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백신 가격 병원서 부르는 게 값이라니
2023년 12월 05일(화) 00:00
독감이 급속하게 확산하는 가운데 예방 백신 접종 비용이 광주지역 병원에서 2배 가까이 차이가 발생해 환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포털에서 제공하는 비급여(건강보험 미적용) 진료정보 자료에 따르면 4일 현재 광주의 평균 독감백신 가격은 3만 3616원, 전남은 3만 7143원이다.

하지만, 광주 병·의원은 같은 종류 백신 가격을 최대 두 배까지 더 받고 있다. 대표적으로 녹십자 ‘지씨플루’ 백신을 접종하는 서구의 한 의원은 2만 5000원의 접종비를 받고 있으나, 북구의 한 의원은 5만 원을 요구했다. 동구의 한 병원은 3만 5000원을, 서구의 한 의원은 4만 5000원을 요구하는 등 접종 비용이 천차만별이다. 또다른 백신인 ‘비알플루텍 I 테트라 백신주’의 경우 광산구의 대형병원은 4만 원의 접종비를 받고 있는데 비해 같은 구의 다른 병원은 2만 5000원을 받는다.

독감백신 가격 차가 발생하는 이유는 시장의 원리가 작동하기 때문이다. 건강보험 미적용 항목이어서 병원마다 백신을 사들여 접종하다보니 가격 차가 날 수 밖에 없다는 게 의료계의 설명이다. 물가 상승으로 백신 원가를 올린 것도 접종 비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의료계는 “제약사에서 약제를 구입하는 원가에 세금, 카드 결제 수수료 등을 고려하면 일정 이상 가격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병·의원들의 경영사정을 고려하더라도 백신가격 책정에서 수요 공급의 시장 원칙만을 내세우는 것은 공감하기 어렵다. 더구나 같은 종류의 백신 접종 가격이 두 배까지 차이가 난다는 것은 폭리를 의심하게 한다. 백신 접종 가격이 올라가면 결국 민간 병·의원을 찾는 시민들의 부담만 키운다. 정부와 보건당국은 독감 예방 백신이 사실상 공공재인만큼 가격 관리 정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병·의원도 어려움을 겪는 서민들과 고통을 분담하는 상생의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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