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공동체 넘어 행정통합…광주·전남 메가시티 성공할까
정부 특별광역연합 설립 최종 승인
지난달 4자 실무회의 동등 연합 합의
시도 공동 선언 강력 드라이브 의지
시도의회 동의·시도민 설득 과제
2026년 01월 01일(목) 19:05
2026년 새해, 광주시와 전남도가 던진 화두는 명확하다.

각생에서 벗어난 상생이다. 정부가 지난 12월 31일 ‘광주·전남 특별광역연합’ 설립을 최종 승인했고, 강기정 시장과 김영록 지사는 1월 2일 5·18 민주묘지에서 ‘행정통합 추진’을 공동 선언한다.

이러한 움직임의 중심에는 이재명 정부의 핵심 국가균형성장 모델인 ‘5극 3특’ 전략이 자리하고 있다.

‘5극 3특’이란 수도권 일극 체제의 비대화를 막기 위해 전국을 5개의 초광역 메가시티(5극)와 3개의 특별자치도(3특)로 재편해 다극 체제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광주와 전남이 새해 벽두부터 행정통합과 특별광역연합이라는 ‘투트랙 전략’을 동시에 띄운 것은, 정부의 기조에 발맞춰 호남권을 대한민국 성장의 핵심 축(Pole)으로 확실히 각인시키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단순한 행정 구역의 결합을 넘어, 수도권 블랙홀에 맞서 지역 소멸을 막아낼 ‘호남권 메가시티’의 실체적 진전을 의미한다. 하지만 과거 숱한 통합 논의가 용두사미로 끝났던 전례를 비추어볼 때, 이번 시도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높다.

◇‘특별광역연합’ 승인의 의미…실리(實利) 챙긴 협의=이번에 행정안전부 승인을 받은 ‘특별광역연합’은 행정통합으로 가는 징검다리이자, 실질적인 경제 공동체다.

양측은 연합의 사무소를 ‘전남도’에 두는 대신, 의결 기관인 연합의회 의원 정수는 시·도 각 6명씩 ‘동수’로 구성하기로 확정했다.

이는 인구 규모나 재정 자립도 등의 우위를 따지지 않고, 대등한 입장에서 협력하겠다는 상호 존중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재정 분담 역시 현실적인 타협점을 찾았다. 연간 30억원 규모의 운영 예산 중 광주시가 10억원을 선제적으로 확보했고, 전남도 역시 내년 추경을 통해 분담금을 매칭하기로 했다.

이는 특별광역연합이 단순한 서류상의 기구가 아니라, 예산과 인력(파견 공무원)이 수반되는 실체적 행정 기구임을 증명한다.

앞으로 이 기구는 교통, 관광, 에너지 등 시·도민의 삶과 직결된 초광역 사무를 처리하며 ‘행정 통합’의 예행연습을 수행하게 된다.

◇‘속도전’ 주문 속 ‘신중론’ 여전= 2일 예정된 시·도지사의 공동 선언은 ‘행정통합’을 향한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양 단체장이 국립 5·18 민주묘지라는 상징적인 장소에서 손을 잡는 것은 통합의 정신적 뿌리를 공유하겠다는 선언적 메시지다.

화려한 선언 뒤에는 ‘디테일의 부재’라는 현실적인 고민이 숨어 있다. 이번 선언문에는 통합의 당위성과 추진 의사만 담길 뿐, 구체적인 통합 시기나 방식(흡수 통합, 1대1 통합 등), 특례 부여 등의 핵심 쟁점은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시 관계자는 “양측 집행부의 의지만으로 세부 절차를 확정할 수 없으며, 구체적인 내용은 향후 구성될 협의체에서 다뤄질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는 과거 통합 논의가 섣불리 구체적인 안을 내놓았다가 지역 간 유불리 따지기에 매몰돼 좌초됐던 학습 효과 때문으로 보인다. 일단 ‘배’를 띄우는 데 집중하고, ‘항로’는 항해하면서 결정하겠다는 전략이다.

◇‘통합추진협의체’ 출범…시도민 설득 관건=결국 공은 새롭게 구성될 ‘(가칭)시·도 통합추진협의체’로 넘어갔다. 협의체는 선언적 합의를 실행 가능한 로드맵으로 변환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안게 됐다.

당장 해결해야 할 과제는 적지 않다. 특별광역연합은 ‘기능적 결합’이기에 갈등 요소가 적었지만, 행정통합은 ‘화학적 결합’이기에 이해관계가 첨예하다. 통합 청사의 위치, 공무원 조직 개편, 교육청 통합 문제 등은 언제든 뇌관이 될 수 있다.

가장 큰 변수는 시·도민과 지방의회다. 특별광역연합 규약 승인 과정에서도 의회 의결이 필수적이었듯, 행정통합은 주민 투표나 의회 동의 등 더 까다로운 민주적 절차를 거쳐야 한다.

광주시와 전남도가 각각 운영 중인 행정통합추진단이 얼마나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고 주민 공감대를 형성하느냐에 따라 통합의 성패가 갈릴 것이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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