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연대의 기억을 시민 품으로”…옛 광주적십자병원 보존·활용 공청회 19일 열린다
5·18 사적지 11호, 외관 보존·내부 리모델링로 전시·체험·헌혈·치유 복합공간 조성…총사업비 290억, 2028년 완공 목표
2025년 11월 09일(일) 10:49
5·18 민주화운동 사적지 제11호인 옛 광주접십자병원. <광주일보 자료사진>
5·18민주화운동 당시 부상당한 시민들을 치료하며 생명과 나눔, 연대의 상징이 된 옛 광주적십자병원(5·18 사적지 제11호)이 역사 교육과 트라우마 치유를 위한 복합공간으로 거듭난다.

광주시는 이와 관련한 ‘옛 광주적십자병원 보존 및 활용 사업’의 청사진을 공개하고 시민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수렴하기 위한 공청회를 개최한다.

9일 광주시에 따르면 19일 오후 2시 서구 상무누리로의 5·18민주화운동교육관 대강의실에서 ‘옛 광주적십자병원 보존 및 활용 사업’ 계획안을 설명하고 시민 의견을 수렴한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사업의 활용계획(안)을 시민들에게 설명하고 질의응답을 통해 의견을 청취할 예정이다.

‘옛 광주적십자병원 보존 및 활용사업’은 5·18 당시 역사적 상징성이 큰 병원 본관의 외관을 보존하고 내부를 새롭게 단장하는 것이 핵심이다.

옛 광주적십자병원은 동구 불로동 에 자리한 5·18민주화운동 사적지 제11호로, 항쟁 당시 부상자 응급치료와 헌혈 행렬이 이어지던 생명·나눔·연대의 상징 공간으로 기억돼 왔다.

옛 적십자 병원은 광주시가 지난 2020년 7월 매입했다. 당초 소유자였던 서남대가 파산하자 민간매입에 따른 훼손 우려가 나와 시가 매입한 것이다.

시설물 정밀안전진단에서 본관과 부속건축물의 안전등급이 D~E등급으로 매우 취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시는 구조와 내진에 대한 보수·보강이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예산확보 문제로 계속 폐쇄한 상태로 보존했다.

광주시는 이 역사성과 장소성을 기반으로 본관 외관은 원형에 가깝게 보존하고 내부를 시민 친화형 복합공간으로 리모델링해 과거의 기록과 오늘의 일상을 잇는 ‘열린 기념·치유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활용 구상에 전시·체험 기능을 중심에 두고, 상시 헌혈이 가능한 공공 기여공간과 시민 휴식이 가능한 옥상정원, 트라우마 치유 실증공간을 결합해 교육·참여·치유가 순환하는 동선을 마련할 계획이다.

단발성 추모에 머물지 않고 일상적 이용과 시민 참여를 통해 기억을 현재형으로 확장하겠다는 의도다.

사업은 2020년 착수 이후 단계별 절차를 밟아왔으며, 총사업비는 290억 원으로 편성됐다. 국비 199억 원과 시비 91억 원을 투입해 2028년 완공을 목표로 한다.

민주보훈과가 주관 부서로서 기본계획 고도화, 설계 반영, 운영 모델 마련까지 시민 의견을 폭넓게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공청회는 그 첫 관문으로, 계획안 설명과 질의응답을 통해 공간 구성, 전시 스토리라인, 운영 주체와 프로그램 지속가능성 등 핵심 쟁점을 시민과 함께 다듬게 된다.

계획안은 광주시청 민주보훈과에서 사전 전화 후 방문 열람할 수 있으며, 의견은 18일 오후 6시까지 전자우편으로 접수한다.

접수된 의견은 향후 활용계획 수립 과정에서 검토하고 반영 여부를 확정한다. 별도의 개별 회신은 하지 않는다.

광주시는 이번 공청회를 통해 공간의 역사성 보존과 시민 이용 편의 사이 균형점을 찾고, 5·18교육·기억 확산, 시민 헌혈 문화 정착, 트라우마 회복 지원 등 공공적 기능을 현실화하는 구체안을 도출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외관 보존의 범위와 방식, 실내 전시와 체험의 스토리텔링, 치유 프로그램의 전문성·연계성, 운영 주체의 공공성과 자율성, 야간 개방과 안전관리, 인근 원도심과의 동선 연계 같은 실무 논점이 집중 논의될 전망이다.

공청회는 누구나 참석할 수 있으며, 보다 상세한 내용은 광주시 민주보훈과로 문의하면 된다.

광주시는 “옛 광주적십자병원은 도시가 가장 아팠던 시간을 함께 건너온 장소”라며 “보존과 활용의 해법을 시민과 함께 찾고, 기억과 치유가 일상에서 작동하는 광주다운 공공모델을 만들겠다”고 밀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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