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장애인 육상 3남매 ‘3관왕 금빛 신화’ 이어간다
김천천·지혜·선정 남매…1월부터 기록 단축 위한 동계훈련 돌입
국가대표 지혜는 선수촌 입촌…파리 패럴림픽 출전 위해 ‘구슬땀’
국가대표 지혜는 선수촌 입촌…파리 패럴림픽 출전 위해 ‘구슬땀’
![]() 광주월드컵경기장 옆 트랙연습장에서 가볍게 몸을 풀고 있는 육상 3남매. |
전국장애인체육대회(이하 전국체전) 3관왕의 영예를 올해도 지속하기 위한 육상 3남매의 ‘겨울 담금질’이 시작됐다.
광주시 장애인육상연맹 소속 김천천(24·한전 KPS), 김지혜(18·호남대 1년), 김선정(17·세광학교) 남매가 지난해 전국체전 이후 한 달여의 휴식을 끝내고 1월부터 한 단계 더 도약을 위한 동계훈련에 돌입했다. 1남5녀 중 맏이인 천천과 넷째인 지혜는 필드 종목(원반던지기, 포환던지기, 창던지기)에서, 다섯째 선정은 트랙 종목(100m, 200m, 400m)에서 기록 단축을 위해 자신과의 싸움을 시작한 것이다. 목표는 불과 2개월여 전에 자신들이 이뤄낸 전국체전 기록을 경신하는 것.
지난 전국체전에서 김천천은 F13(시각장애) 남자 창던지기에서 30m42, 원반던지기 29m57, 포환던지기 9m84의 기록으로 3관왕 소식을 전했다. 지혜도 F13 여자 창던지기 21m27, 원반던지기 22m98, 포환던지기 7m06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3종목 모두 한국신기록이다. 또한 전년도에 이어 2년 연속 3관왕을 차지하면서 단 한 명에게 주어지는 ‘신인선수상’의 영예도 안았다. 선정도 첫 출전한 전국체전에서 400m(1분19초70), 200m(33초59), 100m(16초47)를 각각 1위로 달리면서 놀라운 신고식을 치렀다. 이같은 3남매의 눈부신 활약은 광주광역시(금 68, 은 74, 동 55)가 전국체전 종합 5위로 도약하는데 큰 힘이 됐다.
지난 2일 그 감동을 올해도 이어가기 위해 구슬땀 흘리고 있는 장애인국민체육센터를 찾아가 3남매를 만났다. 간단한 운동복 차림에 해맑은 표정으로 아직 앳되어 보이는 이들이 전국대회 3관왕의 실력자들이라는 사실에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동계 훈련은 광주시 장애인체육회 육상 전문 지도자인 박영식(36·광주시 장애인육상연맹) 코치의 지도로 진행되고 있다. 1주일은 5일 훈련에 2일 휴식. 하루 훈련시간표는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자세 연습과 기초체력 단련, 오후 2시30분부터 5시까지 체력훈련이다. 단 선정이 경우는 아직 휴식이 더 필요하기 때문에 오전 훈련 없이 오후 체력훈련에만 합류하고 있으며, 일주일에 이틀은 염주체육관 4층 실내 트랙에서 실전훈련을 갖는다. 매일 반복되는 훈련에도 피곤한 기색 보다는 되레 즐기는 듯한 표정에서 그들만의 여유가 엿보인다.
3남매를 4년 동안 지도해 온 박영식 코치는 “이들 모두 성실한데다 도전정신도 강하고 체격조건도 좋아 세계적 선수로 커 갈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 면서 “무엇보다 셋 다 긍정적인 성격에 고된 훈련도 잘 이겨냄으로써 훈련의 효율성도 훨씬 높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천천은 올해 두 가지의 목표를 세웠다. 첫 번째는 지난해 전국체전의 3관왕 타이틀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다. 이번 동계훈련을 통해 지난 2022년 원반던지기에서 세웠다가 내어준 한국신기록을 되찾겠다는 각오이다. 두 번째는 올해 11월 특수교사 임용시험에 합격하는 것이다. 조선대 특수교육학과 출신으로 중등 2급 교사 자격증이 있는 데다, 박 코치의 조언에 따라 공부와 훈련을 병행하면서 ‘두 마리의 토끼’를 잡겠다는 기세이다.
‘한국신 3관왕’ 지혜의 꿈은 야심차게 세계로 향한다. 지난해 7월 태극마크를 단 지혜는 이달 중 경기도 이천에 있는 장애인 국가대표 선수촌에 들어가 각종 세계대회를 준비하게 된다. 아쉽게도 지금까지 국제대회에 출전한 적이 없는 관계로 패럴림픽 기준 기록도 없어 오는 9월 열리는 프랑스 파리패럴림픽 출전 여부는 현재로선 불투명하다. 하지만 오는 3월 이탈리아 그랑프리와 5월 고베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좋은 기록을 획득한다면 파리행 티켓이 전혀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이에 지혜는 조급해하지 않고 4년 후 패럴림픽을 내다보고 있다. 박 코치는 “현재의 기량과 정신력으로 노력한다면 다음 일본 패럴림픽 출전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고 예상한다. 세계무대에 나서게 될 지혜는 이번 훈련 기간 중 포환던지기의 고난도 기술 중 하나인 한발로 중심 잡는 훈련에도 집중하고 있다. 게다가 지혜의 선수촌행에 박 코치의 합류 가능성도 있어 선수촌 훈련이 지금처럼 편안하게 진행된다면 지혜의 기량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운동하는데도 바쁜 그도 오빠처럼 훈련 틈틈이 학업에 열중해 제과·제빵 자격증까지 갖춰 특유의 근성을 확실히 보여주고 있다.
