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로 갈라진 대한민국…부울경에 부는 변화 바람
PK 이재명 득표율 올라…부산 40.1%·울산 42.5%·경남 39.4%
이 대통령 탈이념·탈진영 행보 영향…중도층·약한 보수 움직인 듯
2025년 06월 04일(수) 20:50
제 21대 대선 결과에서 또다시 동서(東西) 양분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서쪽 이재명, 동쪽 김문수, 마치 국토를 동(東)과 서(西)로 반으로 가른 듯한 지역별 전통 지지세가 반복됐다. 계엄과 탄핵으로 치러지는 치러지는 대선임에도 보수 지지세가 강한 지역은 변함 없이 보수 후보로 결집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번 대선 결과 그동안 보수 텃밭으로 꼽혔던 부산·울산·경남(PK)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득표율이 앞선 20대 대선보다 크게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맹목적인 보수 지지세가 옅어지고 인물과 정치 상황을 고려한 유권자들의 선택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제 21대 대선 결과 이재명 대통령이 앞선 지역은 광주와 전남·전북·서울·인천·대전·경기·충남·충북·제주·세종 등 11곳으로, 모두 한반도 서쪽에 위치한 지역이다. 반면 김문수 후보가 앞선 곳은 한반도 동쪽인 부산·대구·울산·강원·경북·경남 등 6곳이었다.

광주(84.77%)와 전남(85.87%), 전북(82.65%) 등 호남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고, TK의 경우 호남만큼은 아니지만 김문수 후보에 대해 70%에 가까운 높은 지지(대구 67.62%, 경북 66.87%)를 나타냈다.

눈여겨 볼 대목은 PK에서의 이재명 대통령 득표율이다. 이번 대선에서 PK 지역 내 이재명 대통령 득표율은 부산 40.14%, 울산 42.54%, 경남 39.4%였다. 이재명 대통령의 전국 득표율인 49.42%와 비교하면 최저 6.88%포인트(울산), 최대 10.02%포인트(경남) 낮았다.

지난 20대 대선 때 이 대통령의 득표율과 비교하면 부산의 경우 1.99%포인트, 울산은 1.57%포인트, 경남은 2.02%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지난 20대 대선과 21대 대선의 경우 진보 후보가 이재명 대통령으로 같았지만, 더 많은 지지를 받아냈다.

과거 30%에 머물던 PK 지역의 진보 후보 득표율이 40%대로 올라섰다는 점에서 달라진 분위기를 감지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PK의 경우 지난 22대 총선에서도 40개 국회의원 자리 중 더불어민주당이 차지한 건 5석에 불과할 정도로 늘 견고한 보수 지지세를 보여주는 지역이다. 그러나 이번 대선의 경우 고착화된 강한 보수 지지세 속에서 반(反) 이재명 정서를 ‘내란 정당’에 대한 심판론이 잠재웠다는 분석과 보수 정당에 대한 실망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강원 역시 김 후보가 47.3%의 득표율을 기록, 이 대통령(43.95%)를 앞섰지만 지난해 대선과 비교해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2.65%포인트 오르며 변화된 민심이 감지됐다.

이재명 대통령 득표율이 PK보다는 높았지만 TK에서도 지난 20대 대선과 비교해 보수 후보(김문수) 득표율이 70%대(대구 75.14%, 경북 72.76%)에서 60%대로 낮아진 점도 결국 이재명 대통령이 보여준 실용·민생 이미지와 탈이념·탈진영 행보가 보수 유권자 표심을 바꿔놨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견고한 보수층이 움직였다기 보단, 지역 특성상 보수 정당을 지지해온 중도층과 충성심이 약한 보수 지지층이 움직인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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