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전환기 주도할 실사구시형 리더 뽑아야
지난 선거 광주 투표율 전국 최하위 불명예
일당 독점에 ‘무투표 당선’ 기형적 결과도
풀뿌리 민주주의 외치면서 의원·공약도 몰라
공천 시스템 개혁 유권자 선택권 넓혀야
자질·비전 꼼꼼히 따지는 ‘현미경 검증’
중앙정치 대리전 아닌 유능한 지역일꾼 선출
일당 독점에 ‘무투표 당선’ 기형적 결과도
풀뿌리 민주주의 외치면서 의원·공약도 몰라
공천 시스템 개혁 유권자 선택권 넓혀야
자질·비전 꼼꼼히 따지는 ‘현미경 검증’
중앙정치 대리전 아닌 유능한 지역일꾼 선출
![]() 지난 2022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 모습. <광주일보 자료사진> |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5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6월 3일 치러지는 이번 선거는 12·3 불법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한국 민주주의가 나아가야 할 길을 묻는 첫 전국 단위 선거다.
역사적으로 광주와 전남은 국가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시대정신을 선도하며 대한민국 정치의 ‘나침반’ 역할을 했다.
올해 지방선거는 이러한 호남 정치가 단순히 민주화의 성지에 머무를 것인지, 아니면 급변하는 산업 대전환기를 주도할 유능한 리더를 배출해 대한민국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선진 정치 1번지’로 도약할 것인지를 가르는 중대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선거를 150여 일 앞둔 지역 정가의 분위기는 엄중하다. 12·3 사태로 인한 ‘내란 세력 심판’과 ‘정권 교체 교두보 마련’이라는 거대 담론이 여전히 유효하지만, 지역민들 사이에서는 이번 선거야말로 광주·전남의 미래 100년을 책임질 ‘진짜 일꾼’을 뽑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이는 호남이 민주당의 든든한 기반이라는 점을 넘어, 이제는 그 토양 위에서 가장 우수한 인재를 길러내고 선택해 대한민국의 표준을 제시해야 한다는 ‘호남 역할론’으로 이어지고 있다.
호남 정치가 대한민국 정치의 올바른 나침반 역할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보여줄 선택의 기준이 과거와는 확연히 달라야 한다는 것이다.
올해 광주시와 전남도는 심각한 지역 소멸 위기 속에서도 산업 지형을 송두리째 바꿀 대전환의 기로에 서 있다.
광주·전남의 변곡점에서 치러지는 지방선거는 단순한 ‘정치꾼’이 아닌 미래 첨단 산업을 깊이 이해하고 강력하게 추진할 인재를 필요로 한다.
광주시는 국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기반으로 한 ‘AI 대표도시’ 안착과 미래 모빌리티 산업 육성에 사활을 걸고 있다. 특히 최근 글로벌 반도체 설계 자산 기업인 ‘Arm(암)’과 협력해 추진 중인 ‘Arm 스쿨’ 등 AI 반도체 인재 양성 프로젝트는 광주의 미래를 책임질 핵심 사업이다.
이는 단순한 하드웨어 구축을 넘어, 수도권으로 유출되는 청년들을 붙잡을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고 관련 유니콘 기업을 유치하는 복합적인 과제다.
전남도 역시 상황은 긴박하다. 글로벌 에너지 대전환 흐름 속에 전남은 해상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 대규모 단지 조성의 최적지로 꼽힌다. 여기에 ‘인공 태양’으로 불리는 초전도 핵융합 연구 시설 유치와 분산 에너지 특구 지정 등은 전남의 산업 지도를 농수산업 중심에서 첨단 에너지 산업으로 재편할 절체절명의 기회다.
하지만 이러한 장밋빛 미래를 그리기엔 호남 정치가 마주한 현실적인 지표들이 뼈아프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발간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율 분석’에 따르면,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서 광주시 투표율은 37.9%로 전국 17개 시도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이는 전국 평균 50.9%에 한참 못 미치는 수치이자, 역대 광주 선거 사상 최저치였다.
저조한 투표율의 배경에는 ‘어차피 당선은 민주당’이라는 체념과 뿌리 깊은 정치적 무력감이 자리하고 있다.
경쟁이 사라진 선거는 유권자를 투표장에서 멀어지게 만들고, 이는 다시 정치적 기득권을 강화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실제로 지난 지방선거에서 광주시의회 지역구 의원 20명 중 과반인 11명, 전남도의회 지역구 의원 55명 중 26명이 민주당 단독 후보로 출마해 투표 없이 당선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선거가 12·3 내란 사태에 대한 심판론으로만 흐를 경우, 지방자치의 본령인 ‘생활 정치’와 ‘미래 의제’가 실종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지병근 조선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내란 청산이라는 중앙 이슈가 블랙홀처럼 모든 지역 현안을 빨아들여서는 안 된다”며 “지방선거가 중앙 정치의 대리전으로 전락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민에게 돌아간다”고 지적했다.
