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막 청소·사적 심부름·인격 비하…교수 갑질 적나라했다
전남대 대학원생 사망 진상보고서 공개
인건비 회수해 연구실 운영비로
일과시간 이후·휴일 카톡 143회
교수 가족 식사비 비정상적 처리
인건비 회수해 연구실 운영비로
일과시간 이후·휴일 카톡 143회
교수 가족 식사비 비정상적 처리
![]() 지난 10월 22일 국회 교육위원회 전남대 국정감사에서 광주일보 보도 내용을 인용하는 장면. |
갑질 피해를 호소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대학원생 A(24)씨 사건<광주일보 10월 15일 6면 등>과 관련, 전남대 교수들의 갑질 행태가 적나라하게 담긴 보고서가 공개됐다.
농막 쓰레기를 처리하도록 요구하거나 골프대회 계획을 수립하는 등 사적 심부름을 비롯, 인건비를 회수해 연구실 운영비로 돌려쓰고 강의 준비 등을 맡기는 대학교수들의 고질적인 갑질 행태가 반복됐고 인격 비하 발언, 취업 이후 연구실 근무 요구도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26일 전남대에 따르면 학교측은 최근 숨진 대학원생 사망사건과 관련, 진상조사위원회 활동 보고서를 유족 측에 공개했다.
피해 대학원생은 학사와 석사과정이던 2024~2025년 A·B 두 교수의 연구기획·결과보고서 작성, 행정처리 등의 업무를 맡아 처리했는데, A교수와 관련한 업무로는 매달 4~9건까지 연구과제·공모전·행정업무를 처리했고, B교수에 대해서도 매달 2~5건의 연구과제와 논문 투고 등에다 비공식 업무까지 맡았다.
B교수의 특수관계자 회사에 책임연구원 등이 있는데도, 실제로는 숨진 대학원생이 연구과제를 수행했고 위탁과제의 연구원 신분인 대학원생에게 회사업무를 맡기면서도 적정한 보상을 하지 않았다는 게 진상조사 보고서 내용이다.
또 대학원생 명의의 계좌에 총 11차례에 걸쳐 370여만원이 입금된 것은 학생인건비 회수금이 포함된 연구실 운영 관련 통장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A교수와 대학원생의 카톡 대화에서 학생인건비 일부를 회수해 연구실 실비 통장에 입금한 흔적이 나오기도 했다. 또 책장 등 중고거래, 화분 물주기, 햄버거·유부초밥 주문 등 사적 심부름도 이뤄졌다.
대학원생을 카톡 등에서 부를 때 ‘컴’ 또는 ‘컴컴’ 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대학원생에게 굴욕감을 유발한 것으로 보인다고 조사위는 판단했다.
2024년 7월부터 1년간 일과시간 이후와 휴일 카톡이 143차례나 이뤄졌고, 취업이후에도 연구실 업무를 계속해달라고 요구했으며 외부 기관이나 기업의 요청으로 들어온 기술자문보고서까지 대학원생이 대신 작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A교수는 대학원생이 제1저자로 등재된 학술지 게재 연구논문 2편의 교신저자로 이름을 올려 97.5점의 연구업적 평가점수를 받기도 했다.
B교수도 사적 심부름, 비정상적 영수증 처리, 강의 준비 등을 맡겼고 대학원생 비하 발언을 했으며 목적이 불투명해 보이는 수백만원씩의 통장 거래도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B교수는 햇반 주문, 농막 쓰레기 처리, 족구공 구입 등 중고거래 심부름과 골프대회 계획 수립, 행사장 운전기사 등 사적인 심부름을 42차례나 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6월에는 B교수의 가족 식사 영수증을 처리하면서 비정상적인 처리과정에 대학원생이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은 사실도 드러났다. A교수와 마찬가지로 대학원생을 부를 때 ‘콤’이라는 은어를 썼고, 한글 파일이 아닌 PDF 파일로 보냈다고 인격모독의 비하 발언을 했다.
