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 5월, 예술로 꽃피우리
ACC, 18~27일 ‘오월문화주간’…민주·인권·평화 메시지 담아
‘메모리얼 투어’·어린이 인형극 ‘꽃잠’·‘오월어머니의 노래’ 등
2025년 05월 12일(월) 20:10
ACC는 오는 18일부터 ‘오월문화주간’을 운영한다. 24~25일 ACC어린이극장에서 펼쳐지는 인형극 ‘꽃잠’의 한 장면. <ACC 제공>
1980년 광주의 오월이 예술 속에서 다시 피어난다.

자유를 향한 뜨거운 외침은 연극이 되고, 상실의 슬픔은 노래가 되며, 평화를 바라는 마음은 춤이 되어 도시를 물들인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은 올해도 ‘오월문화주간(18일~27일)’을 운영한다. 민주와 인권, 평화의 메시지를 담은 다채로운 문화예술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특히 올해는 5·18민주화운동 45주년이자 ACC 개관 10주년을 맞는 해로, 오월의 역사적 의미를 예술로 풀어내 보편적 가치로 확장하고 세계와 나누는 데 초점을 맞췄다.

문화주간의 포문은 ‘나는 광주에 없었다’가 연다. 오는 15일 예술극장 극장2 무대에 오르는 이 작품은 5·18민주화운동 당시 치열했던 열흘의 시간을 배경으로 하는 연극이다. 수도권 관객을 위한 ‘메모리얼 투어’ 프로그램도 마련돼, 5·18 역사기행과 함께 작품을 감상할 수 있을 예정이다.

‘오월어머니의 노래’ 무대에서 공연을 하고 있는 오월어머니들. <ACC 제공>
이어 24일, 예술극장 2에서는 ‘오월어머니의 노래’가 울려 퍼진다. 5·18민주화운동 당시 가족을 잃은 오월어머니들과 지역 예술인이 함께 꾸미는 공연으로, 슬픔과 그리움을 노래로 승화한다. 국악인이자 배우 오정해 씨가 참여해 어머니들의 절절한 사연을 관객에게 전하며, 이 공연은 올해 일본 오사카에서도 선보일 예정이다.

어린이들을 위한 공연도 마련됐다. 한국과 크로아티아가 공동 제작한 인형극 ‘꽃잠’은 전쟁 속에서 무너져버린 일상에서 도망쳐 깊은 잠에 빠져버린 한 소녀의 이야기를 다룬다.난민 가정의 아동·청소년들에게 나타나는 코마상태인 ‘체념증후군’을 소재로, 평화로운 일상의 소중함을 아이들의 시선으로 전한다. 24~25일 ACC 어린이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ACC는 오는 18일부터 ‘오월문화주간’을 운영한다. 24~25일 ACC열린마당에서 선보이는 놀이패 신명의 마당극 ‘언젠가 봄날에’의 한 장면. <ACC 제공>
ACC열린마당에서 ‘민주·인권·평화 마당극제’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열린다. 우선 24일에는 놀이패 신명의 ‘언젠가 봄날에’가 무대에 오른다. 5·18 당시 행방불명된 이들과 그 가족의 이야기를 따라, 여전히 진행 중인 상처와 아픔을 창작 탈굿과 소리, 춤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25일에는 극단 세이레의 ‘오사카에서 온 편지’가 이어진다. 작품은 제주4·3으로 모든 것을 잃고 일본으로 밀항한 한 여인의 삶을 다룬다. 그의 이야기를 통해 억압과 상실의 시대를 건너온 제주인의 정신을 되새기고, 지역과 시대를 초월한 보편적 가치를 예술의 언어로 다시 쓴다.

교육 프로그램도 풍성하다. ‘ACC 평화이야기보관소’는 디지털 게임을 통해 종교, 독재, 난민 등 폭력의 역사를 배우고, 공감 능력과 사고력을 키우는 체험 프로그램이다. 참가자는 스마트 기기를 활용해 주어진 미션을 수행하며 갈등 상황을 조정해 나가게 된다. 오는 29일까지 참여 가능하다.

이외에도 5·18 역사 현장을 탐방하며 당시 가족의 이야기를 듣는 ‘가슴에 묻은 오월이야기’와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인 ‘민주·인권·평화 숏폼 영상 공모전’, ‘오월이야기 퍼즐’ 등 다양한 콘텐츠가 마련돼 있다. 자세한 내용은 ACC 누리집에서 확인 가능하다.

김상욱 전당장은 “오월의 기록을 단순한 역사로 남기지 않고, 예술이라는 언어로 다시 이야기하고자 다양한 문화행사를 마련했다”며 “옛 전남도청 자리에 선 ACC가 5·18정신을 기억하는 살아 있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 아픔을 기억하고, 그 기억 위에 새로운 희망과 상생의 문화를 쌓아가는 미래의 장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계속해서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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