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화자 시선으로 바라본 개인의 서사
오성인 시인 청소년 시집 ‘어른이 되는 것은 무섭다’ 펴내
2026년 02월 04일(수) 16:30
오성인 시인
광주에서 태어나 벌표, 순천, 정읍, 인천, 의정부, 창원에서 살다가 초등학교 3학년 때 다시 광주로 돌아왔다. 현재는 나주에서 산다.

오성인 시인의 ‘거주 이력’이다. 그에 따르면 잦은 이사와 작별 때문에 내성적이다. 낯가림이 많은데다 말수가 적어 한때는 오해를 사기도 했다.

오 시인은 그동안 광주 오월의 상흔을 모티브로 작품 활동을 해왔다. 80년 오월의 세대도 아닌 그가 광주를 모티브로 창작활동을 펼쳐온 것은 저간의 사연이 있다.

80년 당시 그의 아버지는 1군단 본부대 수송부에서 운전병으로 복무중이었다. 아버지는 후일 부대원들이 만든 충정봉이 군용트럭에 실려 광주에 내려와 있던 공수부대에 지급됐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오 시인은 언젠가 시를 쓴다는 것은 “아버지의 시간이되 동시에 저의 이야기이기”라고 했다. 그에게 광주는 ‘극심한 사회 모순과 비극의 역사’를 거론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통과의례 그 자체였다.

최근 오 시인은 청소년의 시선으로 작품을 쓴 ‘어른이 되는 것은 무섭다’(쉬는 시간)를 펴냈다.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그동안 5·18의 아픔과 상흔에 무게 중심을 뒀던 데서 한발 비켜나, 조금씩 성장해가는 개인의 서사를 청소년 화자의 시선으로 바라본다. 다시 말해 청소년의 모습을 다정하게 바라보며, 특유의 나지막한 목소리로 청소년들을 향해 말을 건넨다.

“(전략)// 집에서 학교로 학교에서 학원으로/ 매일 정해진 루트를 돌면서 우리는// 왜 일정한 모양과 크기와/ 색깔을 강요받을까// 학원으로 향하는 차 안에서// 알록달록한 꿈들이 풍선껌처럼/ 부풀었다가 터지고 있다”

위 시 ‘풍선껌’은 학교 하고 이후의 풍경을 그린 작품이다. “들뜬 마음으로 부풀어 금방이라도 하늘로 날아오를 것 같았는데” 기다리는 것은 학원으로 향하는 길이다. 한참 꿈을 꾸고 자유로워야 하는데 같은 모양과 크기를 강요받는 학생들의 심상을 표현했다. “풍선껌처럼 부풀었다가 터지”는 10대들의 현실은 기실 오늘의 기성세대가 만든 ‘과중한 짐’이다.

헌편 오 시인은 “고통을 넘어 진정한 이해로 나아가기 위해서 앞으로도 겪어 내야만 하는 무수한 담장들, 그 기록들이 쌓이고 쌓여 시가 되리라는 것을 나는 안다”며 “과거가 현재를 돕고 죽은 자가 산자를 구해 낸 것처럼 위태로워질 때마다 나를 이끌고 살게 했던 인연들의 숨결이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지난 2013년 ‘시인수첩’ 신인상을 수상하며 창작활동을 시작한 오 시인은 시집 ‘푸른 눈의 목격자’, ‘이 차는 어디로 갑니까’ 등을 펴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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