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일범의 ‘극장 없이는 못살아’] 김선욱이 지휘하고 조성진이 협연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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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서울 예술의전당 음악당에서는 공연기획사 빈체로의 창사 30주년 기념 콘서트가 열렸다. 이 공연이 특별했던 이유는 작은 공연기획사로 출발해 지금은 세계의 내로라하는 오케스트라와 공연 단체를 한국에 유치하며 한국의 일등 공연기획사로 올라선 빈체로의 발자취를 돌아 볼 수 있었던 공연이라는 점이었다.
또 그간 빈체로의 전속 아티스트로 공연을 이어온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과 피아니스트이자 지휘자인 김선욱이 1부에서 함께 시벨리우스의 ‘바이올린협주곡’을 현연하고, 2부에서는 역시 김선욱의 지휘로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을 연주하는 굵직한 무대가 이어진 점도 눈길을 끌었다.
이번 공연에 앞서 김선욱이 이끄는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조성진은 지난 11일과 12일 각각 경기아트센터와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무대에 올라 라흐마니노프의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광시곡’을 연주하며 합을 맞췄었다.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7대 상임지휘자인 김선욱과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협연은 한국 클래식 음악사에 길이 남을 최초의 공연이었기 때문에 공연 전부터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김선욱은 1988년생 37세, 조성진은 1994년생 31세의 6살 터울로 오랜 시간 형, 동생하며 친분을 이어온 사이다. 국제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두 젊은 음악가들이 한국에서 함께 음악을 만들어간 무대는 음악계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김선욱은 2006년 영국 리즈 국제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조성진, 임윤찬으로 이어지는 한국의 젊은 피아니스트의 계보의 맏형이자 첫 주자가 되었다. 김선욱은 베를린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진은숙 작곡가의 ‘피아노 협주곡’(2011), 슈만의 ‘피아노 협주곡’(2025)을 협연할 정도로 성장했고 지휘자로서는 일약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상임지휘자로 발탁돼 활동했다.
2024년 1월부터 2025년 12월까지 2년 간 경기필을 맡아온 그는 이번 공연을 끝으로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임기를 연장하지 않고 그만하겠다는 결정을 내려 많은 사람들을 깜짝놀라게 했다. 앞으로 국제 무대에서 더 도약해야할 그에게 매우 중요한 결정이었을 것이다.
14일 예술의전당 무대에서 펼쳐진 조성진의 차이콥스키 ‘피아노협주곡 1번’ 무대는 인상적이었다. 이 곡은 조성진이 지난 2007년 열린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4위를 차지할 당시 알렉산드르 드미트리예프 지휘로 연주했던 작품으로 조성진의 확고한 협연 레퍼토리중 하나다. 곡 초반부터 조성진은 무대를 압도했고 피아노의 음량도 컸다. 날아다닌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자유자재로 마음껏 표현하며 연주를 해낸 조성진은 비르투오조적인 빼어난 테크닉을 구사, 혀를 내두르게 했다.
조성진의 연주가 끝난 뒤 두 사람이 나란히 피아노 앞에 앉아 함께 연주한 앙코르곡 브람스 ‘헝가리언 댄스 5번’는 청중들에게 흐뭇한 큰 선물이 되어주었다.
기대를 많이 했던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 연주에서 선배인 지휘자 김선욱과 후배인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만남은 훈훈하고 아름다웠다. 한국 음악계를 상징하는 30대 후반의 지휘자 김선욱과 30대 초반의 협연자 조성진이 이렇게 멋진 무대를 만들어가는 모습을 보며 한국음악계가 또 한번 새로운 챕터를 넘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음악평론가>
이번 공연에 앞서 김선욱이 이끄는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조성진은 지난 11일과 12일 각각 경기아트센터와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무대에 올라 라흐마니노프의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광시곡’을 연주하며 합을 맞췄었다.
김선욱은 2006년 영국 리즈 국제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조성진, 임윤찬으로 이어지는 한국의 젊은 피아니스트의 계보의 맏형이자 첫 주자가 되었다. 김선욱은 베를린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진은숙 작곡가의 ‘피아노 협주곡’(2011), 슈만의 ‘피아노 협주곡’(2025)을 협연할 정도로 성장했고 지휘자로서는 일약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상임지휘자로 발탁돼 활동했다.
2024년 1월부터 2025년 12월까지 2년 간 경기필을 맡아온 그는 이번 공연을 끝으로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임기를 연장하지 않고 그만하겠다는 결정을 내려 많은 사람들을 깜짝놀라게 했다. 앞으로 국제 무대에서 더 도약해야할 그에게 매우 중요한 결정이었을 것이다.
14일 예술의전당 무대에서 펼쳐진 조성진의 차이콥스키 ‘피아노협주곡 1번’ 무대는 인상적이었다. 이 곡은 조성진이 지난 2007년 열린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4위를 차지할 당시 알렉산드르 드미트리예프 지휘로 연주했던 작품으로 조성진의 확고한 협연 레퍼토리중 하나다. 곡 초반부터 조성진은 무대를 압도했고 피아노의 음량도 컸다. 날아다닌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자유자재로 마음껏 표현하며 연주를 해낸 조성진은 비르투오조적인 빼어난 테크닉을 구사, 혀를 내두르게 했다.
조성진의 연주가 끝난 뒤 두 사람이 나란히 피아노 앞에 앉아 함께 연주한 앙코르곡 브람스 ‘헝가리언 댄스 5번’는 청중들에게 흐뭇한 큰 선물이 되어주었다.
기대를 많이 했던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 연주에서 선배인 지휘자 김선욱과 후배인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만남은 훈훈하고 아름다웠다. 한국 음악계를 상징하는 30대 후반의 지휘자 김선욱과 30대 초반의 협연자 조성진이 이렇게 멋진 무대를 만들어가는 모습을 보며 한국음악계가 또 한번 새로운 챕터를 넘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음악평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