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의 거울, 제도의 기록자…다큐 거장 ‘와이즈먼 회고전’
광주영화영상인연대, 16~19일 광주독립영화관
2025년 10월 14일(화) 14:20
프레더릭 와이즈먼 ‘티티컷 풍자극’.
프레더릭 와이즈먼(1930~)은 50여 년간 사회 제도의 내면을 탐구하며 ‘관찰의 시인’으로 불려왔다. 경찰·병원·학교·법정 등 다양한 기관을 기록해온 그는 카메라를 통해 제도의 작동 방식과 그 안에서 살아가는 개인의 초상을 끈질기게 응시했다. 그의 영화는 한 사회를 구성하는 제도의 구조적 풍경을 드러내며 다큐멘터리가 예술이자 사유의 장르임을 증명해왔다.

한 세기의 다큐멘터리 역사를 관통한 거장 프레더릭 와이즈먼의 영화들이 광주 관객들과 만난다.

‘프레더릭 와이즈먼 전작 순회 회고전’이 오는 16일부터 19일까지 광주독립영화관에서 열린다.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주최, 광주영화영상인연대 주관.

이번 회고전은 지난해 4K 디지털로 복원된 와이즈먼의 작품을 국내에 순회 상영하는 프로그램으로, 그의 대표작 8편이 상영될 예정이다. 1967년 첫 작품 ‘티티컷 풍자극’을 비롯해 ‘법과 질서’ ‘병원’ ‘애스펀’ ‘코메디-프랑세즈’ ‘라 당스’ ‘버클리에서’ ‘뉴욕 라이브러리에서’까지, 반세기 넘게 이어진 다큐멘터리의 여정을 집대성한다.

개막작 ‘라 당스’(16일 오후 6시 20분)는 파리 오페라 발레단의 리허설실과 무대 뒤를 따라가며 예술이 만들어지는 순간의 긴장과 질서를 세밀하게 포착한다. 와이즈먼은 화려한 공연의 이면에서 예술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섬세하게 포착하며 예술과 노동, 규율이 맞닿은 세계를 그려낸다.

프레더릭 와이즈먼.<Zipporah Films 제공>


17일 오후 12시 50분에는 그의 첫 작품 ‘티티컷 풍자극’이 상영된다. 매사추세츠주 브리지워터 주립병원을 배경으로 비인간적인 처우를 받는 수감자들의 현실을 고발한 작품이다. 강제급식과 구금, 언어폭력 등 충격적인 장면을 담아 당시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켰으며 다큐멘터리 표현의 경계를 넓힌 기념비적 영화로 평가받는다.

이 밖에도 일상의 공권력을 담은 ‘법과 질서’, 의료 제도의 구조를 해부한 ‘병원’, 휴양지와 노동자의 대비를 통해 미국 사회의 불평등을 비춘 ‘애스펀’ 등 사회 시스템의 다양한 단면을 보여주는 작품들이 잇달아 상영된다.

후기작 ‘버클리에서’와 ‘뉴욕 라이브러리에서’는 각각 대학과 도서관을 무대로 공공성과 민주주의의 가치를 탐구하며 감독의 시선이 제도의 내부에서 사회 전체로 확장되는 지점을 살펴볼 수 있다.

이상훈 광주영화영상인연대 이사장은 “와이즈먼 감독의 작품은 사회 제도의 이면을 정직하게 비추는 거울이자, 우리 시대를 이해하게 하는 중요한 기록”이라며 “이번 회고전이 다큐멘터리가 품은 예술적 깊이와 사회적 의미를 함께 나누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자세한 상영 일정은 광주독립영화관 홈페이지 및 인스타그램에서 확인할 수 있다.

관람료 4000원, 디트릭스 예매.



/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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