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다 허리가 뻣뻣하고 찌릿하다면 - 허연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신경외과 전문의
2025년 10월 30일(목) 00:00
일교차가 커지는 가을철에는 유독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아침에 일어날 때 허리가 뻣뻣하거나 오랜 시간 앉아 있다가 일어날 때 찌릿한 통증이 느껴진다면 ‘잠을 잘못 잔 탓’으로 넘기기 쉽지만 이는 단순 근육통이 아닌 척추 주위 근육과 인대의 긴장, 혹은 퇴행성 변화의 초기 신호일 수 있다.

요즘 같은 환절기에는 일교차가 커지면서 근육과 인대가 수축하고 혈액 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근육이 경직되기 쉽다. 낮에는 괜찮다가도 아침이나 밤에 통증이 심해지는 이유다. 특히 오랜 시간 앉아 있는 직장인이나 운전자는 자세가 고정되면서 허리 근육에 지속적인 부담이 가해진다. 이때 기온이 떨어지면 근육 긴장이 더욱 심해져 통증이 악화된다.

또한 낮은 기온에 노출될 경우 척추 신경 주위의 혈류가 줄어들어 통증 민감도가 증가한다. 기존에 추간판 탈출증(디스크)이나 척추관협착증을 앓고 있던 사람이라면 증상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 이처럼 환절기에는 신체의 작은 불균형이 통증으로 나타나기 쉽기 때문에 초기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허리 통증의 양상은 다양하다. 주요 증상은 아침 기상시 허리가 뻣뻣하고 숙이기 어렵거나 오래 앉아 있다가 일어날 때 허리가 덜컥 아픈 경우, 허리에서 엉덩이나 다리 쪽으로 통증이 오거나, 한쪽 다리에 저림 현상 등 이런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되면 단순한 근육통이 아니라 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 같은 구조적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 특히 다리로 이어지는 방사통이 동반된다면 신경이 압박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환절기 요통은 통증이 심하다고 해서 무조건 침대에 누워 쉬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초기에는 온찜질이나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근육을 이완시켜주는 것이 좋다. 통증이 심할 경우에는 전문의의 진료를 통해 약물치료, 물리치료, 도수치료, 체외충격파 등의 비수술적 치료를 병행할 수 있다.

디스크나 협착증 등 구조적인 원인이 확인될 경우에는 신경차단술, 고주파수핵성형술, 내시경감압술 등 최소침습치료를 통해 신경 압박을 해소한다. 이러한 시술은 절개가 거의 없어 회복이 빠르고 고령 환자에게도 적용 가능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재활과 생활습관 교정이다. 허리 근육과 복부 근육을 강화하면 척추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또한 틈틈이 자세를 바로잡고 의자에 앉을 때는 엉덩이를 등받이에 붙이고 허리를 곧게 펴는 습관이 필요하다.

아침 기상 직후 급격한 허리 움직임은 삼가야 한다. 자고 일어나 바로 허리를 숙이거나 비트는 동작은 디스크에 무리를 주기 때문이다. 장시간 앉아 있는 것도 되도록 피하고 시간마다 일어나 가볍게 허리를 펴고 스트레칭 하는 것을 권장한다.

또한 허리 보온을 유지하며 찬 바람에 노출되면 근육 경직이 심해지므로 얇은 옷을 겹쳐 입는 것이 좋고 빠른 걷기, 수영, 가벼운 요가나 필라테스는 허리 근육 강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복부 비만은 요통의 원인이 될 수 있어서 체중 관리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환절기 요통은 단순한 근육통으로 시작했다가 만성화되기 쉽다. 기온 변화로 인해 근육이 쉽게 경직되고 작은 피로가 누적되면 통증이 심해진다. 초기에는 가벼운 스트레칭과 보온만으로도 증상이 완화될 수 있지만 2주 이상 통증이 지속되거나 다리 저림이 동반된다면 반드시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환절기 요통은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지만 생활습관과 초기 대처에 따라 회복 속도는 크게 달라진다. 작은 통증이라도 반복된다면 단순 피로가 아닌 신체의 경고 신호로 받아들이고 조기 진단과 꾸준한 관리로 건강한 척추를 지키는 것이 최선의 예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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