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연 있는 중고 물품…자원 순환·추억 소환 ‘돌고 도네’
광주시 동구 친환경자원센터 무인 ‘동글이 잡화점’ 사연 들여다보니
매대에 중고·업사이클링 상품 진열…구매 이유 남기고 결제
무료 나눔·구매자가 값 정하는 코너 등 다양…시민 참여 확대
매대에 중고·업사이클링 상품 진열…구매 이유 남기고 결제
무료 나눔·구매자가 값 정하는 코너 등 다양…시민 참여 확대
![]() 11일 광주시 동구 친환경자원순환센터 내 ‘모두의 동글이 잡화점’을 찾은 한 시민이 독특한 설명이 포함된 ‘중고 물품’들을 살피고 있다. |
“귀까지 따순 털모자! 시베리아 횡단열차 타고 온 아이예요. 2020년 시베리아 여행을 떠났던 딸을 위해 준비했던 털모자입니다.”
“몇년전 대형마트 이벤트 행사에서 몇 달 동안 쿠폰을 모아 어렵게 받은 중식도입니다. 동네 쿠폰 구걸도 하고 일부러 장을 보기도하고, 엄청 기대하고 받았는데 서랍장 신세로 전락한지 몇년째입니다. 이제는 보내줄때가 됐습니다.”
11일 광주시 동구 친환경자원순환센터에 열린 ‘모두의 동글이 잡화점’에는 독특한 설명이 포함된 ‘중고 물품’들이 진열돼 있었다.
직접 제작했던 티셔츠부터 재활용품을 활용해 만든 ‘업사이클링(폐기물 등을 예술·환경적 가치를 담아 새 제품으로 만드는 재활용 방식)’ 제품, 추억이 담긴 물건까지 저마다 사연을 갖고있지만 잘 쓰이지 않았던 광주시민들의 상품들이 매대에 올라 새로운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친환경자원순환센터는 지난 9일 광주시민들로부터 사연 담긴 물품을 모아 ‘모두의 동글이 잡화점’ 문을 열었다. 이곳은 단순히 중고물품을 사고파는 것을 넘어 삶의 흔적과 마음을 나누는 자리였다. 물건 그 자체만 재활용하는 것이 아닌, 물건에 얽힌 이야기까지 다시 순환시키겠다는 콘셉트였다.
상품들은 변질 우려가 있는 식품이나 화재 위험이 있는 전자제품 등은 제외됐으며, 가격도 개당 5000원 이하로 제한됐다.
각 상품들에는 판매자가 남겨 놓은 사연이 적혀 있어 어떤 역사(?)를 가졌는지 엿볼 수 있었다.
예술활동가 김옥진 작가는 딸을 위해 준비했던 털모자와 함께 주변 작가들로부터 선물받았지만 한 번도 사용하지 못한 식기 등을 상품으로 내놓았다. “‘언젠가 쓰겠지’라며 쌓아두기보다 꼭 필요한 사람에게 보내주는 편이 낫겠다고 생각했다”는 바람도 덧붙였다.
광주환경운동연합 활동가 ‘도깨비’는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대응 활동을 알리기 위해 제작한 티셔츠와 플라스틱 뚜껑을 녹여 만든 수달모양 치약짜개 등 업사이클링 생활용품을 진열했다. 판매 수익은 전액 환경 단체를 위한 후원금으로 쓰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광주 시민 ‘바람’(별명)은 소금, 고춧가루를 담아두기 좋은 작은 옹기 그릇을 매대에 올렸다. 평소 주변 지인들이 하나 둘씩 챙겨주던 것을 거절하지 못해 마땅히 사용처가 없는데도 집에 갖다 놓은 물건이라고 한다. 그는 “한 소끔 소금을 넣거나 할때 예쁜 옹기뚜껑을 열고 요리하는 내 모습을 상상하며 보관했는데, 보관만 2년 했다”며 “이번 매대가 비워지면 두번째는 ‘내가 사용해 애정했던 물건’을 주제로 다시 참여하고 싶다”며 나눔을 이어갈 뜻을 밝혔다.
잡화점은 상주 인력이나 계산대가 없는 ‘무인 운영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구매자는 마음에 드는 물건을 고른 뒤 판매자별 안내에 따라 계좌이체·현금·QR코드 등으로 결제하고, 구매 이유를 포스트잇에 적어 남기는 식이었다. 매대에는 무료나눔 물건과 구매자가 값을 정하는 코너, 고민을 적어 공유하는 공간까지 마련돼 있었다.
동구시니어클럽 노인일자리사업으로 센터에서 근무 중인 백인현(74) 씨는 “기존 사용하던 반자동 휴지통이 고장 나 센서 감지 휴지통을 1000원에 구매했는데 내게 꼭 필요했던 물건이었다”며 “누군가에게 쓰임을 다한 물건이 또 다른 이에게는 필요한 물건이 되는 자원 선순환을 느꼈다”고 말했다.
