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체전] 김창주, 전국체전 요트 10연패…여수 선수들 ‘금빛 물살’
김창주·이경진, 일반부 혼성 국제470급 금메달 획득
김종휘, 18세 이하부 국제 레이저급 짜릿한 역전극
2025년 10월 23일(목) 20:45
제106회 전국체전 요트 경기에서 여수 선수들이 금빛 물결을 일으켰다.

부산 수영요트경기장에서 18일부터 22일까지 열린 일반부 혼성 국제470급에서 여수시청 김창주·이경진 조가 누적 15점으로 정상을 밟았다. 이와 함께 김창주는 대회 10연패 대기록을 완성했다.

18세 이하부 국제 레이저급에서는 김종휘(여수고)가 짜릿한 역전극으로 종합 1위를 차지하는 등 전남은 2개의 금메달로 요트 종합 득점 4위(1613점)를 기록했다.

마지막 날 ‘출전 없이’ 1위를 확정한 김창주·이경진 조는 대회 초반 기대만큼 경기가 풀리지 않았다. 첫날 1레이스에선 3위를 유지하던 중 1·2위를 잡기 위해 코스로 모험을 택했다가 순위가 내려갔다.

김창주는 “3위도 나쁜 흐름은 아닌데, 잘하려는 마음이 지나쳐 내가 무리한 운영을 했다”고 돌아봤다.

변곡점은 ‘안정 운용’이었다. 불필요한 모험을 줄이며 매 레이스 점수를 차근차근 쌓았다. 하루에 두 경기씩 총 19경기를 펼치고, 경기 합산으로 승부가 갈리는 만큼, 리스크 관리가 곧 메달로 이어졌다.

결과적으로 조기 우승을 하고 세리머니를 했다.

김창주는 “10연패가 가능할까 스스로에게 많이 물었다. 내색은 안 했지만 긴장했고 잠도 잘 오지 않았다”며 “그럼에도 해내서 더 의미가 깊은 것 같다”고 이야기 했다.

초반 부진에도 그를 버티게 한 건 올해로 2년째 호흡을 맞춘 이경진과의 호흡이었다.

그는 “초반엔 서로 대회 컨디션이 덜 올라온 상태였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적응 됐다” 며 “이후 각자 역할에 집중하며 안정적으로 레이스를 풀었다”고 말했다.

이경진은 “요트는 자신과의 싸움이자, 자연과의 싸움이다. 이번 경기가 유독 어려웠다. 경기 중 변풍이 심했고, 여수와 달리 부산은 파도도 크고 어려웠다”며 “ 둘째 날까지만 해도 ‘1등 할 수 있을까?’ 의심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실수만 하지 말자는 생각으로 임해 금메달을 땄다”고 소감을 전했다.

향후 계획에 대해 두 선수는 “내년 아시안게임 준비에 집중한다. 올겨울 중국 하이난에서 약 두 달간 동계 훈련을 소화하고, 내년 3월부터는 유럽 대회에 출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창주는 “초반의 욕심을 내려놓고 매 순간을 관리한 게 우승의 비결”이라며 “더 큰 무대에서도 같은 리듬으로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종휘의 역전극도 눈부셨다.

그는 경기 첫날 “1등 해서 금메달 따는 게 목표다. 오직 금, 다른 목표는 없다”던 당찬 포부를 결과로 증명했다.

요트는 여러 레이스의 순위를 합산해 점수가 낮을수록 유리한 로우 포인트 (Low Point) 방식을 쓴다. 우승은 1점, 2위는 2점처럼 매겨지며, 실격(DSQ)·기권(DNF) 등에는 큰 벌점이 부과돼 순위에 큰 영향을 준다.

1레이스에서 선두로 달리던 김종휘는 첫날 코스 착각으로 통과 방향을 어겨 실격을 당했다.

인코스로 돌아야 할 구간에서 아웃코스로 진입하는 실수가 나왔고, 선두를 달리던 탓에 참고할 기준이 없었다.

“알아차렸을 땐 이미 너무 멀리 와 있었다”고 돌아본 김종휘는 “어렵게 돌아가겠구나, 그래도 포기하진 말자고 스스로 다독였다. 매 레이스 현재에만 집중했다”고 말했다.

2레이스에서 1위로 반등한 그는 이후 순위를 점차 끌어올리며 끝내 정상에 올랐다. 고교 1학년 출전했던 전국체전에서 5위, 지난해에는 은메달을 따냈다.

이번 대회 훈련을 위해 한달전부터 부산에서 보낸 그는 “고등부 마지막 체전에서 좋은 결과로 마무리할 수 있어 정말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중학교 2학년 말에 입문한 김종휘에게 요트는 ‘늦게 시작해도 올라갈 수 있는’ 종목이었다.

그는 “5일 동안 9~12경기를 합산하는 종목이라, 첫날 성적이 좋지 않아도 다음 레이스에서 만회할 기회가 있다. 그런게 요트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요트 선수 출신의 부모님 영향도 컸다.

그는 “운동을 좋아해서 계속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부모님이 같은 운동을 하셔서 접근이 쉬웠고, 조언을 많이 받았다”라고 말했다.

현재 졸업반인 그의 가장 큰 목표는 한국체대 진학이다.

그는 “대학에서 더 단단해져 일반부 선발전과 실업 무대까지 차근차근 올라가고 싶다”고 밝혔다.

고등부 김성현 코치는 “요트 저변을 넓히기 위해 각 시·도 요트협회에서 무료 체험 프로그램을 꾸준히 운영 중이다. 부산·전남(여수)·충남 등 지역 협회를 통해 딩기요트 체험부터 크루저 체험까지 접할 수 있다”며 “코로나 이후 학생선수 감소가 뚜렷한 만큼 더 많은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산= 박연수 기자 training@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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