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곁의 민속 음악 더 가까이 즐긴다
국립남도국악원, 올 주요사업 발표
농요·상여소리 등 토속문화 재조명
어린이 국악극·창극 등 새롭게 제작
국악 전공자 위한 ‘대학국악제’ 첫 선
2026년 02월 03일(화) 19:20
국립남도국악원 국악연주단의 지난해 ‘국악의 향연’ 공연 모습. <국립남도국악원 제공>
명다리걸기, 농요, 길쌈소리, 상여소리, 씻김굿….

우리 곁에는 예로부터 전해내려 오는 토속민요가 자리했다. 인간의 생로병사와 결부돼 불리며 기쁨과 슬픔을 나누는 매개체였다. 또한 일상을 견디게 하는 힘이자 공동체를 묶는 노래이기도 했다.

국립남도국악원(원장 박정경·국악원)은 3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주요 사업 계획을 발표하며 “올해는 시대의 변화 속에서 사라져 가는 토속민요를 발굴하고 기록해 전승하는 데 힘을 쏟고자 한다”고 했다.

국립남도국악원이 지난해 트리니다드토바고에서 선보인 ‘수교 40주년 기념’ 공연 모습. <국립남도국악원 제공>
먼저 국악원의 상징과도 같은 토요상설공연 ‘국악이 좋다’가 3월부터 매주 토요일 오후 3시 진악당 무대에 오른다. 국악연주단과 외부 공모를 통해 선발된 12개 팀이 참여해 총 34회 공연으로 관객을 만난다.

올해 상설공연은 주제공연과 명인·명창전, 지역 우수단체 초청 및 신진예술가 무대에 더해, 그간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토속문화에 초점을 맞춘다.

5월 16일에는 ‘농요’를 주제로 한 상설공연이 펼쳐진다. 진도 남도들노래와 경남 고성농요, 황해도 향두게놀이를 지역별 농요를 비교해 볼 수 있는 자리다.

6월 13일에는 ‘상여소리’ 공연이 이어진다. 진도만가와 고양 상여소리, 경북 점촌상여소리를 통해 지역에 따라 닮고 다른 상여소리의 모습과 실제 상여 문화의 차이를 함께 보여줄 예정이다.

6월 4일부터 6일까지 열리는 ‘굿음악축제’ 역시 사라져 가는 토속음악에 시선을 둔다. 2010년 시작해 매년 이어져 온 이 축제는 그동안 진도를 비롯한 여러 지역과 해외의 무속음악을 무대에 올리며 굿의 스펙트럼을 확장해 왔다.

올해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전승이 끊기거나 기억 속에만 남은 희귀한 굿을 복원해 공연으로 선보인다. 소멸된 굿에 대한 자료 조사와 복원 과정, 그 의미를 공유하는 학술회의도 함께 마련된다.

박정경 국악원장은 “그동안 문화재로 지정된 전통문화 중심의 무대를 선보였다면, 이번 축제는 오랫동안 우리 곁에 있었지만 점차 사라지는 바람에 지역민의 기억 속에만 남은 토속음악을 발굴하고 보존하는 데 주력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진악당 내부 공사로 지난해 실험적으로 선보였던 ‘해설이 있는 풍류 음악회’는 관객들 호응에 힘입어 올해도 이어진다. 국악과 인문학을 접목한 렉처형 토크 콘서트로 민요와 굿, 전통춤, 국악기 등을 주제로 강연과 공연을 함께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공연은 오는 9월부터 격주 수요일, 총 4회.

창작 레퍼토리 확장도 눈길을 끈다. 국악원은 올해 어린이를 위한 국악극과 창극을 새롭게 제작해 선보인다. 다소 무겁게 인식돼 온 전통 소재를 보다 친근한 서사로 풀어내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한 점이 특징이다.

어린이 국악극 ‘무당호랑이, 쿵이의 대모험’은 백두산에 사는 무당호랑이가 진도로 내려와 흥과 소리를 배워가는 여정을 그린 작품으로 5월 어린이날 무대에 오른다. 이어 추석 시즌에는 진도 옛 오일장의 풍경과 기억을 에피소드 형식으로 풀어낸 창극 ‘최고의 장사꾼을 찾아라’가 관객과 만난다.

청년 예술인을 향한 지원도 새롭게 시작된다. 국악 실기 전공 대학생의 창작 역량을 발굴하는 ‘대학 국악제’가 6월께 첫선을 보인다. 기존 ‘대학생 연합 세미나’와 연계해 이론·실기 전공자 간 교류와 협업을 촉진하자는 취지다. 올해는 호남권과 영남권 대학 국악학과 학생들이 참여해 창의성과 도전 정신을 담은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연구·기록 사업 역시 지속된다. 국악원은 2025년부터 진도 예인과 민속학자를 대상으로 구술채록 총서를 발간해 왔다. 올해는 진도 민속예술 발굴과 연구에 평생을 바친 김정호 전 진도문화원장을 대상으로 구술채록을 진행한다. 지역의 문화·예술적 가치를 기록으로 남겨 후속 연구의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의도다.

박 국악원장은 “2026년에는 말의 기운처럼 힘차게 도약하는 한 해를 만들고자 한다”며 “전통예술 활성화는 물론 국악원이 지역과 국민을 잇는 열린 문화 거점으로 자리매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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