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법감정 못미치는 판결…내란죄 사면불허법 시급하다”
윤석열 1심 재판 광주시민 반응
5·18 경험한 광주 특별한 심정
국민에 총 겨눈 위정자에
법정 최고형 선고 안 돼 아쉬움
내란 공범들 감형에도 공분
전두환처럼 사면 땐 치욕 역사 반복
2026년 02월 19일(목) 20:50
19일 광주 서구 광천동 버스터미널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1심 선고 공판 중계를 보고 있다./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윤석열 전 대통령이 19일 12·3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것과 관련, 광주시민은 “기나긴 내란에 종지부를 찍었다”고 환영하면서도 법정 최고형인 사형이 선고되지 않은 것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특히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에 짓밟혔던 악몽을 떠올렸던 광주 시민들은 “재판부가 법정 최고형으로 강력하게 단죄했어야 하는데 한참 부족한 판결”이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동시에 전두환씨의 사례와 달리, 이번에는 사면 없는 엄벌이 이뤄져야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는다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재판부가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 등 나머지 내란 공범들의 양형 과정에서 반영한 이해할 수 없는 감경 사유에 대해서는 공분했다.

양재혁 5·18민주유공자유족회 회장은 이날 “지난 12·3 비상계엄 당시, 피해자들은 40년 넘게 갖고 있던 그 날의 악몽이 되살아나 고통을 겪었다. 지금도 군복만 봐도 깜짝 놀라는 지경인데, 비상계엄이 터지자 ‘어디로 피난을 가야 하느냐’는 질문이 쇄도할 정도였다”며 “5·18 피해자들을 두 번 죽인 장본인들에게, 국민을 향한 국가 폭력을 저지른 이들에게 감히 꿈도 못 꿀 정도로 단죄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이어 “전씨 이후 쿠데타가 성공하면 수십 년 동안 떵떵거리고 대를 물려 호의호식할 수 있다는 인식이 생긴 것 아니냐”며 “최소한 정권이 바뀌더라도 사면으로 풀려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쿠데타를 실패하더라도 사면을 기대하는 인식이 남으면 또 역사가 반복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광주시민들은 계엄 이후 일상 전반에 걸친 불안과 트라우마 등 계엄으로 인해 잃어버린 것이 많았는데, 뒤늦게나마 종지부를 찍은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대웅(65·광주시 남구)씨는 “계엄 이후 자영업자들은 경기침체를 피부로 느꼈을 것”이라며 “고등학생 때 전두환의 계엄을 겪은 사람으로서 5·18의 트라우마를 다시 겪는 기분이었다”고 밝혔다.

김씨는 “내란죄에 대해서는 사면을 불허하는 법안이 처리돼서 이런일이 반복되지 않았으면 한다”며 “내란 동조자인 국민의힘 의원들에게도 응분의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 내란에 깊게 개입된 주요 동조자들은 발본색원해서 처벌을 내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백명준(49·남구 주월동)씨도 “자영업을 하고 있는데, 계엄이 터진 직후부터 경기가 전례 없이 침체돼 당장 하루 먹고 살기도 팍팍해졌다”며 “지금도 그 피해가 회복되지 않고 있다. 계엄 당시보다야 낫다지만, 언제까지 경기 침체가 이어질지 가늠도 못 한다”고 토로했다.

‘사면 없는 엄벌’을 촉구하는 광주시민들도 다수였다. 과거 전두환 때처럼 정치적 사면이 이뤄진다면 내란과 같은 부끄러운 역사가 반복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최정근(57·남구)씨는 “계엄 때부터 잠을 못 이루고 뉴스를 틀어놓고 산다”며 “상식적으로만 생각해도 본인의 안위와 권력을 위해 국가 존립과 헌법 정신에 위배되는 행위를 한 자에 대해서 사면을 해준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이 선고가 내란 관련자들을 찾아내고 엄벌하는 시작점이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위현(여·25·광산구 운수동)씨는 “윤 전대통령이 전씨처럼 어설프게 특별사면으로 다시 풀려나지 않아야한다. 이번 심판이 역사의 교훈으로 남아야한다”며 “윤 전 대통령은 비상계엄과 관련해 사과하거나 반성하지 않았으며 아직도 자신이 잘못한 점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다른 사람들에게 책임을 떠넘기기까지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시민단체에서는 법정 최고형인 사형이 선고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기우식 광주시민단체협의회 사무처장은 “국민에게 총을 겨눈 위정자에 대해서는 법정 최고형이 내려지는 것이 마땅했다”며 “내란 이후 우리는 비교적 성숙해졌다고 믿어온 정치문화 속에서 여전히 총칼을 이용해 노골적으로 권력을 쟁취하려는 세력이 상존한다는 크나 큰 과제를 확인했다. 내란 세력에 대한 영구적 사회 단절이 우리 민주주의에 경종을 울리고 혐오와 대립의 정치를 멈추는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나규복 광주전남촛불행동 공동대표는 “국민의힘을 비롯한 내란 가담·동조자들에 대해서도 엄중한 단죄가 이뤄져야 한다”며 “내란죄에 대해서는 결코 사면이 있어서는 안 된다. 그래야만 다시는 내란 시도가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진아 기자 jinggi@kwangju.co.kr

/윤준명 기자 yoon@kwangju.co.kr

/양재희 기자 heestory@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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