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가 송년회 예약 급증…꽁꽁 얼었던 연말 ‘봄바람 분다’
광주 외식업계 “지난해와 확연히 달라”…단체 예약 줄이어
모처럼 북적 ‘연말 특수’ 체감…소비심리 회복 조짐에 화색
2025년 12월 18일(목) 20:25
/클립아트코리아
연말을 맞아 광주 지역 외식업계에 단체 송년회 등 연말 모임 예약이 급증하면서 식당가에 활기가 돌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경기 침체에 이어 지난해 12·3 비상계엄 사태와 12·29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등으로 수년째 연말 특수를 누리지 못했던 만큼 식당가에서는 “모처럼 북적이는 연말을 보내게 됐다”며 화색을 보이고 있다.

18일 광주 지역 외식업계에 따르면 이달 초부터 10명 이상의 단체 송년회 예약이 급증했다. 특히 고깃집, 한정식집, 횟집 등 회식 수요가 많은 업종을 중심으로 저녁시간대 예약 문의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인들은 “지난해 연말과는 확실히 다르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지난해 비상계엄 사태 이후 경기 악화로 송년회뿐 아니라 신년 모임마저 매출이 급락했던 것과 확연히 비교된다는 것이 업계 종사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광주시 동구에서 30년째 고깃집을 운영하는 임경덕(여·68)씨는 “주변에 관공서가 많아 예약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 당일에도 예약 전화가 오는 등 단체 손님이 늘어난 것을 체감한다”며 “일반 손님까지 포함하면 만석이 되는 경우도 있다. 옛날만큼은 못하지만 올해는 연말 특수를 체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구에서 한정식집을 운영하는 정선희(여·66)씨도 “지난해 송년회 예약은 아예 없다시피 했고, 가족 모임도 거의 없었다”며 “올해 주말은 가족 모임 예약이 내년 초까지 대부분 차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직장인들의 평일 예약도 지난해와 비교해 크게 늘었다”며 “코로나 여파로 침체됐던 최근 몇년과 비교해도 예약 손님이 많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연회장·뷔페 등이 마련된 웨딩홀 송년회 대관, 이벤트 업체 예약 등도 벌써 ‘포화’ 상태다.

서구의 한 웨딩홀 관계자는 “이번달 송년회 예약은 모든 시간대가 마감된 상태”라며 “벌써 내년 신년회 문의도 잇따르는 등 연말을 맞아 활기를 띠고 있다”고 밝혔다.

직장인들도 지난해와 달리 송년회를 반기며 연말 분위기가 한층 살아났다는 반응이 많았다.

유효정(여·28)씨는 “계엄사태와 제주항공 참사로 회사에서도 송년회를 취소하고 넘어갔다. 친구들도 모임을 자제하는 분위기라 신년을 맞는 기분도 없었다”며 “올해는 일찌감치 날짜를 잡고 식당 예약을 마치는 등 회사와 부서 회식 일정이 잡혀있다”고 말했다.

김수민(35)씨는 “올해는 소소한 모임들이 많이 잡혀있어서 지난해와 사뭇 다른 느낌이다”며 “지난해는 조용히 넘어갔는데 올해는 연말 분위기를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크게 위축됐던 모임이 회복되면서 기저효과(기준시점이나 비교시점의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높거나 낮아 차이가 과장되게 나타나는 현상)로 인해 매출 상승 효과가 두드러져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구나 최근 지역 경제의 잇딴 호재가 시민들의 소비 심리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백경호 전남대 경제금융연구소 전임연구원은 “코로나 19 여파와 참사 등으로 상가들이 위축된 탓에 올해 유독 예약이 크게 늘어난 것처럼 보이는 부분은 있다”면서도 “새 정부 출범 이후 국가데이터센터 유치 등 광주·전남 지역 경제의 호재에 따른 시민들의 기대 심리가 소비에도 반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소비에는 패턴이 작용하기 때문에 민생회복 소비쿠폰의 사용 경험도 시민들의 소비를 촉진하는 요인으로 보고 있다”며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가 소비 회복 지속 여부의 관건”이라고 내다봤다.

/윤준명 기자 yoon@kwangju.co.kr

/양재희 기자 heestory@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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