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 매립장 테마파크 추진 뭐가 그리 급한가
2025년 11월 06일(목) 00:20
광주시 동구가 소태동 위생매립장 부지를 친환경 테마파크로 조성하기 위해 침출수 처리시설을 철거하기로 한 것은 아무리 봐도 성급한 결정이 아닌가 싶다.

동구는 수소도시 사업을 추진하면서 소태동 위생매립장 부지에 친환경 가족중심 테마파크를 조성하기로 했다. 850억원을 들여 매립장 부지를 흙으로 덮고 나무를 심어 공원화 한 뒤 에너지홍보관과 스마트팜, 수소연료전지발전소 등을 설치하는 사업이다. 이를 위해 내년 1월부터 매립장 내 침출수 처리시설을 철거할 계획이다.

동구는 매립이 종료된지 14년이 지났고 4개월 동안 침출수 수질검사를 한 결과 법적 기준을 통과했다는 이유로 사업을 강행하려고 하지만 문제는 환경안전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금도 매일 300~400t의 침출수가 배출되고 있는데 침출수 원수를 그대로 하수관로로 쏟아낼 경우 환경오염을 배제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매립장 부지가 계곡형 지형으로 빗물 유입이 많은 만큼 계절별 변화를 감안해 최소 1년 이상은 침출수를 관찰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더구나 폐기물관리법상 매립장은 폐쇄 신고 수리 후에도 30년간 사후관리 대상인데 소태동 매립장은 아직 폐쇄 신고도 안 된 상태라고 한다.

사정이 이런데도 테마파크 사업을 강행하는 이유는 뭔가. 모든 일은 합법적인 절차와 합리적인 과정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 하물며 자치단체의 공공사업이 법적 절차와 과정을 생략하고 추진된다면 어떻게 주민들을 설득할 수 있겠는가.

4개월 간의 수질검사 결과만으로는 사업 추진의 명분이 없다. 매립장은 쓰레기 분해 과정을 거치면서 장기적으로 지반 침하와 오염수 확산 가능성이 상존한다. 충분한 논의와 검증을 거쳐 사업 추진을 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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