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연결되어 있습니까, 고미숙 지음
2025년 11월 07일(금) 00:20
“우리는 연결되어 있다. 그러나 동시에 단절되어 있다.”

고미숙 작가의 신작 ‘당신은 연결되어 있습니까’는 모순된 현실의 문장에서 출발한다. 세상과 사람, 심지어 자신과도 단절된 채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연결’의 본질을 다시 묻는다. 표면적으로는 스마트폰과 SNS로 서로 닿아 있지만, 실상은 그 어느 때보다 외로운 시대의 풍경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책은 인문 교양 시리즈 ‘교양 100그램’의 한 권으로, 짧지만 밀도 높은 사유가 담겨 있다.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 ‘동의보감, 몸과 우주 그리고 삶의 비전을 찾아서’, ‘나의 운명 사용설명서’ 등으로 인간의 내면과 사회의 질서를 탐구해온 저자는 이번 책에서 ‘연결’을 새로운 키워드로 제시한다.

작가는 고독과 고립은 완전히 다른 것이라고 강조한다. “고독은 성찰의 시간이며, 고립은 생명력을 잃는 감옥이다.” 두 단어의 미묘한 차이를 짚어내며 인간이 살아가기 위해 반드시 회복해야 할 관계의 감각을 일깨운다. 그리고 진정한 연결의 감각을 회복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으로 ‘고전 읽기’를 제시한다.

읽고, 쓰고, 말하는 일은 오래된 인문학의 방식이자 타인과 세계를 잇는 가장 원초적인 행위다. 작가는 고전을 통해 얻은 사유를 현실의 언어로 풀어내며 관계의 회복을 일상의 문법 속으로 끌어온다.

문장은 간결하지만 그 안에는 사색의 여백이 있다. 삶의 문제를 철학으로만 설명하지 않고 인간의 감각과 경험으로 되짚는 점이 고미숙 인문학의 힘이다.

책 말미에는 독자들이 삶의 변화를 직접 체감할 수 있도록 ‘건강한 혼자와 고립을 구분하는 법’, ‘온라인에서의 연결을 오프라인으로 이어가는 법’과 같은 현실에서 부딪히는 고민들에 저자가 직접 답하는 ‘묻고 답하기’를 더했다. <창비·1만3000원>

/이보람 기자 bora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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