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이 주인공이 되는 무대…‘광주시민연극제’
광주서구문화원, 7~9일 광주아트홀
2025년 11월 05일(수) 12:20
극단 정거장의 ‘기막힌 오해’ 연습 장면.<광주서구문화원 제공>
농촌 마을 여고생들의 성장기부터 수명 연장이 현실이 된 미래 사회, 그리고 시한부 판정을 받은 남자의 엉뚱하지만 다정한 결심까지. 서로 다른 시대와 인물의 이야기가 결국 ‘삶을 사랑하는 법’을 함께 이야기한다.

광주 서구문화원이 주최하는 ‘제11회 광주시민연극제’가 오는 7일부터 9일까지 3일간 광주아트홀에서 열린다. 이번 축제는 생활 속 연극 활동을 통해 지역의 문화적 감수성을 높이고 누구나 무대를 통해 스스로의 이야기를 표현할 수 있도록 마련됐다.

올해 무대에는 세 개의 극단이 참여해 각기 다른 감성과 주제를 담은 세 편의 작품을 선보인다.

첫날인 7일 오후 7시에는 조대여고 연극부 학생들로 구성된 극단 하이드림이 여고생들의 우정과 성장통을 그린 감성극 ‘아카시아 꽃잎은 떨어지고’로 막을 올린다.

작품은 시골 마을 여학생들의 일상과 감정을 진솔하게 담아낸 성장극이다. 서울에서 전학 온 ‘수영’과 시골 소녀 ‘미자’의 우정, 교생 선생님에 대한 동경과 10대의 설렘, 가족 간의 갈등을 섬세하게 풀어낸다. 사춘기의 불안과 화해, 그리고 피고 지는 아카시아 꽃잎처럼 스러지지만 아름다운 청춘의 한때를 그려낸다.

8일 오후 3시에는 극단 ‘여배우 봄날씨’가 SF극 ‘안-수명은 어쩌나?’를 무대에 올린다. 2009년 창립된 여배우 봄날씨는 성평등과 인권, 기후위기 등 사회적 이슈를 무대 언어로 풀어내며 관객과 꾸준히 소통해온 여성 연극단체다.

이번 작품은 2052년 미래를 배경으로 22세에 사망한 주인공 ‘안수명’이 냉동보존 상태에서 되살아나는 설정으로 시작한다. 수명 연장 기술이 일상화된 시대, 인간은 죽음을 피하지만 오히려 삶의 의미를 잃어간다. 영생을 향한 욕망과 윤리적 갈등, 기술이 만든 불평등의 단면을 풍자적으로 그려내며 ‘오래 사는 것보다 어떻게 살 것인가’를 질문한다.

마지막 날인 9일 오후 3시에는 서구문화원 연극반 수강생들이 모여 창단한 아마추어 극단 ‘정거장’이 코믹 드라마 ‘기막힌 오해’로 연극제를 마무리한다.

‘기막힌 오해’는 평소 건강염려증이 심한 한 남자가 갑작스러운 시한부 판정을 받은 후 아내를 위해 ‘새 남편’을 찾아주려는 엉뚱한 계획을 세우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오해가 꼬리를 물고 진실이 드러나면서 인물들의 관계가 유쾌하게 뒤엉킨다. 웃음 속에 가족의 따뜻한 정과 사랑의 의미를 다시 떠올리게 하는 작품이다.

서구문화원 정인서 원장은 “생활 속에서 연극을 즐기고 실천하는 시민들이 주인공이 되는 축제”라며 “공연예술을 가까이에서 체험하며 지역민들이 서로의 이야기에 공감하는 따뜻한 무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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