선정의 포부도 오빠·언니에 뒤지지 않는다. 지난해 처음 출전해 1위를 휩쓴 100m·200m·400m에서 올해도 3관왕 유지는 물론 400·200m는 한국신기록에 도전하겠다는 당찬 목표를 세웠다. 항상 오빠와 언니의 응원 속에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의지로 더욱 뜨겁게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훈련이 없는 날에는 웹툰을 즐겨보고, 아이유 노래도 자주 듣는다는 고교생 선정이의 해맑은 표정이 어찌 보면 오빠·언니보다 더 여유 있어 보인다. 여기에 격없이 이들을 지도하는 박 코치도 마치 삼촌처럼 이들과 함께 호흡을 맞춰 환상의 팀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여세를 몰아 지난해 전국체전에서 감동을 줬던 3남매의 ‘금빛 스토리’가 올해도 계속 이어지길 기대해 본다.
/글·사진=서승원 기자 swseo@kwangju.co.kr
광주시 장애인육상연맹 소속 김천천(24·한전 KPS), 김지혜(18·호남대 1년), 김선정(17·세광학교) 남매가 지난해 전국체전 이후 한 달여의 휴식을 끝내고 1월부터 한 단계 더 도약을 위한 동계훈련에 돌입했다. 1남5녀 중 맏이인 천천과 넷째인 지혜는 필드 종목(원반던지기, 포환던지기, 창던지기)에서, 다섯째 선정은 트랙 종목(100m, 200m, 400m)에서 기록 단축을 위해 자신과의 싸움을 시작한 것이다. 목표는 불과 2개월여 전에 자신들이 이뤄낸 전국체전 기록을 경신하는 것.
동계 훈련은 광주시 장애인체육회 육상 전문 지도자인 박영식(36·광주시 장애인육상연맹) 코치의 지도로 진행되고 있다. 1주일은 5일 훈련에 2일 휴식. 하루 훈련시간표는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자세 연습과 기초체력 단련, 오후 2시30분부터 5시까지 체력훈련이다. 단 선정이 경우는 아직 휴식이 더 필요하기 때문에 오전 훈련 없이 오후 체력훈련에만 합류하고 있으며, 일주일에 이틀은 염주체육관 4층 실내 트랙에서 실전훈련을 갖는다. 매일 반복되는 훈련에도 피곤한 기색 보다는 되레 즐기는 듯한 표정에서 그들만의 여유가 엿보인다.
3남매를 4년 동안 지도해 온 박영식 코치는 “이들 모두 성실한데다 도전정신도 강하고 체격조건도 좋아 세계적 선수로 커 갈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 면서 “무엇보다 셋 다 긍정적인 성격에 고된 훈련도 잘 이겨냄으로써 훈련의 효율성도 훨씬 높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천천은 올해 두 가지의 목표를 세웠다. 첫 번째는 지난해 전국체전의 3관왕 타이틀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다. 이번 동계훈련을 통해 지난 2022년 원반던지기에서 세웠다가 내어준 한국신기록을 되찾겠다는 각오이다. 두 번째는 올해 11월 특수교사 임용시험에 합격하는 것이다. 조선대 특수교육학과 출신으로 중등 2급 교사 자격증이 있는 데다, 박 코치의 조언에 따라 공부와 훈련을 병행하면서 ‘두 마리의 토끼’를 잡겠다는 기세이다.
‘한국신 3관왕’ 지혜의 꿈은 야심차게 세계로 향한다. 지난해 7월 태극마크를 단 지혜는 이달 중 경기도 이천에 있는 장애인 국가대표 선수촌에 들어가 각종 세계대회를 준비하게 된다. 아쉽게도 지금까지 국제대회에 출전한 적이 없는 관계로 패럴림픽 기준 기록도 없어 오는 9월 열리는 프랑스 파리패럴림픽 출전 여부는 현재로선 불투명하다. 하지만 오는 3월 이탈리아 그랑프리와 5월 고베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좋은 기록을 획득한다면 파리행 티켓이 전혀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이에 지혜는 조급해하지 않고 4년 후 패럴림픽을 내다보고 있다. 박 코치는 “현재의 기량과 정신력으로 노력한다면 다음 일본 패럴림픽 출전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고 예상한다. 세계무대에 나서게 될 지혜는 이번 훈련 기간 중 포환던지기의 고난도 기술 중 하나인 한발로 중심 잡는 훈련에도 집중하고 있다. 게다가 지혜의 선수촌행에 박 코치의 합류 가능성도 있어 선수촌 훈련이 지금처럼 편안하게 진행된다면 지혜의 기량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운동하는데도 바쁜 그도 오빠처럼 훈련 틈틈이 학업에 열중해 제과·제빵 자격증까지 갖춰 특유의 근성을 확실히 보여주고 있다.
선정의 포부도 오빠·언니에 뒤지지 않는다. 지난해 처음 출전해 1위를 휩쓴 100m·200m·400m에서 올해도 3관왕 유지는 물론 400·200m는 한국신기록에 도전하겠다는 당찬 목표를 세웠다. 항상 오빠와 언니의 응원 속에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의지로 더욱 뜨겁게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훈련이 없는 날에는 웹툰을 즐겨보고, 아이유 노래도 자주 듣는다는 고교생 선정이의 해맑은 표정이 어찌 보면 오빠·언니보다 더 여유 있어 보인다. 여기에 격없이 이들을 지도하는 박 코치도 마치 삼촌처럼 이들과 함께 호흡을 맞춰 환상의 팀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여세를 몰아 지난해 전국체전에서 감동을 줬던 3남매의 ‘금빛 스토리’가 올해도 계속 이어지길 기대해 본다.
/글·사진=서승원 기자 swseo@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