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이 위태롭다…광주 청년 10명 중 1명 ‘번아웃’ 경험
‘진로 불안’ ‘업무 과중’ 탓으로 지쳐
“아무 이유 없이 쉬었다” 10.3%
절반 부모와 동거…77.4% “독립 안해”
고위험 음주율 높고 18.3% ‘대체로 혼밥’
2025년 12월 17일(수) 17:48
지난해 광주 청년 10명 중 1명꼴로는 ‘번아웃’(지친 상태)을 겪었고, 구직 활동을 하지 않고 ‘아무 이유 없이’ 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월 광주시청에서 열린 ‘광주청년 일경험드림-드림만남의 날’ 행사에 청년들이 구직 상담을 하고 있다.<광주일보 자료사진>
광주 청년들이 취업 준비와 학업·입시 경쟁에 내몰리면서 10명 중 1명꼴로는 ‘번아웃’(지친 상태)을 겪었고, 구직 활동을 하지 않고 ‘아무 이유 없이’ 쉰 것으로 나타났다.

이 내용은 국무조정실과 국무총리비서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19~34세 청년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4년 청년 삶 실태조사’ 결과에 담겼다.

자료에 따르면 최근 1년 동안 심리적·생리적으로 지친 ‘번아웃’(Burnout)을 겪은 비율은 광주 12.7%·전남 30.2%에 달했다.

이를 경험한 이유는 ‘향후 진로에 대한 불안 때문에’가 광주(50.7%), 전남(38.7%) 모두 가장 많았다. ‘현재 하고 있는 일이 너무 과중해서’(광주 18.5%·전남 16.6%), ‘현재 하고 있는 일과 삶의 불균형 때문에’(광주 13.4%·전남 13.6%) 등이 뒤를 이었다.

지역 청년의 무력감은 이들의 자립과 경제 활동에 영향을 미쳤다.

미취업한 청년 가운데 지난 4주간 구직 경험을 하지 않은 비율은 광주 89.5%·전남 90.2%로, 전국 평균(86.0%)을 넘겼다. 미취업 청년의 지난주 주된 활동 상태를 물었더니 광주 10.3%·전남 22.1%는 아무 이유 없이 쉰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일자리를 그만둔 이유는 ‘일이 적성에 맞지 않아서’가 광주(24.3%), 전남(21.6%) 모두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이어 ‘근무 조건 또는 작업 환경이 나빠서’(광주 14.7%·전남 11.0%)가 두 번째로 높았다.

광주 청년의 절반 이상(55.0%)은 부모와 함께 살고 있었는데, 광주와 전남(57.0%) 모두 전국 평균 동거 비율(54.4%)을 웃돌았다. 이들에게 독립하려는 구체적 계획을 묻자 ‘없다’는 답변이 광주 77.4%·전남 62.3%으로 많았다. 광주 청년의 독립 계획이 없는 비율은 전국 평균(62.0%)을 크게 웃돌고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높았다.

광주 청년의 건강한 식습관과 유대 관계에서도 경고등이 켜졌다. 광주 청년 남성은 건강을 해치는 고위험 음주 부문에서 심각한 지표를 보였다. 청년 남성의 고위험 음주율(최근 1년간 주 2회 이상, 1회 평균 음주량 7잔 이상)은 12.5%로, 전국 평균(11.0%)을 웃돌았고, 연간 음주자의 고위험 음주율(14.6%)도 평균(12.7%)을 상회했다. 최근 1달 동안 대체로 누구와 함께 식사하는지 물었더니 5명 중 1명꼴(광주 18.3%·전남 18.2%)은 ‘혼자 식사’를 했다고 답했다. 기성 세대와 젊은 세대 간 갈등에 대해서는 ‘갈등이 있다’고 답한 비율이 광주는 76.8%로, 전국 평균(72.1%)을 웃돌았다. 전남은 69.0%가 갈등이 있다고 답했다. 3명 중 1명꼴(광주 30.2%·전남 41.2%)로는 앞으로 출산 계획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 52.4%·전남 49.3%는 자신이 ‘중간층’이라고 답했고, ‘하층’이나 ‘중하층’이라고 인식하는 비율은 광주 34.4%·전남 45.0%로 나타났다. 필요한 정책 지원으로는 ‘일자리 정책’(광주 47.8%·전남 38.9%)을 가장 많이 꼽았고, ‘주거 정책’(광주 30.7%·전남 34.5%)이 뒤를 이었다.



/백희준 기자 bhj@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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