전남대 진상조사위원회는 고인이 대학원생 평균 담당 과제 수의 약 2배를 맡고 있었으며, 교수 2명의 업무까지 병행하는 등 과도한 업무 부담이 있었던 것으로 판단했다. 두 교수 모두 권한 남용, 고인에 대한 우월적 지위 행사, 부당한 요구 및 부적절한 처우가 있었다는 게 위원회 결론이다.
전남대 관계자는 “유족의 요구가 충실히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한편, 대학원생 인권과 연구 환경 개선을 위한 제도적 보완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갑질 피해를 호소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대학원생 사건과 관련, 전남대 총장의 공식 사과는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양재희 기자 heestory@kwangju.co.kr
농막 쓰레기를 처리하도록 요구하거나 골프대회 계획을 수립하는 등 사적 심부름을 비롯, 인건비를 회수해 연구실 운영비로 돌려쓰고 강의 준비 등을 맡기는 대학교수들의 고질적인 갑질 행태가 반복됐고 인격 비하 발언, 취업 이후 연구실 근무 요구도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 대학원생은 학사와 석사과정이던 2024~2025년 A·B 두 교수의 연구기획·결과보고서 작성, 행정처리 등의 업무를 맡아 처리했는데, A교수와 관련한 업무로는 매달 4~9건까지 연구과제·공모전·행정업무를 처리했고, B교수에 대해서도 매달 2~5건의 연구과제와 논문 투고 등에다 비공식 업무까지 맡았다.
또 대학원생 명의의 계좌에 총 11차례에 걸쳐 370여만원이 입금된 것은 학생인건비 회수금이 포함된 연구실 운영 관련 통장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A교수와 대학원생의 카톡 대화에서 학생인건비 일부를 회수해 연구실 실비 통장에 입금한 흔적이 나오기도 했다. 또 책장 등 중고거래, 화분 물주기, 햄버거·유부초밥 주문 등 사적 심부름도 이뤄졌다.
대학원생을 카톡 등에서 부를 때 ‘컴’ 또는 ‘컴컴’ 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대학원생에게 굴욕감을 유발한 것으로 보인다고 조사위는 판단했다.
2024년 7월부터 1년간 일과시간 이후와 휴일 카톡이 143차례나 이뤄졌고, 취업이후에도 연구실 업무를 계속해달라고 요구했으며 외부 기관이나 기업의 요청으로 들어온 기술자문보고서까지 대학원생이 대신 작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A교수는 대학원생이 제1저자로 등재된 학술지 게재 연구논문 2편의 교신저자로 이름을 올려 97.5점의 연구업적 평가점수를 받기도 했다.
B교수도 사적 심부름, 비정상적 영수증 처리, 강의 준비 등을 맡겼고 대학원생 비하 발언을 했으며 목적이 불투명해 보이는 수백만원씩의 통장 거래도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B교수는 햇반 주문, 농막 쓰레기 처리, 족구공 구입 등 중고거래 심부름과 골프대회 계획 수립, 행사장 운전기사 등 사적인 심부름을 42차례나 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6월에는 B교수의 가족 식사 영수증을 처리하면서 비정상적인 처리과정에 대학원생이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은 사실도 드러났다. A교수와 마찬가지로 대학원생을 부를 때 ‘콤’이라는 은어를 썼고, 한글 파일이 아닌 PDF 파일로 보냈다고 인격모독의 비하 발언을 했다.
전남대 진상조사위원회는 고인이 대학원생 평균 담당 과제 수의 약 2배를 맡고 있었으며, 교수 2명의 업무까지 병행하는 등 과도한 업무 부담이 있었던 것으로 판단했다. 두 교수 모두 권한 남용, 고인에 대한 우월적 지위 행사, 부당한 요구 및 부적절한 처우가 있었다는 게 위원회 결론이다.
전남대 관계자는 “유족의 요구가 충실히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한편, 대학원생 인권과 연구 환경 개선을 위한 제도적 보완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갑질 피해를 호소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대학원생 사건과 관련, 전남대 총장의 공식 사과는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양재희 기자 heestory@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