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동과 태아 딸꾹질 - 김윤하 전남대병원 산부인과교수
2025년 11월 26일(수) 19:15
여성이 임신 중에 가장 신기한 현상을 경험하는 것 중 하나가 태아의 움직임을 느끼는 것이다. 임신 5개월 때 쯤 아랫 배가 꿈틀하는 배를 차는 듯한 느낌, 자궁을 건드리는 움직임 등에 임신부는 감격한다.

자궁 내 태아의 움직임을 뜻하는 태동은 태아 생존의 신호이기도 하고 태아 중추신경계 발달 및 기능을 간접적으로 반영함으로써 태아의 건강 상태를 나타낸다.

정상 임신에서 태동의 빈도는 임신 8개월에 최고에 이르고 이후 점차 감소해 만삭 때는 줄어든다.

태아의 수면-각성 주기 및 양수량의 증감이 태동을 결정하는 중요한 인자로 생각되며 태동이 감소하면 태아 건강 상태를 잘 파악해야 한다. 태아가 만성적인 저산소증에 놓이면 에너지와 산소의 소모를 줄이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태동이 감소한다.

이 외에 임신부 활동성, 정서적 불안, 진정제 복용, 음주, 갑상선 기능 저하증, 양수 감소증·과다증 및 태아의 수면, 자궁 내 성장 지연 등이 요인이다.

자가 태동수 측정은 태아 건강 상태 평가를 위해 임신부 자신이 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으로 임신 후반기 오전, 오후 하루 두 번 태아가 잘 움직인다고 느낄 때 태동수를 본인이 측정하고, 만약 태동을 10번 느끼는 시간이 2시간을 넘게 되면 의사와 상담하면 좋다.

산부인과에서 실시하는 ‘태동 검사’는 비수축 검사로 임신부가 느끼는 태아의 움직임, 즉 태동에 대한 태아의 심박수의 변화를 객관적으로 분석한 것이다.

태아가 움직일 때 태아 심박수가 증가하면 정상이고 이 경우 태아가 건강한 상태로 최소 1주일은 자궁안에서 안전하다는 것으로 여겨지는데 당뇨·임신중독증·태아발육부전 등 고위험 임신이면 더 자주 측정해야하며 초음파검사 등 다른 검사 방법을 같이 해야 한다.

임신 중 자궁 속의 태아 딸꾹질은 반복적으로 두드리거나 걷어차는 것처럼 느껴지며 하루에 한 번 또는 여러 번 경험한다.

이는 태아가 호흡을 시작했을 때 횡격막의 미세한 움직임으로 인해 발생하는데 태아 발달의 정상적인 한 부분이다.

또 딸꾹질은 횡격막을 움직이는 신경의 활성화 과정이 있어야 하므로 태아 중추신경계 발달이 잘 이루어지고 있는지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는 팔과 다리가 발달하기 시작하는 임신 9주 경부터 시작되는데 보통 산모들은 2삼분기 말(28주)부터 느낄 수 있다.

임신 3삼분기 때 점차 강해지는데 출산이 가까워질수록 빈도가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발생하는 이유는 첫째, 횡격막 수축이 주요 원인인데 태아가 양수를 흡임함에 따라 횡격막이 수축하여 효과가 나타난다.

둘째, 태아가 손가락을 빨려고 하거나 하품하기 등의 반사 작용 발달이 이를 유발할 수 있다.

셋째, 탯줄이 태아 목을 감고있는 등의 제대 압박은 태아 산소 흐름을 제한하여 딸꾹질을 일으킬 수 있다.

이것은 일반적으로 임신의 후반기에 발생한다. 자세를 바꾸거나 잠시 산책을 하여 태아 위치를 바꾸고 횡격막을 이완시킴으로써 딸꾹질을 완화시킬 수 있다. 산모 수분 섭취량이 적을 때 더 생길 수 있으므로 더 많은 물을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고, 단백질 함유의 가벼운 식사를 하면 산모의 몸이 이완되고 태아가 자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태아 딸꾹질을 없애기 위해 숨을 멈추는 것은 아기에게 위험할 수 있다. 태아 딸꾹질은 자연적인 현상이지만 임신 후반기에 지나치게 느껴지면 초음파 검사를 비롯한 태아 안녕평가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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