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강 다양한 수자원 ‘혼합 조달’ 방식으로 수질 개선
덕흥보에서 강물 취수하고 하수처리수 첨단 상류에 방류
연말 환경부 물순환촉진사업 공모 통한 국비 확보가 관건
2025년 10월 15일(수) 00:20
영산강의 2등급 수질 달성은 다양한 수자원을 이용하는 ‘혼합 조달’ 방식이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광주시가 애초 비중을 두고 검토했던 하상여과수(강바닥 모래·자갈층을 거쳐 자연 정화된 물) 개발이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시는 이에 따라 하천수 취수, 하수처리수 재이용 등을 조합한 ‘혼합 공급’ 방식으로 방향을 틀었다. 현장 조사 결과 하상여과수만으로는 목표치를 확보할 수 없어 다각적 접근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14일 광주시 ‘영상강유역 맑은물 순환형 공급체계 구축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용역’ 중간보고서에 따르면 광신보-덕흥보 구간에서 하상여과수로 확보 가능한 물의 양은 하루 1만 7500t에 그쳤다. 영산강 수질을 2등급으로 끌어 올리는데 필요한 목표인 하루 10만t에 못미친다.

이같은 결과가 나온 이유는 현장 조사에서 드러난 지질 조건 때문이다.

땅속으로 물이 흐르는 능력을 나타내는 ‘수리전도도’가 기본구상 단계 추정치의 약 100분의 1 수준으로 확인됐다. 또한 강바닥 아래 퇴적층에 물이 잘 빠지지 않는 진흙(실트)과 점토가 많이 섞여 있어 하상여과수 개발에 불리한 조건임이 확인됐다.

더욱이 하상여과수를 뽑아낼 경우 주변 농경지의 지하수위가 광신지구 0.61m, 덕흥지구 3.06m까지 떨어져 농민들의 민원이 예상된다는 점도 부담 요소로 작용했다

이에 광주시는 다양한 공급원을 조합하는 현실적 대안을 마련했다.

하천수와 하수처리수를 함께 활용하는 방안으로, 덕흥보에서 강물을 취수하고 광주제1하수처리장에서 고도처리한 물을 첨단 상류에 방류해 하루 8만 5000㎥를 확보한다는 것이다.

혼합 공급 방식의 특징은 상황에 따른 탄력적 운영이다.

평상시에는 하수처리수를 하천 유지용수로 활용하되, 가뭄시에는 하천수를 대체 식수원으로 공급한다.

특히 시민들이 물놀이를 하는 여름철이나 오전 10시~오후 6시 등 접촉성 친수활동 시간대에는 하천수 위주로 공급할 계획이다.

이 계획은 Y프로젝트의 생태습지 조성과도 연계된다. 신규 생태습지 3곳 11만㎡(산동교 대상공원 인근 4만㎡, 풍영정천 합류부 7700㎡, 광주환경공단 인근 6만 4000㎡)와 친환경 인공생태습지 5곳 13만㎡가 조성되면 수질정화 효과와 함께 시민 휴식공간도 확대된다는 것이다.

광주시는 기존 습지보전 9곳 40만 8000㎡와 합쳐 총 54만㎡ 규모의 습지 네트워크가 구축되면 자연정화 능력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혼합 공급 방안의 성공을 위해서는 전제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우선 환경부 물순환촉진사업 공모를 통한 국비 확보가 필요하다. 물순환촉진법에 근거해 혼합방식으로 개발 할 경우 국비 60%, 지방비 40% 지원이 가능하며, 하수처리수 재이용사업만으로 하는 경우에는 국비를 30%만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이에 광주시는 올해 12월 중 물순환촉진사업 신청을 추진하고, 내년 1월까지 최종보고서를 통해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번 중간보고회에서는 현장 적용 방식과 비용 구조에 대한 조언도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대수층(물을 머금고 있는 암석,토양층)의 공급능력에 비해 우물(집수정) 용량이 과도하면 투자 대비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면서 “집수정·수평집수관 등 대체 집수 방식과 여과층(자갈·모래) 구성 고도화 같은 엔지니어링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상류 재충적(인공함양) 방식도 제안됐다. 제1하수처리장 고도처리수를 상류 특정 지점으로 끌어올려 강물에 추가 투입하고, 하상여과·집수설비와 ‘쌍 운영’해 하천유지와 수질 개선을 동시에 노리자는 아이디어다.

보고회에서는 재정 여건도 논의됐다. 정수처리에 대한 연간 운영비는 약 20억~25억원 수준으로 추정되고 있다.

양보근 신활력총괄관은 “한 가지 방법에만 의존하지 않고 여러 수원을 종합적으로 활용해 영산강을 시민들이 자랑할 수 있는 깨끗한 강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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