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부결 목포대·순천대…차분하게 설득을
2025년 12월 26일(금) 00:20
통합 의과대 출범을 전제로 한 목포대와 순천대 통합이 순천대 학생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지난 23일 실시한 통합 찬반 투표에서 순천대 학생 60.7%가 반대해 일단 좌초 위기를 맞았다. 목포대와 순천대는 학생, 교원, 직원·조교 등 3개 직역을 대상으로 찬반 투표를 실시해 3개 직역 모두 찬성률이 50%를 넘을 경우 통합하기로 했는데 순천대 학생들의 벽을 넘지 못했다.

통합 무산에 대한 원인에 대해 여러가지 이야기가 나온다. 김영록 전남지사의 행정편의적 정책의 결과라는 진보당 전남도당의 지적도 일리가 있다. 전남도는 두 대학의 통합으로 출범하게 될 국립 전남의대 설립에만 집중한 나머지 대학 구성원과의 소통과 민주적 숙의 과정을 생략한 채 속도전을 벌인 것이 사실이다. 얼마 전에는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만나 2027년 국립 전남의대가 정원 100명 이상으로 출범한다고 발표했다가 과도한 언론 플레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통합 대학 교명에 순천대 학생들이 반감을 가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처음 거론된 ‘김대중대’는 물론 ‘전라국립대’와 ‘전남국립연합대’도 지역색이 너무 강하다며 반대하는 학생들이 많았다는 것이다.

어쨌든 통합 추진 과정에서 순천대가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느꼈는데도 추진 주체들이 이를 캐치하지 못해 자초한 결과라고 할 것이다.

통합이 암초에 부딪혔지만 마지막 기회는 살아있다. 두 대학의 통합을 심사하는 ‘국립대 통폐합심사위원회’의 결정 기한이 1월 13일인 만큼 기간 안에 재투표 등으로 불씨를 살려야 한다.

전남 국립의대 설립은 30년이 넘는 전남의 숙원사업이다. 지역의 의료 서비스 질 향상은 물론이거니와 두 대학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도 통합은 성사돼야 한다. 전남도와 두 대학 집행부 등 추진 주체들은 보다 세심하면서도 차분하게 학생들을 설득해 결과물은 내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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