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상 위험’ 농촌이 높지만 ‘낙상 사고’ 도시가 많아
전남대 노화과학연구소 조사 ‘100세人’농촌과 도시의 차이
낙상 위험 농촌 34.1%·도시 10.8%…경험 농촌 20%·도시 31.7%
마을 밖 이동 농촌 48%·도시 27%…요양혜택 도시 89%·농촌 63%
2025년 09월 14일(일) 19:40
/클립아트코리아
농촌 사는 95세 이상 어르신(백세인)의 낙상 위험이 도시의 백세인 보다 3배 이상 크지만, 낙상 비율은 10% 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혼자서 이동할 수 있는 활동범위는 농촌 백세인이 도시 백세인 보다 훨씬 넓은 것으로 밝혀졌다.

전남대 노화과학연구소의 다학제 연구팀이 지난 2023년부터 2년간 광주(동·서·북구)와 화순군에 거주하는 백세인 142명(광주 88명, 화순 54명)을 대상으로 한 양 지역의 생활 환경 조사 결과 보고서인 ‘농촌(화순)과 도시(광주) 백세인의 삶과 라이프스타일(발표 : 이정화 전남대 생활복지학과 교수)’에서 이같이 밝혀졌다.

이번 조사 결과 농촌과 도시 백세인은 주거환경 위험평가·활동 범위·장기요양서비스 수혜 비율 등에서 뚜렷한 상대적 차이를 보였으며, 교육 기간·주관적 건강·생존 자녀 수 등은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먼저 주거환경위험(구조적 위험, 방·부엌 위험, 욕실·화장실 위험, 외부 위험) 부문에서 농촌 주택의 구조적 낙상위험은 34.1%(44가구 중 15가구)로, 도시의 10.8%(65가구 중 7가구) 보다 3배 이상 높았다. 하지만 실제 낙상을 경험한 백세인의 비율은 농촌(20%)이 도시(31.7%)보다 10% 이상 더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같은 상반된 결과에 대해 연구팀은 신체 활동량 및 근골격계 기능 차이, 보행 환경, 생활환경의 복잡성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분석했으며, 특히 위험을 인식하는 태도와 대처 행동도 원인으로 꼽았다. 다만 표본이 크지 않다는 점 등을 고려해 추가적인 실증 연구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또 활동 범위에 있어서 농촌 지역인 화순에 비해 광주에 거주하는 도시 백세인이 훨씬 제약적이었다.

활동 범위를 방 안, 집과 이웃, 마을 안 멀리, 마을 밖 4개 구역으로 나눈 조사에서 도시 백세인 10명 중 7명 이상(72.6%)은 ‘방안 또는 집과 이웃집’이 이동 반경이었으며, ‘마을 안 멀리 또는 마을 밖’까지 이동하는 경우는 27%였다. 반면 농촌 백세인은 거의 절반에 육박하는 48%가 ‘마을 안 멀리 또는 마을 밖’까지 이동해 도시와 대조를 이뤘다.

특히 성별로 보면 ‘마을 밖’까지 이동하는 남성은 농촌이 70%인데 비해 도시 백세인은 20%였으며 여성은 농촌 13,6%, 도시 1.9%로 차이를 보였다.

이에 대해 이정화 교수는 “이같은 결과는 건강·교통 여건 등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마을 거주기간, 사회적 관계 등과 연관이 있다” 면서 “농촌에 비해 주거 장소를 바꾸는 이사가 잦고, 사회적 교류도 상대적으로 적어 도시 백세인의 활동 범위가 제한적으로 나타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에서 마을 거주 평균기간은 광주 19.62년, 화순 54.63년으로 장소 애착·이동성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으로 꼽혔다.

또 집에 거주하는 양 지역 백세인에 대한 재가 급여·시설 급여·복지 용구 등 장기요양 서비스 혜택 비율은 도시 백세인 89%, 농촌 63%의 차이였다. 이같은 요양 서비스 차이는 복지 서비스의 접근성 문제 또는 도시 지역 백세인의 기능 수준이 농촌에 비해 낮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조사를 통해 양 지역의 어르신들이 장수하게된 공통점도 밝혀졌다.

고연령에 따른 신체적·사회적 변화를 실감하면서도 자신이 건강을 잘 유지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주관적 건강’이 광주 49%, 화순 54%로 비슷한 수준이었으며, 평균 교육기간도 도시 4.19년, 농촌 3.38년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또 백세인을 돌보며 건강을 유지하는데 결정적 도움이 되는 자녀 수에 있어서도 광주는 평균 생존 자녀 수가 4.26명이었고, 화순은 5.04명으로 비슷했다.

이정화 교수는 “백세인의 삶에 지역사회 환경은 많은 영향을 미치지만 어느 곳에서 백세인이 더 질적인 삶을 사는가에 대해서는 단정짓기 어렵다”면서 “중요한 것은 백세인의 삶이 매우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농촌과 도시 백세인의 삶의 모습이 서로 다르게 나타나는 만큼 각 지역사회가 행복한 백세인의 삶을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할 점을 찾아내는 것이다”고 밝혔다.

/서승원 기자 swseo@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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