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박상준·한승연 “최형우 선배와 함께 뛰고 싶다”
이범호 감독이 주목하는 거포
최형우 따라하며 기회 노려
“1군 코치진과 훈련 꿈만 같아
준비는 됐다…곧 나타나겠다”
2025년 11월 18일(화) 21:00
KIA 타이거즈의 ‘거포’ 외야수 한승연(왼쪽)과 내야수 박상준이 일본 오키나와 마무리캠프 숙소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내야수 박상준(좌투좌타)과 외야수 한승연(우투우타)이 ‘레전드’ 최형우와 함께 뛰는 꿈을 꾼다.

KIA는 일본 오키나와 마무리캠프에서 탄탄한 타선과 두꺼운 선수층을 만들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KIA 타선의 강점은 리그를 대표하는 베테랑들이다. 최형우를 필두로 김선빈, 나성범 등 특급 선수들이 버티고 있다.

고민은 ‘신구조화’다. 가능성 있는 야수들은 있지만 주전으로 확실한 역할을 해 줄 선수가 부족하다. 허리 역할을 하던 박찬호마저 FA 선수가 돼 두산으로 이적을 하면서 KIA의 세대교체는 더 시급한 숙제가 됐다.

그래서 이번 마무리캠프는 신예 선수들에게 ‘기회의 캠프’다.

파워를 앞세운 박상준과 한승연도 이번 캠프를 ‘기회’라고 말하며, 이를 악물고 훈련하고 있다. 1군 코칭스태프 앞에서 강점을 어필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두 선수는 하루하루를 그냥 보낼 수 없다.

이범호 감독도 주목하는 선수로 두 사람의 이름을 언급하기도 했다.

“멀리 칠 수 있는 타자다”라며 강점으로 장타를 언급한 박상준은 “감독님이랑 처음 이렇게 해보는데 배울 점이 많다. 지금까지 야구하면서 홈런 타자라고 한 번도 생각을 안 했었다. 캠프에서 하면서 타구를 띄워서 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원래는 그렇게 못 쳤었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님께서 내가 1루에 나가면 (주자로 작전하기 어려워) 골치라고 하신다. 최대한 2루타랑 홈런을 칠 수 있는 스윙을 만들라고 하셔서 그렇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승연도 장타에 초점을 맞춰 훈련을 하고 준비를 하고 있다.

한승연은 “마무리캠프 멤버가 나왔을 때 불타올랐다. 엄청나게 각오를 했고, 준비도 많이 하고 왔다”며 “감독님이 불필요한 동작 하지 말고, 최대한 뒤에 팔을 갖다 놓고 공을 최대한 밑으로 들어가서 좀 띄우라고 하셨다. 그게 나한테 잘 맞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파워로 눈길을 끈 두 선수가 기회를 얻기 위해서는 수비 능력도 필요하다. 두 사람은 노력과 마음가짐으로 수비에서도 좋은 점수를 받겠다는 각오다.

박상준은 “올해 수비가 진짜 많이 늘었다. 퓨처스에서 박기남 코치님이랑 진짜 많이 훈련했다. 그래서 수비는 잘하고 있는 것 같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한승연은 “외야는 다 소화할 수 있다. 원래는 타격보다 수비를 좋아했고, 욕심도 많았는데 이제는 기본만 하자는 생각이다. 실수 없이 기본만 하면 될 것이라는 생각이다”라고 안정감 있는 수비를 언급했다.

다른 듯 같은 두 사람에게는 ‘최형우’라는 공통분모가 있다. 우타자인 한승연은 최형우의 전주고 후배로 입단 당시 각별한 선배의 환영을 받았다. 좌타자인 박상준은 ‘최형우 바라기’다.

박상준은 “어렸을 때부터 형우 선배님을 좋아했다. 고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항상 선배님 영상을 보고 잔다. 아예 선배님 따라서 폼도 만들었다. 그 전부터 폼도 체형도 비슷했다. 똑같이 따라 하려고 했다”며 “타이밍 어떻게 잡는지 여쭤본 적이 있다. ‘타이밍은 네가 맞춰야 한다’고 하셨다(웃음). 그런데 레그킥 자체가 워낙 힘드니까 진짜 연습을 많이 해야 한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올 시즌에도 최형우는 놀라운 실력으로 괴력의 홈런을 만들기도 했다. 기회가 생긴다면 더 많은 것을 물어보고 싶은 박상준이다.

박상준은 “어떻게 그렇게 되셨는지 정말 궁금하다. 무슨 훈련을 하셔서 그렇게 되셨는지 제일 궁금하다. 긴장해서 못 물어봤었다”고 웃었다.

강도 높은 훈련이 이어지면서 두 사람은 입을 모아 “힘들다”고 이야기한다. 몸은 힘들지만 배움이 있기 때문에 하루하루가 감사하다는 게 두 사람의 또 다른 이야기다.

한승연은 “진짜로 힘들긴 힘든데 하루하루가 재미있다. 뭔가 행복하다. 힘들지만 1군 감독님과 코치님들이랑 같이 하고 있다는 게 너무 행복하다. 하루하루 가는 게 아쉽다”며 “준비는 다 됐다. (팬들 앞에) 곧 나타나겠다. 진짜로 이 말은 꼭 지키겠다”고 각오를 언급했다.

박상준도 “캠프에서 얻어가는 게 없으면 (시간이 가는 게) 아쉬울 것 같은데 아쉽지 않다. 지금 좋다. 내년에 형우 선배님이랑 꼭 같이 야구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오키나와 글·사진=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이 기사는 광주일보 홈페이지(img.kwangju.co.kr)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URL : http://www.img.kwangju.co.kr/article.php?aid=1763467200792173011
프린트 시간 : 2025년 11월 18일 23:27: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