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 한빛원전 1호기 40년 만에 멈춰섰다
설계수명 만료 운영 중단…수명 연장 신청에 재가동 가능성도
2025년 12월 22일(월) 19:35
한빛원전 1호기(왼쪽)와 2호기. <광주일보 자료사진>
영광군 홍로읍의 한빛원전1호기(가압경수로형, 950MW급)가 설계수명 만료로 운영을 중단했다.

22일 한국수력원자력 한빛원자력본부에 따르면 한빛 1호기는 이날을 끝으로 운영기간이 만료됐다. 지난 1985년 12월 23일 운영 허가를 받은 이후 40년만이다.

현재까지 한빛1호기가 생산한 누적 발전량은 27만6897GWh(기가와트시)다. 한빛본부 전체 발전량인 132만 3693GWh의 20.9%를 차지하는 양이다.

한빛 1호기의 연간 지역 재정 기여 규모는 지난해 기준 74억여원으로 추정된다.

노후 원전인 만큼 위험성 문제도 꾸준히 제기됐다. 한빛 1호기에서는 40년 동안 45건의 고장과 사고가 반복됐고, 지난 2019년에는 제어봉 조작 실패로 열출력이 급증하는 사고가 발생하는 등 안전성 논란도 이어졌다.

설계수명은 만료됐으나, 한빛 1호기가 다시 운전을 시작(계속 운전)할 가능성도 남아있다.

한빛 1호기는 설계 수명 종료 전 수명 연장을 신청함에 따라 현재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의 허가 심사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원안위는 올해 국정감사에서 한빛 1·2호기의 계속 운전 심사를 내년 하반기에 마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한빛 1호기에 대한 폐로 여부는 정부의 전력수급계획에 따라 몇 차례 변동을 거쳐왔다.

애초 정부는 지난 2021년 1월 발표한 ‘제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통해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높이는 방침을 세우고, 한빛원전 1호기의 경우 오는 2025년, 2호기는 이듬해인 2026년, 3호기는 2034년에 폐로 수순을 밟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2023년에는 ‘제 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탈원전 정책폐기, 원자력 산업생태계 강화 등을 적시했고, 이후 ‘한빛원자력 1·2호기 계속운전 사업’ 등을 통해 한빛·고리·월성원전 등 노후원전 10기에 대한 수명을 10년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영광 지역 주민들과 환경단체는 한빛 1호기를 비롯한 노후 원전의 위험성을 강조하며 영구정지시킬 것을 촉구해 왔다.

주민들은 지난 20일 한빛원전 정문 앞에서 영구정지 선포식을 열고 “한빛1호기의 영구정지를 선언한다”고 했다.

선포식에 참가한 주민들은 “그동안 잦은 고장과 사고로 우리 가슴 속에 오랜 고민과 걱정거리로 남아 있었다”며 “40년간 계속되었던 불편한 동거를 이제 끝내고, 우리는 한빛핵발전소와 완전한 이별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강탈 당했던 안전하고 새로운 이상을 되찾는 날이다. 한빛 1호기의 문을 닫고 시작하는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가자”고 강조했다. /김진아 기자 jingg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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