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갑과 김우창 - 김미은 여론매체 부장
“가지 말라고 /가지 말라고 /잊을 수는 없다했는데…”
지난 추석, 오랜만에 TV에서 조용필의 이 노래를 접한 후 한참 동안 흥얼거렸다. 수없이 들었고 때론 부르기도 했던 노래의 제목이 ‘잊혀진 사랑’이라는 것도 처음 알았다. 특별한 멘트나 초대 가수도 없이 홀로 노래하는 가왕 조용필의 콘서트에 가면 떼창을 하며 새삼 그의 히트곡이 정말 많구나 생각하게 된다. 더불어 한 사람이 부른 게 맞나 싶을 정도로 다양한 장르를 소화하는 그에게 다시 한번 놀란다.
조용필의 숱한 히트곡은 김희갑·양인자 부부가 만들었다. ‘킬리만자로의 표범’, ‘그 겨울의 찻집’, ‘Q’ 등이 모두 두 사람에게서 나왔다. 부부는 모두 400여곡의 대중가요를 작사·작곡했고, 1995년 초연 후 200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창작 뮤지컬 ‘명성황후’ 삽입곡도 그들의 작품이다.
‘상아의 노래’(송창식), ‘하얀목련’(양희은), ‘타타타’(김국환), ‘향수’(이동원) 등 60년 간 3000여곡을 만든 김희갑 작곡가의 음악 인생을 다룬 다큐멘터리 ‘바람이 전하는 말’이 5일 개봉했다. 2006년 김희갑 헌정음악회를 통해 인연을 맺은 양희 감독은 위대한 작곡가를 그 누구도 기록하지 않는 것을 보고 2014년부터 직접 부부의 이야기를 카메라에 담기 시작했다고 한다.
국내 대표 인문학자의 이야기도 다큐멘터리로 제작됐다. 김우창 고려대 명예교수의 동명의 책에서 제목을 따온 ‘기이한 생각의 바다에서’다. 메가폰을 잡은 이는 김 교수의 제자인 최정단 감독. 그는 2004년 스승의 정년퇴임 출판기념회를 카메라로 찍기 시작한 후 2014년 영화사를 설립, 이번에 다큐를 제작했다. ‘인간 김우창’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제자의 마음이 담긴 다큐는 21년 만에 완성됐고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첫 선을 보인 후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자신의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이들의 이야기는 언제나 흥미롭다. 두 작품 모두 한사람을 오랫동안 진득하게 응시하며 완성시킨 작품이라는 점에서 기대가 된다. 한 작곡가가 완성해간 한국 대중가요사(史)를 따라가며 함께 노래하다 보면, 어느 새 ‘추억의 그시절’에 다가가 있지 않을까.
/김미은 여론매체 부장 mekim@kwangju.co.kr
지난 추석, 오랜만에 TV에서 조용필의 이 노래를 접한 후 한참 동안 흥얼거렸다. 수없이 들었고 때론 부르기도 했던 노래의 제목이 ‘잊혀진 사랑’이라는 것도 처음 알았다. 특별한 멘트나 초대 가수도 없이 홀로 노래하는 가왕 조용필의 콘서트에 가면 떼창을 하며 새삼 그의 히트곡이 정말 많구나 생각하게 된다. 더불어 한 사람이 부른 게 맞나 싶을 정도로 다양한 장르를 소화하는 그에게 다시 한번 놀란다.
‘상아의 노래’(송창식), ‘하얀목련’(양희은), ‘타타타’(김국환), ‘향수’(이동원) 등 60년 간 3000여곡을 만든 김희갑 작곡가의 음악 인생을 다룬 다큐멘터리 ‘바람이 전하는 말’이 5일 개봉했다. 2006년 김희갑 헌정음악회를 통해 인연을 맺은 양희 감독은 위대한 작곡가를 그 누구도 기록하지 않는 것을 보고 2014년부터 직접 부부의 이야기를 카메라에 담기 시작했다고 한다.
자신의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이들의 이야기는 언제나 흥미롭다. 두 작품 모두 한사람을 오랫동안 진득하게 응시하며 완성시킨 작품이라는 점에서 기대가 된다. 한 작곡가가 완성해간 한국 대중가요사(史)를 따라가며 함께 노래하다 보면, 어느 새 ‘추억의 그시절’에 다가가 있지 않을까.
/김미은 여론매체 부장 mekim@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