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단 기업 유휴 부지에 태양광 패널 ‘또 하나의 발전소’
광주, RE 100 이 미래다 <2> 옥상·주차장에 태양광
미래차 국가산단 등 RE100 실증… 공공 주도 집적화 기업 부담 낮춰
단순 소비처 머물던 산단, 에너지 자급자족 거점 전환… ESS 연계도
2026년 03월 04일(수) 21:05
광주시가 산업단지 공장 지붕과 주차장, 유휴 부지 등을 활용해 대규모 재생에너지를 생산하는 ‘에너지 자급자족형 RE100 산단’ 조성에 나선다.

글로벌 무역 장벽으로 부상한 탄소 중립 규제에 대응하고 전력 계통 포화로 외부 전력 수급이 어려워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산단 자체를 거대한 발전소로 전환한다는 구상이다.

4일 광주시와 에너지 관련 기관 등에 따르면 최근 진행된 ‘광주 RE100 산단 조성방안 타당성 조사’ 중간보고 결과를 토대로 지역 주요 산단을 대상으로 한 태양광 발전설비 집적화 사업이 구체화되고 있다.

핵심은 광주 지역 산단의 옥상과 주차장 등을 재생에너지 생산 기지로 최대한 활용해 도심형 분산 에너지의 한계를 극복하는 것이다.

새로 조성되는 미래차 국가산단과 소부장 특화단지 등은 설계 단계부터 RE100 실증 모델을 적용해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기존 빛그린산단과 평동일반산단, 진곡산단 등에서도 입주 기업의 유휴 부지를 전수 조사해 태양광 패널 설치를 대폭 확대하는 방안이 심도 있게 검토되고 있다.

용역 과정에서 진행된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산단 내 가용 부지를 최대한 활용해 지붕형 및 주차장 태양광을 설치할 경우 입주 기업들의 전체 전력 수요 가운데 상당 부분을 자체 충당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인 발전 용량 규모와 단계별 RE100 달성 목표 수치는 최종 용역 결과에 반영돼 확정될 예정이다.

산단 내 지붕형 태양광은 환경 파괴 논란이 없고 주민 수용성 문제가 적어 도심에 위치한 광주 산단에 가장 현실적인 재생에너지 확보 방안으로 꼽힌다.

기존 산업 부지를 그대로 활용하기 때문에 인허가 과정이 상대적으로 수월해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다.

무엇보다 생산된 전기를 원거리로 보내지 않고 산단 내에서 바로 소비하는 구조여서 송배전망 구축 비용과 한전 계통 연계 지연 문제도 피할 수 있다.

이 사업은 개별 기업의 산발적인 참여가 아닌 공공이 주도하는 특수목적법인(SPC) 설립을 통해 단지 전체를 집적화하는 방식으로 추진돼 사업의 안정성을 높일 전망이다.

그동안 개별 중소기업들은 적지 않은 초기 설치 비용 부담과 복잡한 유지 관리의 어려움, 금융 조달의 한계 탓에 옥상 태양광 설치에 소극적이었다.

하지만 공공성을 띤 통합 관리 기관이 사업 주체로 나서 대규모 자본을 조달하고 시설 구축부터 유지 보수, 재난 안전 관리까지 전담하게 되면 기업들의 참여 문턱이 대폭 낮아지게 된다.

입주 기업은 별도의 자본 투자 없이 공장 지붕이나 유휴 공간만 제공하는 대가로 안정적인 임대 수익을 창출하거나 한전 산업용 요금보다 저렴한 단가로 재생에너지를 장기 공급받을 수 있는 이점을 누리게 된다.

태양광 발전의 약점인 날씨와 시간대에 따른 발전량 변동성을 극복하기 위한 기술적 보완책도 핵심 과제로 함께 추진된다.

산단에 대규모 에너지저장장치(ESS)를 구축해 일조량이 풍부한 낮 시간대 과잉 생산된 전력을 저장한 뒤 전력 수요가 몰리는 피크 시간대나 흐린 날씨, 야간에 방전하는 수급 조절 시스템을 도입해 전력망의 안정을 꾀한다.

여기에 산단 전체의 에너지 생산과 소비 흐름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최적의 효율로 제어하는 지능형 통합 에너지관리시스템(EMS)을 연계해 산단 단위의 완벽한 마이크로그리드(독립형 전력망)를 완성한다는 방침이다.

이러한 공공 주도형 산단 태양광 집적화 사업은 외부 재생에너지 의존도를 낮추고 10%를 밑도는 지역 내 전력 자립률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는 지렛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력을 대량으로 소비하는 인공지능(AI) 기반 데이터센터나 100% 청정에너지를 요구하는 글로벌 미래 모빌리티 관련 앵커 기업을 유치하는 데 있어서도 산단 자체의 완벽한 전력 자립 인프라는 타 시도와 차별화되는 강력한 유인책이 될 전망이다.

광주시는 향후 산업단지 관리 지침 등 관련 규정 정비와 세제 지원 방안을 모색하는 한편, 정부가 추진 중인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화지역 지정 정책과 연계해 국비 확보 및 규제 샌드박스 적용에 행정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도심형 산단의 공간적 제약을 극복하고 유휴 부지 활용도를 극대화한 광주형 RE100 산단이 기후 위기 시대의 새로운 산업 생존 모델로 안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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