한인 투표권을 완전히 걷어냈다. 논란의 중심에 섰던 배심원제는 결국 후보자에게 정책 질의만 던질 수 있는 의결권 없는 정책 배심원단으로 명맥만 유지하게 됐다.

대신 초대 시장의 운명은 100% 권리당원 투표로 치러지는 예비경선과, 권리당원 50% 및 일반 국민 안심번호 50%를 합산하는 본경선 체제로 결정 나게 됐다.

오승용 메타보이스 이사는 “투표권 없는 배심원단은 사실상 말장난에 불과하며, 실질적인 검증 기회가 사라진 이번 경선 방식은 자질 검증 없는 조직 선거와 단순 인지도 경쟁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도선인 기자 sunin@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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