센터는 다음 달 31일까지 잡화점을 시범 운영하고, 결과에 따라 매대 확대 등 보완에 나설 계획이다.
추민승 친환경자원순환센터 팀장은 “집에서 쓰지 않지만 공간을 차지하는 물건에 새로운 쓰임을 찾자는 취지로 잡화점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며 “물건이 판매되면 추가 진열 여부를 판매자와 협의하고, 매대가 비지 않도록 판매자를 계속 모집하고 있다. 운영이 안정되면 매대 추가 설치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글·사진=서민경 기자 minky@kwangju.co.kr
“몇년전 대형마트 이벤트 행사에서 몇 달 동안 쿠폰을 모아 어렵게 받은 중식도입니다. 동네 쿠폰 구걸도 하고 일부러 장을 보기도하고, 엄청 기대하고 받았는데 서랍장 신세로 전락한지 몇년째입니다. 이제는 보내줄때가 됐습니다.”
직접 제작했던 티셔츠부터 재활용품을 활용해 만든 ‘업사이클링(폐기물 등을 예술·환경적 가치를 담아 새 제품으로 만드는 재활용 방식)’ 제품, 추억이 담긴 물건까지 저마다 사연을 갖고있지만 잘 쓰이지 않았던 광주시민들의 상품들이 매대에 올라 새로운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친환경자원순환센터는 지난 9일 광주시민들로부터 사연 담긴 물품을 모아 ‘모두의 동글이 잡화점’ 문을 열었다. 이곳은 단순히 중고물품을 사고파는 것을 넘어 삶의 흔적과 마음을 나누는 자리였다. 물건 그 자체만 재활용하는 것이 아닌, 물건에 얽힌 이야기까지 다시 순환시키겠다는 콘셉트였다.
각 상품들에는 판매자가 남겨 놓은 사연이 적혀 있어 어떤 역사(?)를 가졌는지 엿볼 수 있었다.
예술활동가 김옥진 작가는 딸을 위해 준비했던 털모자와 함께 주변 작가들로부터 선물받았지만 한 번도 사용하지 못한 식기 등을 상품으로 내놓았다. “‘언젠가 쓰겠지’라며 쌓아두기보다 꼭 필요한 사람에게 보내주는 편이 낫겠다고 생각했다”는 바람도 덧붙였다.
광주환경운동연합 활동가 ‘도깨비’는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대응 활동을 알리기 위해 제작한 티셔츠와 플라스틱 뚜껑을 녹여 만든 수달모양 치약짜개 등 업사이클링 생활용품을 진열했다. 판매 수익은 전액 환경 단체를 위한 후원금으로 쓰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광주 시민 ‘바람’(별명)은 소금, 고춧가루를 담아두기 좋은 작은 옹기 그릇을 매대에 올렸다. 평소 주변 지인들이 하나 둘씩 챙겨주던 것을 거절하지 못해 마땅히 사용처가 없는데도 집에 갖다 놓은 물건이라고 한다. 그는 “한 소끔 소금을 넣거나 할때 예쁜 옹기뚜껑을 열고 요리하는 내 모습을 상상하며 보관했는데, 보관만 2년 했다”며 “이번 매대가 비워지면 두번째는 ‘내가 사용해 애정했던 물건’을 주제로 다시 참여하고 싶다”며 나눔을 이어갈 뜻을 밝혔다.
잡화점은 상주 인력이나 계산대가 없는 ‘무인 운영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구매자는 마음에 드는 물건을 고른 뒤 판매자별 안내에 따라 계좌이체·현금·QR코드 등으로 결제하고, 구매 이유를 포스트잇에 적어 남기는 식이었다. 매대에는 무료나눔 물건과 구매자가 값을 정하는 코너, 고민을 적어 공유하는 공간까지 마련돼 있었다.
동구시니어클럽 노인일자리사업으로 센터에서 근무 중인 백인현(74) 씨는 “기존 사용하던 반자동 휴지통이 고장 나 센서 감지 휴지통을 1000원에 구매했는데 내게 꼭 필요했던 물건이었다”며 “누군가에게 쓰임을 다한 물건이 또 다른 이에게는 필요한 물건이 되는 자원 선순환을 느꼈다”고 말했다.
센터는 다음 달 31일까지 잡화점을 시범 운영하고, 결과에 따라 매대 확대 등 보완에 나설 계획이다.
추민승 친환경자원순환센터 팀장은 “집에서 쓰지 않지만 공간을 차지하는 물건에 새로운 쓰임을 찾자는 취지로 잡화점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며 “물건이 판매되면 추가 진열 여부를 판매자와 협의하고, 매대가 비지 않도록 판매자를 계속 모집하고 있다. 운영이 안정되면 매대 추가 설치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글·사진=서민경 기자 minky@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