지 교수는 이어 “결국 민주당은 텃밭이라는 안일함에서 벗어나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공식을 스스로 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권리당원 중심의 폐쇄적인 경선 구조를 개혁하고, 시민 배심원제 도입이나 일반 국민 참여 경선 확대 등을 통해 민심이 반영된 후보, 본선 경쟁력보다 더 뛰어난 ‘자질 경쟁력’을 갖춘 후보를 내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최영태 전남대 명예교수는 “광주·전남에서 민주당이 사실상 모든 의석을 싹쓸이하는 결과가 또다시 재현될 가능성을 높다”고 점쳤다.
그는 “광역단체장 선거 정도를 제외하면 기초단체장이나 지방의원 선거는 시민 선택권이 사실상 배제된 채 공천 결과를 추인하는 요식행위로 전락했다”고 꼬집었다.
지역 내 경쟁 상대로서 국민의힘의 존재감이 미미하고, 조국혁신당이나 진보당 등 군소 정당들 역시 판을 흔들만한 파괴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현실도 유권자들의 선택지를 좁히는 요인으로 지목된다는 것이다.
야당의 역할도 중요하다. 국민의힘은 호남 포기 전략이 아닌, 지역 발전을 위한 진정성 있는 정책과 인물로 승부해야 하며, 조국혁신당과 진보당 등 야권 군소 정당들 역시 거대 야당인 민주당의 대안 세력으로서 수권 능력을 증명해야 한다.
건전한 경쟁 구도가 형성되지 않으면 유권자들에게 실질적인 선택권이 주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공은 정치권과 유권자 모두에게 넘겨졌다. 지역 정가에서는 이번 선거가 철저한 ‘인물론’의 장이 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광주·전남 대변혁을 앞둔 시점에서, AI와 에너지 등 미래 먹거리를 확실히 챙길 수 있는 ‘실용주의 리더십’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유권자들의 눈높이도 달라져야 한다. 단순히 정당의 색깔을 보고 투표하는 ‘묻지마 투표’ 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
후보자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 식견을 갖췄는지, 지역 소멸 위기를 타개할 구체적인 해법을 가지고 있는지를 현미경처럼 검증하는 ‘깐깐한 유권자’가 되어야 한다. 시민들이 깨어 있어 정책을 묻고 자질을 따질 때, 정당들도 어쩔 수 없이 최고의 인재를 내세우게 된다.
다가오는 6월 3일, 광주와 전남 시도민의 손에 쥐어질 투표용지의 무게는 그 어느 때보다 무겁다. 과거의 관성에 머물러 특정 정당에 맹목적인 표를 던질 것인가, 아니면 혁신적인 선택을 통해 우리 지역의 미래를 이끌 유능한 일꾼을 발굴할 것인가.
호남 정치가 대한민국 정치의 나침반으로서, 위기 때마다 올바른 방향을 가리켰던 그 저력을 다시 한번 발휘해야 할 때다. 이번 선거가 대한민국 정치를 선진화시키는 출발점이자, 광주·전남이 미래 산업의 수도로 우뚝 서는 계기가 되기를 시도민은 간절히 바라고 있다.
/도선인 기자 sunin@kwangju.co.kr
오는 6월 3일 치러지는 이번 선거는 12·3 불법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한국 민주주의가 나아가야 할 길을 묻는 첫 전국 단위 선거다.
역사적으로 광주와 전남은 국가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시대정신을 선도하며 대한민국 정치의 ‘나침반’ 역할을 했다.
선거를 150여 일 앞둔 지역 정가의 분위기는 엄중하다. 12·3 사태로 인한 ‘내란 세력 심판’과 ‘정권 교체 교두보 마련’이라는 거대 담론이 여전히 유효하지만, 지역민들 사이에서는 이번 선거야말로 광주·전남의 미래 100년을 책임질 ‘진짜 일꾼’을 뽑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호남 정치가 대한민국 정치의 올바른 나침반 역할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보여줄 선택의 기준이 과거와는 확연히 달라야 한다는 것이다.
올해 광주시와 전남도는 심각한 지역 소멸 위기 속에서도 산업 지형을 송두리째 바꿀 대전환의 기로에 서 있다.
광주·전남의 변곡점에서 치러지는 지방선거는 단순한 ‘정치꾼’이 아닌 미래 첨단 산업을 깊이 이해하고 강력하게 추진할 인재를 필요로 한다.
광주시는 국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기반으로 한 ‘AI 대표도시’ 안착과 미래 모빌리티 산업 육성에 사활을 걸고 있다. 특히 최근 글로벌 반도체 설계 자산 기업인 ‘Arm(암)’과 협력해 추진 중인 ‘Arm 스쿨’ 등 AI 반도체 인재 양성 프로젝트는 광주의 미래를 책임질 핵심 사업이다.
이는 단순한 하드웨어 구축을 넘어, 수도권으로 유출되는 청년들을 붙잡을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고 관련 유니콘 기업을 유치하는 복합적인 과제다.
