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 5·18 민주화운동 헌법 전문 수록 등 개헌 공식 언급
제77주년 제헌절 맞아 페이스북서 취임 후 처음으로 개헌 주문
“국민 대표인 국회가 ‘국민중심 개헌’의 대장정 나서줄 것 기대”
2025년 07월 17일(목) 11:44
국무회의에서 발언하는 이재명 대통령.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은 17일 ‘5·18 민주화운동 헌법 전문 수록을 포함한 개헌’을 취임 이후 처음으로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제77주년 제헌절을 맞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국민의 대표인 국회가 ‘국민중심 개헌’의 대장정에 힘있게 나서주실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계절이 바뀌면 옷을 갈아입듯, 우리 헌법도 달라진 현실에 맞게 새로 정비하고 다듬어야 할 때”라며 이같이 밝혔다.

특히 “5·18 민주화운동 헌법 전문 수록, 국민 기본권 강화, 자치 분권 확대, 권력기관 개혁까지 지금 이 시대가 요구하는 헌법의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5·18 민주화운동 헌법 전문 수록을 강조하면서 광주·전남 현안 중 하나인 5·18의 왜곡을 막고 정신을 기리는 작업에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5·18정신 헌법전문 수록은 거부할 수 없는 시대 정신임을 주창해 왔다.

이 대통령은 후보 시절 “우리 사회는 이미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자고 합의했다”며 “민주주의 산 역사를 헌법에 명시함으로써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한층 더 굳건하게 지켜 나가자”고 제안했다.

무엇보다도 당시 ‘내년 지방선거나 늦어도 2028년 총선에서 하자’고 구체적으로 개헌 시기를 언급했다는 점에서 실현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또 취임사에서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 소설을 인용하며 “과거가 현재를 돕고, 죽은 자가 산 자를 구했습니다. 이제는 우리가, 미래의 과거가 되어 내일의 후손들을 구할 차례이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과거 정권에서도 헌법전문 수록을 약속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헌법 전문은 헌법의 본문 앞에 쓰여 헌법전의 일부를 구성하는 헌법의 ‘서문’(序文)이다. 헌법의 이념적 기초이자 헌법을 총체적으로 지배하는 최상위 규범을 함축하는 것은 물론, 국가의 창설이나 국가의 변화와 발전에 영향을 미친 역사적 사건들을 언급해 공동체의 정체성을 규정하고 있다.

5·18 민주화운동 정신이 헌법 전문에 수록되면 ‘12·3 계엄’과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 일부 극우 세력에 의해 광주에서 자행됐던 ‘5·18 비하와 왜곡’은 더욱 논리적 힘을 잃게 될 전망이다. 또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리박스쿨’ 등의 역사 부정에도 경종을 울릴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

개헌과 관련해서 이 대통령은 “77년 전 오늘, 국민의 뜻으로 만들어진 우리 헌법은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주권재민의 대원칙을 당당히 천명했고, 대한 국민은 숱한 역경을 이겨내며 헌법정신을 현실에서 구현, ‘K 성공 신화’라는 놀라운 역사를 써 내려갔다”고 평가했다.

또 “초유의 국가적 위기였던 12·3 내란조차 헌법의 테두리 안에서 평화롭고 질서 있게 극복해냈다”며 “전 세계가 감탄한 우리의 회복력 역시 국민이 지켜낸 헌법정신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이제는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대한민국을 이끄는 나침반이 될 새 헌법은 아픈 역사를 품고 정의로운 미래로 나아가는 선언이어야 한다”며 “국민 모두의 꿈과 염원이 담긴, 살아 움직이는 약속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개헌 논의 과정에서 국민의 뜻이 충실히 반영되도록 대통령으로서 함께 노력하겠다”며 “그것이야말로 주권자인 국민의 의지가 국정 전반에 일상적으로 반영되는 ‘국민이 주인인 나라’로 향하는 길이라 굳게 믿는다”고 덧붙였다.

/오광록 기자 kro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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