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캄한’ 관광업계 …‘불 꺼진’ 지역 상권
무안국제공항 폐쇄 1년...무너진 지역 관광 생태계
<2> 공항 불만 꺼진 게 아니다
공항 면세점·상업시설 휴업
인근 식당·카페 등 손님 발길 뚝
숙박업소도 객실 텅텅 “죽을 맛”
전세버스업계 매출 30~40% 급감
벼랑 끝 버티기 한계 속 고사 위기
2025년 11월 30일(일) 20:45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이후 지역 관광산업 종사자들은 ‘무안국제공항 폐쇄 직격타’를 맞고 쓰러지지 않기 위한 버티기를 이어가고 있다. 공항 이용객이 사라지며 손님이 끊긴 무안군 망운면 숙박업소(위)와 식당.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이후 무안국제공항이 폐쇄된 뒤 지역 관광산업 종사자들은 벌써 337일째(12월 1일 기준) ‘구조 신호’를 보내고 있다.

무안공항을 중심으로 여행객을 맞아왔던 공항 내 상업시설, 주변 식당·숙박업소, 전세버스 운영자들은 ‘공항 폐쇄 직격타’를 맞고도 쓰러지지 않기 위한 힘겨운 버티기를 이어가고 있다.

◇불 꺼진 무안공항 내부=비행기가 멈춰서면서 공항 불도 꺼진 지 오래다.

출국장 내 면세점을 비롯해 공항 상업시설 전부가 사실상 휴업 상태다. 사고 직후 1월 말까지는 공항 내 식당 1곳과 카페 1곳이 한시적으로 영업했지만, 이마저도 1월 26일부로 문을 닫았다.

2019년부터 출발격리대합실(출국장) 내 ‘미미치킨&버거’를 운영해 온 김현옥씨는 “이용객이 ‘0명’인 상태가 1년 가까이 이어지며 직원 6명이 전원 해고됐다”며 “코로나 때도 힘들었지만 이렇게까지 오래 매출이 0원이었던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내부 장비는 1년 넘게 방치돼 있고, 곧 개항될까 기대하는 마음으로 출입증을 반납하지 않던 직원들도 결국 모두 포기했다”며 “언제 다시 문을 열 수 있을지 정말 캄캄하다”고 했다.

◇공항 주변 관광산업도 붕괴=공항 인근 상권은 벼랑끝에서 흔들리고 있다. 공항 효과를 가장 직접적으로 누려온 무안군 망운면 식당·카페들은 매출 급감의 피해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공항 인근에서 낙지 직판장을 운영하는 이근영(49)씨는 “예약 손님 중 30~40%가 공항 이용객이었는데 사고 이후 매출이 월 평균 6000만~7000만 원대로 줄었다”며 “이전 상반기 평균 매출이 1억 원을 넘겼던 걸 생각하면 사실상 생계가 무너진 거다”고 토로했다.

망운면에서 또 다른 수산식당을 운영하는 민남숙씨도 “공항에서 4㎞ 거리라 비행기가 내릴 때마다 단체 손님이 한꺼번에 몰렸는데 지금은 손님이 참사 이전에 비해 40~50% 줄었다”며 “지금 공항 근처 식당들 다 깡통 차게 생겼다”고 했다.

공항에서 4여㎞ 떨어진 곳에서 운영 중인 카페 ‘무안879’는 주말마다 30~40분 대기줄이 늘어서던 곳이었지만, 지금은 손님 한 명 찾기도 힘들어졌다.

한 때 직원 7명을 두고도 손이 모자랐던 곳이었지만, 지금은 3명만 남았다. 직원 A씨는 “비행기 시간을 기다리던 여행객들이 풀빌라에 묵으며 카페를 들르는 흐름이 완전히 끊겼다”며 “우유 납품량도 주 3회에서 주 1회로 줄었다. 납품 기사도 덩달아 울고 있다”라고 말했다.

숙박업계 상황은 더 심각하다. 외국인 패키지 여행객 의존도가 높았던 무안공항 반경 5분 이내 숙소들을 중심으로 매출 타격이 극심한 상황이다.

망운면에서 21년째 숙박업소를 운영 중인 김영호씨는 “지금 상황을 한마디로 말하면 딱 ‘죽을 맛’”이라고 했다.

공항 폐쇄 전만 해도 일본·중국·동남아 여행객이 몰려 객실 31개가 3~11월 내내 만실이었는데, 이제는 여행객은커녕 국외 출장객도 없어 방이 텅텅 비었다는 것이다. 김씨는 결국 직원 3명을 유지하지 못해 모두 내보내고 아르바이트 위주로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8월부터 공항 10분 거리에서 무안 톱머리리조트를 운영해 온 서석진(34)씨 역시 “골프 시즌마다 수도권·중국에서 비행기 타고 오던 손님들이 거의 사라져 매출이 30% 가까이 줄었다”며 “객실 점유율도 절반 수준으로 떨어져 피해가 막심하다”고 말했다.

하늘길이 끊기니 육상 교통도 위기다. 30년째 버스업을 해온 나승채 광주시전세버스운송사업조합 이사장은 “무안공항 폐쇄 이후 비수기 매출이 30~40% 급감했다”며 “버스 한 대가 현상 유지를 하려면 한 달에 적어도 500만원은 벌어야 하는데 그마저도 어렵다”고 말했다.

나씨는 “코로나 때 받은 대출을 갚지도 못한 상황에서 지난해 또 3억 원을 대출받을 수밖에 없었다”고도 토로했다.

사고 이전 하루 20회를 오가던 목포·광주~무안공항 고속버스 노선은 이미 6개월여 전 모두 중단됐고 군내버스 역시 수요가 줄자 공항 경유 노선 대부분을 제외했다.

캄보디아 사태 한 달 만에 “여행·관광업계 90%가 죽었다”는 언론 보도를 접한 관광 업계에서는 “우리는 벌써 1년 째 그런 사태를 겪고 있지 않느냐”며 정부의 무관심에 야속함을 드러냈다.

박일상(76) 무안공항활성화위원장은 “밤 비행기 이용객이 많아 야간 시간대 공항 근처 식당과 카페가 붐볐는데 지금은 그 상권이 사실상 멈춘 상태”라며 “추모권을 지키면서도 공항 정상화를 위한 합리적 방안을 실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무안 글·사진=서민경 기자 minky@kwangju.co.kr

/양재희 기자 heestory@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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