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국화 - 김대성 전남 서·중부 전북 취재부장
‘사서 걱정한다’와 뜻을 같이하는 심리학 용어가 ‘파국으로 치닫다’에서 나온 파국화(破局化·catastrophizing)다. 미국의 심리학자 엘리스(Ellis)가 합리정서행동치료에서 소개한 개념이다. 재난화와 재앙화 또는 부정적 과장이라고도 하는데 비합리적 생각에서 파생한 전형적인 인지적 왜곡 현상 중 하나다.
파국 즉 판(局)이 깨지고(破) 망한 것 같은 부정적 상황을 비합리적으로 과장해 최악의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생각하는 사고방식이다. ‘중간고사를 망치면 대학에 못 가고, 취업도 못 해 쓸모없는 사람이 될 것이다’라거나 ‘회사에서 실수하면 잘리고, 노후 준비도 못 한 채 길거리에 나앉게 될 거야’라는 식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이런 파국화 사고는 평소엔 문제 될 게 없지만 위기 상황이나 일이 잘 안 풀릴 땐 얘기가 달라진다. 우리는 걱정하는 최악의 상황에 불안할 때 이분법적 사고에 빠지기 쉽기 때문이다. 마치 특정 생각에 꽂히면 고속도로에서 액셀을 밟듯 최악을 향해 거침없이 달려가는 심각한 상황이 될 수 있다.
문제는 정치와 경제, 사회 주요 이슈에 대한 편향적인 사고 정도로 여겼던 파국화가 개인주의 성향과 맞물려 영역을 넓히고 있다는 점이다. 불안 상황에서 최악의 결과를 먼저 떠올리며 불안·우울을 증폭시키고 공황 발작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한다. 매우 빠르고 자동으로 일어나는 이러한 부정적 사고는 불안과 우울, 스트레스를 유발하기 십상이다. 부정적 사고가 지속되면 통증이 더 강하게 느껴지고 회복이 늦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최근 기업에 입사한 청년들이 자잘한 업무수행 잘못에 ‘무능하다고 찍힌 게 틀림없다’라고 자책하며 일을 그만두거나, 자녀들이 왕따 등 학교생활에 문제가 생겨 상처를 받지 않을까 걱정해 상담을 청하는 학부모가 늘고 있다고 한다.
3월은 계절이 바뀌고 학기가 시작되는 변화의 시기다. 뭔가를 그르치는 파국은 늘상 있기 마련인데 굳이 부정적 사고로 미래의 일에 불안해하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꽃 피는 봄을 맞아 파국보다는 희망을 이야기하자.
/김대성 전남 서·중부 전북 취재부장 bigkim@kwangju.co.kr
이런 파국화 사고는 평소엔 문제 될 게 없지만 위기 상황이나 일이 잘 안 풀릴 땐 얘기가 달라진다. 우리는 걱정하는 최악의 상황에 불안할 때 이분법적 사고에 빠지기 쉽기 때문이다. 마치 특정 생각에 꽂히면 고속도로에서 액셀을 밟듯 최악을 향해 거침없이 달려가는 심각한 상황이 될 수 있다.
최근 기업에 입사한 청년들이 자잘한 업무수행 잘못에 ‘무능하다고 찍힌 게 틀림없다’라고 자책하며 일을 그만두거나, 자녀들이 왕따 등 학교생활에 문제가 생겨 상처를 받지 않을까 걱정해 상담을 청하는 학부모가 늘고 있다고 한다.
3월은 계절이 바뀌고 학기가 시작되는 변화의 시기다. 뭔가를 그르치는 파국은 늘상 있기 마련인데 굳이 부정적 사고로 미래의 일에 불안해하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꽃 피는 봄을 맞아 파국보다는 희망을 이야기하자.
/김대성 전남 서·중부 전북 취재부장 bigkim@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