전남도 역시 상황은 긴박하다. 글로벌 에너지 대전환 흐름 속에 전남은 해상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 대규모 단지 조성의 최적지로 꼽힌다. 여기에 ‘인공 태양’으로 불리는 초전도 핵융합 연구 시설 유치와 분산 에너지 특구 지정 등은 전남의 산업 지도를 농수산업 중심에서 첨단 에너지 산업으로 재편할 절체절명의 기회다.
하지만 이러한 장밋빛 미래를 그리기엔 호남 정치가 마주한 현실적인 지표들이 뼈아프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발간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율 분석’에 따르면,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서 광주시 투표율은 37.9%로 전국 17개 시도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이는 전국 평균 50.9%에 한참 못 미치는 수치이자, 역대 광주 선거 사상 최저치였다.
저조한 투표율의 배경에는 ‘어차피 당선은 민주당’이라는 체념과 뿌리 깊은 정치적 무력감이 자리하고 있다.
경쟁이 사라진 선거는 유권자를 투표장에서 멀어지게 만들고, 이는 다시 정치적 기득권을 강화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실제로 지난 지방선거에서 광주시의회 지역구 의원 20명 중 과반인 11명, 전남도의회 지역구 의원 55명 중 26명이 민주당 단독 후보로 출마해 투표 없이 당선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선거가 12·3 내란 사태에 대한 심판론으로만 흐를 경우, 지방자치의 본령인 ‘생활 정치’와 ‘미래 의제’가 실종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지병근 조선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내란 청산이라는 중앙 이슈가 블랙홀처럼 모든 지역 현안을 빨아들여서는 안 된다”며 “지방선거가 중앙 정치의 대리전으로 전락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민에게 돌아간다”고 지적했다.
지 교수는 이어 “결국 민주당은 텃밭이라는 안일함에서 벗어나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공식을 스스로 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권리당원 중심의 폐쇄적인 경선 구조를 개혁하고, 시민 배심원제 도입이나 일반 국민 참여 경선 확대 등을 통해 민심이 반영된 후보, 본선 경쟁력보다 더 뛰어난 ‘자질 경쟁력’을 갖춘 후보를 내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최영태 전남대 명예교수는 “광주·전남에서 민주당이 사실상 모든 의석을 싹쓸이하는 결과가 또다시 재현될 가능성을 높다”고 점쳤다.
그는 “광역단체장 선거 정도를 제외하면 기초단체장이나 지방의원 선거는 시민 선택권이 사실상 배제된 채 공천 결과를 추인하는 요식행위로 전락했다”고 꼬집었다.
지역 내 경쟁 상대로서 국민의힘의 존재감이 미미하고, 조국혁신당이나 진보당 등 군소 정당들 역시 판을 흔들만한 파괴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현실도 유권자들의 선택지를 좁히는 요인으로 지목된다는 것이다.
야당의 역할도 중요하다. 국민의힘은 호남 포기 전략이 아닌, 지역 발전을 위한 진정성 있는 정책과 인물로 승부해야 하며, 조국혁신당과 진보당 등 야권 군소 정당들 역시 거대 야당인 민주당의 대안 세력으로서 수권 능력을 증명해야 한다.
건전한 경쟁 구도가 형성되지 않으면 유권자들에게 실질적인 선택권이 주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공은 정치권과 유권자 모두에게 넘겨졌다. 지역 정가에서는 이번 선거가 철저한 ‘인물론’의 장이 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광주·전남 대변혁을 앞둔 시점에서, AI와 에너지 등 미래 먹거리를 확실히 챙길 수 있는 ‘실용주의 리더십’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유권자들의 눈높이도 달라져야 한다. 단순히 정당의 색깔을 보고 투표하는 ‘묻지마 투표’ 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
후보자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 식견을 갖췄는지, 지역 소멸 위기를 타개할 구체적인 해법을 가지고 있는지를 현미경처럼 검증하는 ‘깐깐한 유권자’가 되어야 한다. 시민들이 깨어 있어 정책을 묻고 자질을 따질 때, 정당들도 어쩔 수 없이 최고의 인재를 내세우게 된다.
다가오는 6월 3일, 광주와 전남 시도민의 손에 쥐어질 투표용지의 무게는 그 어느 때보다 무겁다. 과거의 관성에 머물러 특정 정당에 맹목적인 표를 던질 것인가, 아니면 혁신적인 선택을 통해 우리 지역의 미래를 이끌 유능한 일꾼을 발굴할 것인가.
호남 정치가 대한민국 정치의 나침반으로서, 위기 때마다 올바른 방향을 가리켰던 그 저력을 다시 한번 발휘해야 할 때다. 이번 선거가 대한민국 정치를 선진화시키는 출발점이자, 광주·전남이 미래 산업의 수도로 우뚝 서는 계기가 되기를 시도민은 간절히 바라고 있다.
/도선인 기자 sunin@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