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이 살 길은 하늘길’
멀기만 한 섬 아닌 가까운 섬으로
‘흑산공항’ 건설로 지리적 한계 극복
무안공항과 관광·물류 체계 구축
2025년 11월 19일(수) 19:50
신안군 흑산도 주민들은 흑산공항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하다. 16년이 지나도록 첫 삽도 뜨지 못하고 있지만 공항이 들어서면 ‘먼’ 섬이 아니라, 쉽게 오갈 수 있는 ‘가까운’ 섬으로 바뀔 수 있다는 바람 때문이다.

섬이라는 지리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인프라로 아플 때, 흑산홍어 등 수산물 유통에도 도움이 되는 필수 시설이라는 게 주민들 생각이다. 주민들은 “섬이 살 길은 결국 하늘길”이라고 입을 모은다.

흑산공항 건설사업은 2009년 사업 추진 논의가 시작된 이후 기본계획 수립, 설계 등 행정 절차를 밟았지만 각종 절차 지연으로 아직 착공 단계에 들어서지 못했다.

예리면 일대를 가로지르는 형태로 조성될 흑산공항은 바다와 인접한 지형을 활용해 해상 운송과 긴밀히 연계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으로 꼽힌다. 현재 기획재정부 타당성 조사를 받고 있다.

흑산도 주민 김철용(65)씨는 “섬이니까 공항이 생겨야 비행기도 다니고 사람도 더 오고 가지 않겠느냐”며 “급한 환자가 생기면 서울 큰 병원으로 바로 갈 수 있고, 흑산 홍어도 당일로 서울에 보내면 신선하게 팔 수 있어 판매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관광객들도 공감하고 있다.

경기도 이천에서 1박2일 일정으로 산악회 여행을 온 신명연(73)씨는 “멀미할 줄도 모르고 배를 탔다가 일행 대부분이 멀미로 고생했다”며 “흑산도 오는 배는 파도가 조금 높아도 힘든데 공항이 생기면 훨씬 많은 사람이 부담 없이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어민들도 공항 효과를 기대한다. 흑산 홍어연승협회 이상수(61) 회장은 “흑산 홍어는 신선도가 생명인데, 배편·기상 상황 때문에 물량을 제때 못 내보낼 때가 있다”며 “비행기가 정기적으로 뜨고 내리면 물량 예측과 출하 계획을 세우기가 훨씬 수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섬 지역 관문 공항으로 무안공항과 연계한 관광·물류 체계도 구축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흑산도는 관광도, 수산물도 잠재력이 많은데, 육지로 오가는 길이 너무 험하다”며 “섬에서 태어나고 늙어가는 사람들이 ‘섬이라 어쩔 수 없다’는 말을 언제까지 해야 되겠냐”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ggi@kwangju.co.kr



※ 이 기사는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가 주관한 지역신문 콘텐츠 제작지원 사업에 선정된 기사입니다. 이 사업은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실시됩니다.
이 기사는 광주일보 홈페이지(img.kwangju.co.kr)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URL : http://www.img.kwangju.co.kr/article.php?aid=1763549400792212388
프린트 시간 : 2025년 11월 19일 22:31: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