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 도서지역 안정적 물 공급 나선다
단기 처방·장기적인 체질 개선 병행 ‘투트랙’ 전략 수립
식수원 개발 ‘응급처방’·영광·완도 등에 지하수 저류댐
2025년 09월 16일(화) 19:50
전남도가 기후변화로 인해 반복되는 가뭄과 식수난으로 고통받는 도서지역의 안정적인 물 공급에 나선다. 단기적인 식수원 확보부터 장기적인 수원 다변화를 아우르는 종합대책을 마련, 섬 주민들의 숙원인 안정적인 물 공급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16일 전남도에 따르면 전남지역 유인도는 목포, 여수, 신안 등 12개 시·군, 257개다. 약 7만 5000세대 15만여 명이 거주 중이다. 그러나 섬 지역은 지리적 특성상 하천 발달이 어렵고 저수지 규모가 작아 가뭄에 취약하다. 대부분 단일 식수원에 의존하는 탓에 가뭄이 닥치면 속수무책으로 식수난에 직면할 수 밖에 없다. 섬 주민들은 급수선과 급수차에 의존하는 생활을 반복하고 있다.

실제 극심한 가뭄을 겪었던 2022~2023년, 완도군 부황제의 경우 ‘1일 급수, 5일 단수’라는 극한의 제한급수를 시행했고, 진도 조도면 저도 등 14개 섬은 지금도 물탱크에 의존해 운반 급수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전남도는 단기 처방과 장기적인 체질 개선을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을 수립했다.

우선 단기 대책으로 ‘도서지역 식수원 개발사업’을 통해 416억원을 투입, 5개 시·군 10개소에 대한 응급 처방에 나선다. 가뭄이 잦은 지역을 중심으로 해저관로 6개소, 식수전용저수지 1개소, 송수관로 1개소 등을 설치한다. 이와 함께 내륙지역의 노후 상수관을 정비(10개 시·군 16개소, 1035억 원)해 누수를 막고, 여기서 확보된 여유 수량을 도서지역으로 돌리는 연계 전략도 추진한다. 또 단일 수원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여수시 초도·손죽도·소거문도 3곳에는 연내 해수담수화시설 설치를 완료할 예정이다.

전남도는 장기적으로 항구적인 물 공급 시스템 구축에 집중한다. 핵심은 수원 다변화다. 이미 영광 안마도(2021년)와 완도 보길도(2023년)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한 ‘지하수 저류댐’ 사업이 대표적이다. 지하수 저류댐은 땅속에 차수벽을 설치해 지하수를 가둬두는 방식으로, 가뭄에도 마르지 않는 수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전남도는 이 성공 모델을 완도 소안도와 청산도에도 확대 적용하기로 하고, 각각 70억 원 규모의 실시설계 용역을 진행 중이다.

더불어 2035년까지 8517억원을 투입, 노후상수도 현대화사업(2단계)을 통해 섬 지역의 낡은 수도관을 전면 교체, 물이 새는 것을 원천 차단해 유수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방침이다.

나아가 정부와의 협력을 통한 정책적 해결에도 힘쓴다. 환경부가 수립하는 ‘국가수도기본계획’에 광역상수도를 도서지역까지 연결하는 계획과 배분량을 명시적으로 반영해 줄 것을 강력히 건의할 방침이다. 빗물이용시설, 이동식 해수담수화 선박 운용 건의, 한국수자원공사와의 협력을 통한 정기적인 병입수 제공 등 섬의 규모와 특성을 고려한 다각적인 대책도 함께 추진한다.

전남도는 향후 시·군과의 간담회를 통해 지역별 맞춤형 대책을 더욱 구체화하는 한편, ‘도서지역 식수원 현황조사 및 대책수립 용역’을 발주해 과학적 데이터에 기반한 중장기 물 관리 로드맵을 완성할 계획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안정적인 물 공급은 섬 주민들의 생존권과 직결된 최우선 과제”라며 “가뭄이 와도 단수 걱정 없는 ‘물 복지’를 실현하고, 나아가 관광객 유치와 지역 경제 활성화의 기반을 닦을 수 있도록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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