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건 중 2건이 전남…농기계 교통사고 발생율 전국 최고
2019~2023 5년간 365건…전국 사망자의 14.5%인 53명 사망
고흥 46건 가장 많고 강진·장흥 順…농기계 경운기 사고가 33.5%
고령 운전자·낙후된 도로 환경 등 원인…고령 농민 안전대책 시급
2025년 09월 18일(목) 19:55
/클립아트코리아
전남 지역의 농기계 교통사고 발생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고령 운전자 비중과 낙후된 농촌 도로 환경이 겹치면서 지역의 구조적 취약성이 드러났다는 분석과 함께, 영농철을 앞두고 전남 고령층 농민들의 농기계 사용량이 많아짐에 따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18일 국민의힘 강명구(경북 구미시 을) 의원이 도로교통공단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9~2023) 전남의 농기계 교통사고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365건으로 전체 1795건 중 20.3%를 차지했다.

이어 경북이 305건으로 16.9%, 충남·경남이 219건으로 12.2%로 나타났다.

전남의 연도별 농기계 교통사고는 2019년 98건 발생해 12명이 사망했다. 2020년에는 63건이 발생해 10명이 숨졌다.

2021년에는 74건이 발생해 14명이 사망했고, 2022년에는 67건이 발생해 7명이, 2023년에는 63건이 발생해 10명이 숨졌다.

지난해에도 전남에서는 총 47건의 농기계 교통사고가 발생해 6명이 숨졌다.

이 기간 전국 농기계 교통사고 사망자는 274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53명(14.52%)이 전남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자체별로는 고흥이 46건(사망 9명)으로 가장 많이 발생했다. 이어 강진이 30건(사망 5명), 장흥 29건(사망 3명), 나주 27건(사망 4명)으로 뒤를 이었다.

치사율은 완도가 35%로 가장 높았고, 무안이 22.22%, 여수가 21.43%를 기록했다.

전국 농기계 종류별로는 2019·2021·2023년 등 3년간을 기준으로 경운기 사고가 33.5%로 가장 많이 발생했으며, 트랙터(15.8%), 예취기(11.1%), 관리기(9.3%) 등이 뒤따랐다. 콤바인·이앙기·SS기(주행식고속동력분무기) 등을 포함한 기타 기종 사고도 30.1%를 차지했다.

또 농기계 교통사고 운전자 연령별 현황에 따르면 65세 이상 발생건이 전국 1312건으로 전체 73%를 차지하면서 전국 고령화율 1위인 전남이 농기계 사고에 취약할 수 밖에 없음이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최근 전남에서는 농민들이 농기계를 몰다 사고를 당해 사망하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4일에는 장성군 황룡면에서 감나무 밭에 농약을 치던 80대 농민이 자동농약살포기와 나무가지 사이에 몸이 끼여 사망했다.

지난달 26일에는 해남군 마산면의 한 배추밭에서 밭일을 하던 50대가 트랙터를 점검하다 로터리 날에 끼여 숨졌으며, 같은 달 19일 강진군 마량면에서는 경운기를 몰고 장을 보러 가던 80대 운전자가 경운기 적재함 밑에 깔려 숨졌다. 같은 달 17일 영암군에서는 감나무밭에서 농약을 치던 80대 농부가 농약 살포기와 나무 사이에 끼여 사망했다.

지난 7월 13일에는 여수 화양면 한 밭을 가는 로터리 작업 중 70대 남성이 경운기를 몰고 후진을 하다 중심을 잃고 넘어지면서 경운기에 깔려 숨졌다.

강명구 의원은 “농촌 고령화로 농기계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특히 인지 능력이 저하된 고령 운전자의 위험이 큰 만큼 정부 차원의 맞춤형 안전교육, 보조장치 보급, 농로 환경 개선 등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진아 기자 jingg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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