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이 돌아온다…신안군, 기회의 땅으로 뜬다
새해 희망가 - ‘햇빛’ 나고 ‘바람’ 부는 신안 주민들 만나보니
맞춤형 정책에 청년 자립농 정착
햇빛연금·농어촌기본소득 효과
1년 여만에 인구 3372명 늘어
유입 청년들 지역 전도사로 나서
선순환 구조에 신중년층도 관심
기존 주민들 “마을에 활기” 반색
2026년 01월 01일(목) 18:30
지난달 31일 신안군 압해읍 분매리의 한 스마트팜 농장에서 이지훈(30)씨가 환한 미소를 지어보이고 있다.
“고향을 떠났던 친구들 가운데서도 귀농·귀어를 하겠다며 신안으로 돌아오는 이들이 많습니다. 타 지역에서 신안을 찾아오겠다는 이들도 상당수예요.”

지난달 31일 신안군 압해읍 분매리의 한 스마트팜 농장에서 만난 이지훈(30)씨는 “타지에서 사회생활을 하다, 미래를 꾸려가기에 여건이 녹록지 않아 고향인 신안으로 돌아왔다”며 “스마트팜을 새로 지으면서 비용 부담이 컸지만, 군에서 긴밀하게 지원해 준 덕분에 농사를 시작할 수 있었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씨는 고등학교 졸업 후 고향을 떠나 천안과 평택 등지에서 수산질병 관리, 경호·물류 업무 등에 종사하다 10여년 만에 신안으로 돌아오게 됐다.

올여름부터 본격적으로 스마트팜 농업에 뛰어들면서 초기 비용 부담이 컸지만, 전남도와 신안군의 청년 자립농 맞춤형 지원이 정착의 버팀목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고향 신안에 체계적인 농업 인프라를 구축해 청년들이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의 땅으로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최근 신안군에는 이씨와 비슷한 생각을 갖고 귀농·귀어하는 이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31일 신안군 압해읍 신용1리 마을회관에 주민들이 모여 엄지를 치켜들고 미소를 지어보이고 있다. /신안=윤준명 기자 yoon@
1일 신안군 등에 따르면 2024년 12월 3만8173명이었던 신안군 인구는 지난해 11월 기준 4만1545명으로 집계돼 1년여 만에 3372명(8.8%) 늘었다.

같은 기간 청년층(18~45세)은 7160명에서 8179명으로 14.2% 늘었으며, 이는 중장년층(46~64세)이 1만2858명에서 1만3876명으로 7.9%, 노년층(65세 이상)이 1만5292명에서 1만6081명으로 5.2% 늘어난 데 비해 가파른 상승폭이다.

읍·면 단위로 봤을 때 압해읍은 같은 기간 6028명에서 6869명으로 841명(12.2%), 자은면은 2267명에서 2678명으로 411명(15.3%) 늘었고, 안좌면은 355명(9.5%) 늘어난 3742명, 지도읍은 354명(7.7%) 늘어난 4985명으로 집계됐다. 증감폭이 가장 작았던 하의면까지 1611명에서 1665명으로 54명(3.2%) 늘면서 지난 1년간 군 내 14개 모든 읍·면의 인구가 증가세를 보였다.

신안군 인구는 지난 2020년 4만명 선이 무너진 뒤 내림세를 나타내다, 2023년부터 반등해 3년 연속 오름폭을 보이고 있다. 고령 인구 비중이 높아 자연 감소폭은 여전히 크지만, 전입 인구가 전출 인구를 훌쩍 웃돌며 순유입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정부와 지자체가 ‘햇빛 연금’과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대상지’ 등 각종 혜택을 내세워 청년들을 끌어모으다 보니 “와서 살기만 해도 이득”이라는 말이 공공연히 도는 상황이다. 더불어 새로 유입된 청년들이 ‘지역 전도사’로 나서는 등 선순환 구조도 만들어지는 모양새다.

신안군 안좌면 안두리의 스마트팜 농장에서 이민석(42)씨가 자신이 수확한 애플 망고를 들어보이고 있다. <이민석씨 제공>
안좌면 산두리에서 스마트팜을 운영하는 이민석(42)씨도 비슷한 사례다.

5년 전 고향 마을에 정착한 뒤 애플망고를 재배하고 있는 이씨는 “소멸 위기에 놓인 시골이었지만, 최근 들어 연고가 없는 청년들의 발길도 느는 등 섬 지역 특성상 다소 폐쇄적이던 문화가 개방되는 흐름을 느낀다”고 했다.

특히 이씨와 아내, 자녀 2명 등 네가족은 ‘햇빛연금’과 적금 혜택을 받으며 생활에 실질적인 도움도 받고 있다. 그는 “군에서 인구 소멸 대응 정책을 다양하게 추진하고 예산도 적극 투입하고 있다”며 “스마트팜 경쟁률도 높아졌고 청년뿐 아니라 은퇴한 신중년층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활짝 웃어보였다.

이씨는 훗날 어린 자녀들이 농장을 물려받아 이어갈 수 있을 만큼 기반을 다지고 싶다는 생각으로, 나아가 신안이 미래 세대가 살아가기 좋은 지역으로 성장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고 있다.

이씨는 “고향으로 돌아와 시작한 망고 사업은 우리 가족의 새로운 희망이다. 도시에 살 때보다 시간적 여유가 생긴 것도 장점”이라며 “내가 성공 사례로 남아야 지역에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지 않겠냐”고 웃었다.

기존 지역 주민들도 화색이다. 박영수(67) 신용1리 이장은 “햇빛연금을 비롯한 지원 정책들이 인구 감소 속도를 늦추는 역할을 해왔다”며 “양질의 일자리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지역 현실에서 기본소득이 인구 증가의 기폭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시 아기 울음소리가 들려오는 신안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홍균(69) 복룡4리 이장도 “최근 1년 사이 압해읍 인구만 900여명 늘었다. 기본소득 정책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며 “정책이 지속된다면 주민들의 경제적 안정과 인구 유입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주민들은 신안군에 새로 정착하는 이들이 많아진 배경으로 정부, 지자체가 인구 소멸 위기를 막겠다며 각종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점을 꼽았다.

태양광 발전 수익을 기반으로 한 햇빛연금은 주민들의 정착을 뒷받침하는 주축이다. 현재 군민의 49.1%에 해당하는 2만403명이 햇빛연금을 수령하고 있으며, 오는 2032년부터는 해상풍력 발전 수익을 주민과 공유하는 ‘바람연금’ 지급도 예정돼 있다.

최근에는 정부의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 사업 대상지로 선정되면서 이달부터 일정 기간 이상 전입 요건을 충족한 주민에게 지역사랑상품권 형태로 월 20만원이 지급된다. 생활비 부담을 덜고 지역 상권과의 상생을 도모하기 위한 취지다.

이와 함께 스마트팜을 비롯해 어선·어구 구입 및 임대 지원, 김 양식 사업 지원, 임대아파트 조성 등 생업과 주거 분야 정책 지원도 받을 수 있다. 전입 장려금과 결혼 축하금, 희망디딤돌 사업, 문화복지카드 등 생활 밀착형 지원책도 제공된다.

김준호 신안군 인구정책과장은 “정부의 관심과 지원, 전남도와 군 차원의 정책들이 맞물리면서 변화의 흐름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며 “현재 나타나는 변화는 지속 가능한 인구 유지를 위한 과정으로 주거·일자리·창업 등 정책을 꾸준히 병행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신안=윤준명 기자 yoon@kwangju.co.kr

/신안=서민경 기자 minky@kwangju.co.kr

/신안=이상선 기자 sslee@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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