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여, 빛나고, 연결하는 광주시민사회박람회 - 김지원 광주시민사회지원센터 팀장
2025년 10월 30일(목) 00:20
“혼자 살려고 하는 사람은 인간으로서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그의 마음은 다른 마음에 응답하지 않으면 시들고, 그의 정신은 자신의 생각의 메아리만 듣고 다른 영감을 찾지 못하면 위축된다.” 펄 벅의 이 명징한 구절은 우리 삶의 깊은 본질을 깨닫게 한다. 인간이 홀로 존재할 수 없는 것처럼, 공동체 역시 시민들의 활발한 연결과 응답을 통해서만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다. 우리의 시선이 개인의 이익을 넘어 ‘같은 방향’, 즉 더 나은 공동체를 향할 때 비로소 진정한 연대가 시작되는 것이다.

이러한 가치를 오롯이 한자리에서 마주할 뜻깊은 만남, 제2회 광주시민사회박람회가 ‘시민사회가 활짝 연결되었습니다’라는 슬로건과 함께 오는 11월 1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전일빌딩245와 금남로 일대에서 개최된다.

시민사회 활동은 결국 ‘함께 살아가는 힘’이자 ‘우리의 연결’을 의미한다. 박람회에서 시민들은 환경·생태, 인권·노동, 여성, 마을 등 다양한 영역의 가치에 직접 참여하고, 자원을 집중하며, 자신의 작은 기여가 큰 변화를 만들어낸다는 것을 깨닫는 경험을 통해 공동체 발전의 중요한 토대를 마련한다. 나의 작은 기여 하나하나가 모여, 이 공동체를 더욱 따뜻하고 정의로운 곳으로 만드는 묵직한 힘이 됨을 깨닫게 된다.

이러한 공익활동의 가치와 시민사회의 현재적 역동성을 오롯이 한자리에서 마주할 수 있는 박람회의 공간은 다름 아닌, 전일빌딩245이다. 과거 역사적 의미를 간직한 이 공간은 이제 시민들이 직접 광주공동체의 현재를 만들어가는 현장이 된다.

시민들은 이곳에서 다양한 공익활동 단체들이 실현해 온 사회적 가치를 직접 확인하고, 체험하며, 자신의 참여가 공동체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 어떻게 기여하는지를 감각적으로 체득한다. 이는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역사적 공간을 매개로 현재 시민의 의지를 결집하고 미래를 향한 연대 의식을 이어가는 현재적인 역사이다.

역사적 공간에서 현재로 이어지는 스토리텔링도 주목할 만하다. 박람회는 금남로, 전일빌딩 1층, 4층을 연결하는 입체적인 프로그램으로 운영되어 시민 참여의 집중도를 높인다. 금남로에서 펼쳐지는 ‘참여형 깃발 퍼포먼스’는 이번 박람회의 핵심인 ‘연결’을 시각적으로 표현한다. ‘놀이패 신명’의 퍼포먼스는 광주의 민주·평화 정신을 담았던 시대의 깃발을 현재의 시민들에게 전달하고 연대의 힘을 담아 시민들과 함께 펼치는 감동적인 순간을 연출한다.

이번 박람회의 가장 주목할 만한 시도는 시민사회의 주요 동력인 후원 시스템을 시민들이 직접 체험하도록 기획한 것이다. 그 중심에 박람회 전용 화폐인 ‘시민페이’가 있다. 시민들에게는 시민페이 3장이 지급되며 시민들은 환경·생태, 인권·노동, 여성, 마을 등 다양한 영역의 70여 개 시민사회단체가 운영하는 35개의 주제별 부스에서 체험을 한 후, 자신이 응원하고 싶은 단체에 시민페이를 후원할 수 있다.

광주라는 이름이 지닌 깊은 역사와 더불어, 그 속에서 묵묵히 꽃피워 온 수많은 얼굴들, 바로 시민사회의 이야기는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터전을 단단하게 지탱하는 기둥과 같다. 시민사회 활동의 본질은 거창한 구호가 아닌, 나와 당신이 서로의 삶에 조용히 스며드는 따뜻한 연대의 실타래인 셈이다.

공익활동의 가치는 공동체의 지속 가능성과 회복 탄력성을 높이는 데 있다. 사회문제가 복잡해지고 정부의 힘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워짐에 따라, 시민사회의 참여 확대와 공익활동은 새로운 해결 수단이 되었다. 시민사회는 사회통합, 사회복지, 생태·환경, 국제교류 등 사회 일반의 이익을 위한 활동을 자발적으로 행하며, 취약 계층 돌봄 등 지역사회에 필요한 공적 서비스의 전달 체계 역할 및 정책 공동 생산의 촉매 역할을 수행한다.

수많은 작은 빛들이 모여 하나의 큰 빛을 이루는 것이 시민사회의 본질이다. 잠시 분주한 일상의 궤도를 벗어나, 우리 공동체의 숨겨진 보석 같은 얼굴들을 만나러 전일빌딩245로 나서는 것은 어떨까. 스스로가 이 공동체를 가꾸는 아름다운 한 사람이었음을 확인하는 순간이야말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주어지는 가장 값진 축복이 아닐까 생각한다. 공동체의 심장이 뛰는 소리를 함께 들어보자. 그 박동 속에 우리의 희망이 고동치고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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