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입장 생각하는 색다른 여행 떠나요”
‘지역 기후여행자학교@광주’ 기획 임영신 이매진 피스 대표
광주지속가능발전협 등 주관…제비 여행·광주맵핑 워크숍
6월 10일 개강…“광주의 지속가능한 여행 루트 개발할 것”
2025년 05월 12일(월) 19:45
<임영신 작가 제공>
광주에서 색다른 여행학교가 문을 연다. 기후 위기의 시대, 우리의 여행은 어떤 모습이어야할까 생각해 보는 학교다.

광주지속가능발전협의회, 유어스텝 등이 주관하는 ‘지역 기후여행자학교@광주’(6월10일~24일 매주 화요일 오후 2시 한걸음 가게)는 여행을 매개로 지속가능한 삶의 전환을 고민하고, 지역 기반의 지속가능한 여행 장소를 찾아 연결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번 프로젝트의 전체 기획을 맡은 이는 20여년간 평화여행가, 공정 여행가로 활동하며 최근 ‘기후여행자’(열매하나 간)를 펴낸 임영신 이매진 피스 대표다.

“탄소배출량의 10분의 1이 여행에서 발생한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이번 여행학교는 여행의 추억을 만드는 것도 좋지만 ‘전지적 지구 시점’으로 지구의 입장에서 우리가 남기는 탄소 발자국이 얼마나 무거운지 생각해보는 기획이죠. 여행이 단지 소비의 시간이 아니라 함께 공존하고, 지구와 연결된 감각을 회복하는 시간이라는 사실을 알아가면 좋겠습니다.”

여행학교는 ‘기후 위기 시대, 숨과 삶을 지키는 1.5도씨 기후여행’, 세상을 바꾸는 ‘제비 여행’, 서울 연희동으로 떠나는 1박 2일 기후여행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진행되며 특히 광주의 오래된 골목 등 지역기반 탄소 중립 기후 여행의 출발점을 만드는 ‘광주맵핑 워크숍’이 눈길을 끈다.

“휴가 때 여행하는 방식을 조금씩 바꾸면 일상에서도 많은 변화가 일어납니다. 여행에서 경험한 친화경 라이프 스타일이 일상을 전환하는 밑거름이 됩니다. 나의 일상에 질문을 던지며 하루하루를 재구성해 보는 거죠. 여행이 삶의 전환을 만드는 계기가 되는 겁니다. 그냥 스쳐 지나가는 게 아니라, 지역과 관계 맺는 여행이 중요합니다. 더 나은 장소를 함께 만들어간다는 돌봄의 여행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죠. 단절과 소비가 아닌, 회복과 연결, 공존의 여행을 하는 게 필요합니다.”

임 대표는 여행객들이 ‘기준’을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부킹닷컴 등에서 숙박을 예약할 때 지속가능성 인증 숙소 등 필터링 기준을 강화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내가 머무는 숙소가 대체 에너지를 사용하는지, 지속가능한 기준들을 지키고 있는지, 로컬 푸드 등을 활용해 조식을 제공하는 지 묻는 거죠. 플라스틱 물병 대신 유리병이나 다용도 용기에 담긴 물을 제공해 줄 수 있는지 사람들이 계속 묻게 되면 숙소에서도 어떤 변화를 인지하고 조금씩 바꿔나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임 대표는 덴마크 코펜하겐시가 지난해 도입한 ‘코펜 페이’를 소개했다. 인구 60만의 도시인 코펜하겐에는 연 800만명의 관광객이 모여든다. 탄소배출 감소를 도시 목표로 삼은 상황에 여행객들이 함께하지 않는다면 목표 달성은 어려운 상황. 시는 자전거나 도보 등 친환경적인 방식으로 여행할 경우 24개 거점에서 리워드를 제공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광주는 좋은 인연들이 많아 자주 찾게 됩니다. 양림동에서 묵곤하는데 사람이 어떤 도시를 자주 찾는 건 이유가 있어요. 관계 맺는 사람과 공간이 있다면 자주 방문하게 되죠. 대부분의 도시 관광정책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오느냐를 중요시하는데 이제는 얼마나 다시 방문하느냐가 중요해졌어요. 도시가 보여주고 싶은 것은 결국 도시의 미래입니다. 탄소 중립 시대에 도시가 여행과 어떻게 연결될 것인지 제안하는 게 필요하지요. 지구와 함께 공존하는 도시를 만들어야합니다.”

임 대표는 하반기에 기회가 닿는다면 광주의 지속가능 여행 루트를 개발하는 기획까지 진행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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