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린 광주 가전, ‘OEM 탈피’로 활로 찾는다
광주 가전기업 10곳 중 7곳 “ODM·OBM 전환 의지”
대유위니아 사태 이후 고부가 구조 전환 필요성 커져
개별 기업 역량 한계…판로·자금·기술 인력 지원 시급
2026년 01월 27일(화) 18:59
광주지역 주력 산업인 가전산업이 기존 OEM(위탁 생산)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ODM(제조 중심 기업이 제품 설계·개발까지 확대하는 생산 방식)·OBM(자체 브랜드 기반 제품 기획·유통을 수행하는 사업 모델) 전환을 통해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대유위니아 사태 이후 생산과 고용 불안이 현실화하면서 지역 가전기업 다수가 고부가가치 구조 전환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27일 광주지역인적자원개발위원회(광주인자위)가 광주 지역 가전기업 134개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광주지역 가전산업 ODM·OBM 전환 여건 및 정책 연계 방안 도출을 위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 기업의 72.4%가 사업 전환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을 보였다. ‘계획은 없으나 추진 의사는 있다’는 응답이 34.3%로 가장 많았고, ‘사업 전환 진행 중’(16.4%), ‘계획 마련 중’(15.7%), ‘사업 전환 완료’(6.0%) 순으로 나타났다.

조사는 OEM 중심의 생산 구조와 특정 대기업 의존도가 높은 광주 가전산업이 외부 환경 변화에 취약하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2023년 대유위니아 사태 이후 생산 물량 조정과 고용 불안이 이어진 데다 관세 부담 등 대내외 위험이 겹치며 산업 구조 전환의 필요성이 더 부각됐다는 분석이다.

사업 전환 방식으로는 기존 사업 기반을 유지하면서 관련 분야를 확장하는 ‘단계적 전환’이 주를 이뤘다. ‘기존 비중 유지 및 관련된 새로운 분야 추가’가 53.0%로 가장 높았고, ‘기존 비중 유지 및 무관한 새로운 분야 추가’(9.7%), ‘기존 비중 축소 및 관련 분야 추가’(9.0%) 등이 뒤를 이었다.

기업들의 사업 전환 의지는 뚜렷하지만 전환 과정에서의 현실적 부담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이 꼽은 가장 큰 애로 요인은 ‘신규 판로 개척의 어려움’(33.6%)이었으며 ‘자금 조달 곤란’(28.4%), ‘신규 업종에 대한 전문기술 및 정보 부족’(18.7%), ‘인력 확보 곤란’(6.7%) 등이 뒤따랐다.

광주인자위는 이같은 결과를 지역 가전산업 기업들이 ODM·OBM 전환 의지를 가지고 있지만 개별 기업의 역량만으로 시장과 자금, 기술 인력이라는 벽을 넘기에 한계가 있다고 풀이했다.

광주인자위는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ODM·OBM 전환 중심 기업 지원과 고용 지원, 고용 환경 개선을 연계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 봤다. 기존 OEM 구조에 머무를 경우 외부 충격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만큼 고부가가치 중심의 산업 구조 전환이 광주 가전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좌우할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후형 광주인자위 사무처장은 “ODM·OBM 전환에 대한 수요가 나타난 것은 지역 가전산업이 고부가가치 중심으로 경쟁력을 높여갈 가능성을 보여준 결과”라며 “앞으로 기업 지원과 장려금, 고용 환경 개선 등 일자리 지원사업을 연계해 기업들의 사업 전환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하고 판로 개척과 홍보 등 실질적인 정책 지원을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김해나 기자 khn@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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