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활용하기 나름…공직자들 적극 사용했으면”
광주시의회 이정기 특별전문위원 ‘인공지능 AI 10급 공무원 활용법’ 펴내
자료 분석 홍보·민원 응대·보고서 작성 등 실전 매뉴얼
“단순 반복 업무는 AI에게 맡기고 공직자는 현장 살펴야”
2025년 09월 18일(목) 19:35
“GPT야 오늘 하루 일정을 브리핑해줘.”

광주시의회 이정기<사진> 특별전문위원의 하루는 AI챗봇과의 대화로 시작된다. 아침 일찍 눈을 뜨면 전날 휴대전화 달력에 적어놓은 내용을 바탕으로 AI가 하루 일정을 정리해 브리핑한다.

출근길 막히는 도로도 지루할 틈이 없다. “어제 광주시의회와 관련된 뉴스 정리해 줘” 한마디면 AI 리포터가 실시간 브리핑을 해준다.

사무실에 도착해서도 ‘AI 동반자’는 계속 활약한다. 보고서 초안부터 홍보 영상까지 요청사항을 입력만 하면 결과물이 뚝딱 완성돼 이 전문위원 앞에 놓인다. 그야말로 든든한 개인비서가 생긴 셈이다.

이 전문위원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바탕으로 ‘인공지능 AI 10급 공무원 활용법’을 펴냈다.

책은 AI가 공무원들의 일을 대체할까 두려워하는 것이 아닌 AI를 ‘똑똑한 신입 주무관’이자 협업의 대상으로 여겨 공존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부록에는 자주 쓰는 AI 도구 모음, 바로 사용할 수 있는 프롬프트 예시 등 실전 매뉴얼이 담겨있다.

그는 책에서 ChatGPT ‘채리’, Gemini ‘제리’, Claude ‘클락’을 10급 주무관 비서 3인방으로 임명하고 이들에게 자료 분석과 홍보, 민원 응대, 보고서 작성 등을 맡겼다.

20여년 간 국회와 지방의회에서 사무처 당직자, 정책연구위원, 국회 보좌관 등으로 일했던 그는 10분짜리 연설문 작성을 위해 몇 시간이고 정책 공부에 매진했던 과거를 떠올리며 “20년 전에도 챗봇이 있었다면 더 능률적으로 일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정년을 3년 앞둔 그가 처음부터 AI에 마음을 열었던 것은 아니다. AI가 사실과 다른 정보를 생성하는 ‘할루시네이션(환각)’에 대한 우려가 컸고 늘 2%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방자치인재개발원의 AI 활용 교육을 들으며 그의 인식은 완전히 바뀌었다.

“교육 과정에서 광주시의회 업무편람을 AI 챗봇에 입력하고 질문을 했는데, 챗봇이 정말 빠른 속도로 깔끔한 답변을 내놓았어요. 일터로 돌아가 AI를 적극 활용하면 일상에 큰 변화가 있을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AI는 ‘활용하기 나름’이라는 것을 그때 깨달았죠.”

이 전문위원은 시민이 실감하는 AI 중심도시 광주로 거듭나기 위해 공직자들이 나서서 AI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I는 귀찮고, 새로운 것이라는 거부감보다 어떻게 더 잘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해야 하는 단계입니다. 무엇보다 대시민 서비스에 충실하기 위해 단순 반복 업무는 AI에게 맡기고 공직자들은 밖으로 나가 현장을 살피는 게 더욱 효과적이고 실질적인 업무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일은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이 전문위원은 “시민들은 시장을 비롯한 선출직, 일반직 공무원에게 업무를 위임한 것이지 AI에게 위임한 것이 아니다”며 “AI는 단순 도구로 활용할 뿐 의사결정은 결국 인간이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사진=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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