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초 위기 국립의대 ‘1월 데드라인’ 속 순천대 선택 주목
통합 찬성 기준 미달로 재투표 변수…통폐합심사위 시한 임박
의대 정원 배정 공백 우려…전남 의대 공모 방식 전환 예측도
2025년 12월 25일(목) 20:40
순천대와 목포대의 통합에 제동이 걸린 가운데 순천대의 선택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당초 2027년 개교를 목표로 의대정원 배정과 두 대학 통합 절차가 동시 추진되고 있었는데, 순천대가 통합 찬성 기준을 달성하지 못하면서 좌초 위기를 맞았기 때문이다. 교육부가 설정한 두 대학의 통합 결정 시기는 1월까지로, 순천대가 기간 내에 통합의 단추를 꿸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25일 전남도 등에 따르면 두 대학 통합 공동추진위원회(이하 통추위)는 조만간 회의를 열고 남은 통합 절차를 논의할 계획이다. 당초 통추위는 24일로 예정됐었지만, 순천대가 통합 찬성 기준을 달성하지 못하면서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순천대는 통추위에 앞서 내부 의견 수렴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목포대가 구성원 동의 기준을 충족한 것과 달리 순천대는 기준을 맞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찬성 동의를 위해서는 결국 재투표가 필요한데, 학생 찬성률이 38.32%로 50%에 미치지 못했다는 점에서 재투표를 추진하기 위한 학교 차원의 명분 마련과 학생 설득이 필요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순천대는 투표 결과와 무관하게 오는 1월 6일 개최 예정인 교육부의 ‘국립대 통폐합심사위원회’(이하 심사위) 10차 회의에 참석할 계획이다. 심사위 회의는 11차까지 예정됐는데, 남은 회의에 참석해 교육부와 통합과 관련해 긴밀히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순천대 내부 정리까지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다. 심사위는 다음 달 중순경까지 교육부에 두 대학의 통합 여부를 결정해 제출할 방침인데, 타 대학 통합 사례에 비춰보면 이 기간을 넘어서게 되면 두 대학 통합이 무기한 연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두 대학의 통합은 전남 국립의대 개교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추계위가 2027년도 의대정원 발표를 내년 초로 미룬 가운데 만약 전남 몫의 의대 정원이 배정될 경우, 배정받을 학교가 없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이재명 정부는 ‘의대 없는 지역의 의대 신설’이라는 국정 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만약 두 대학이 통합에 실패할 경우, 전남 국립의대는 과거에 추진됐던 공모 방식으로 전환될 여지도 있다. 공모에 참여할 대학은 사실상 목포대와 순천대 두 곳이 유력하지만, 일각에서는 두 대학 통합 실패 사례가 순천대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아울러 두 대학은 전남도 내 최대 규모이자 ‘글로컬 대학’에 선정된 곳으로, 통합을 통해 정부가 추진하기로 한 ‘서울대 10개 만들기’ 프로젝트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순천대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의견을 수렴하고 있으며, 심사위와 추계위 일정 등을 파악한 뒤 대학이 어떻게 할지 구체적인 계획이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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