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주력산업 타격…미 관세 재인상 대비 서둘러야”
광주경총 “광주 자동차·부품, 전남 석유화학·철강 피해 불가피”
긴급 자금 지원 단기 조치, 산업구조 고도화 등 장기 조치 필요
2026년 02월 05일(목) 18:4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인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한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5일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귀국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이 한국산 자동차 등에 대한 관세를 다시 25%로 올릴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광주·전남 수출 산업의 선제 대응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자동차·부품, 석유화학·철강 등의 비중이 높은 지역 산업 구조상 미국발 관세 재인상 시 감당하기 힘든 수준의 경제적 충격이 우려되고 있다.

광주경영자총협회(광주경총)는 5일 보도자료를 통해 “미국 관세가 15%에서 25%로 재인상되면 자동차·부품과 일부 제약·정밀화학 기업이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산 수입품의 관세를 15%에서 25%로 재인상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관보 게재를 준비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한국산 자동차·목재·의약품 등 품목별 관세와 기타 모든 상호관세를 한미 무역 합의 이전 수준인 25%로 다시 올리겠다”고 밝힌 상태다.

2024년 미국의 한국산 재화 수입 규모는 1316억 달러로, 지역 주력 산업인 자동차·부품과 화학·의약품이 상당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게 광주경총의 설명이다.

광주는 수출 구조상 완성차·부품 등 운송장비 의존도가 높으며, 광주경총은 추가 관세가 붙게 되면 기아 오토랜드 광주와 1·2차 협력사는 현지 판매가 조정 또는 마진 축소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단가 인하 요구와 물량 조정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미 타이어·가전 일부 품목은 수출 둔화 흐름을 보이고 있으며, 미국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일수록 투자 보류와 고용 조정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전남 역시 석유화학·철강·조선이 주력 산업인 데다 자동차·운송장비 수출도 빠르게 늘고 있어 대미 관세가 다시 오르면 부담이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여수·광양의 기초 화학 산업은 직접 관세 대상이 아니지만 미국과 세계 제조업 둔화 시 화학·철강 수요 위축과 단가 하락으로 간접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전남의 제약·바이오·정밀화학 기업 가운데 미국 수출 비중이 높은 업체는 바이어가 유럽연합(EU)이나 미국 내 생산으로 대체할 유인이 커질 수 있어 매출 감소와 함께 연구개발(R&D)·설비투자 여력 축소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 같은 관세 위험은 완성차 실적을 거쳐 지역 협력사 등 부품 업계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증권가는 관세율이 25%로 재인상된다면 현대차·기아의 경우 올해에만 5조~10조원 수준의 추가 영업손실을 볼 것으로 관측했다. 이는 부품 단가 압박과 협력사 수익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도 대응에 나서고 있다.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최근 미국을 방문해 관세 인상 보류를 요청했고 조현 외교부 장관도 미국에 철회 또는 유예를 설득 중이지만 아직까진 별다른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양진석 광주경총 회장은 “미국 비중이 높은 자동차·부품·제약·정밀화학 기업을 선별해 긴급 운전자금, 수출 보험, 환변동보험 지원 등 단기 조치가 필요하다”며 “장기적으로 광주는 전기차·자율주행, 전남은 이차전지·첨단소재·정밀화학 중심으로 산업 구조를 고도화해 관세가 붙어도 쉽게 대체하기 어려운 ‘고부가 공급자’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해나 기자 khn@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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