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품질관리사 김대성 기자의 ‘농사만사’… 논에 쌀 농사만 지을 건가요?
콩도 심고 조사료도 심고…농사도 스마트하게
2023년 12월 03일(일) 19:50
논콩 타작
농사의 기본은 쌀농사지만, 이젠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농업 지형의 변화로 쌀 농사가 저물어가는 시대가 왔기 때문이다.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었고, 그중 곡물 쌀이 중심에 있던 때가 있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진 것이다.

우리나라 농경지 153만㏊ 중 논이 77만6000㏊로 51%를 차지하고 있다. 10년 전보다 약 19만㏊ 감소했지만, 벼가 72만㏊ 재배될 정도로 쌀 중심 농업을 해왔다.

이제 쌀 소비 감소가 이어지고 주요 곡물의 국내 생산이 되레 줄어가는 상황에서 식량위기를 극복하는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기에 이르렀다. 수입에 의존하는 주요 곡물의 국내 생산을 확대하고, 안정적인 쌀 수급을 위해 택한 전략작물직불제가 그것이다. 겨울철에는 밀이나 조사료를 재배하고, 여름철에는 가루 쌀이나 논 콩을 이어 짓는 이모작을 하면 직불금(250만원/㏊)을 지급하는 제도다.

이 제도에서 파생한 ‘분질미를 활용한 쌀 가공산업 활성화 대책’은 쌀가공식품산업을 활성화함으로써 밀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쌀 수급 과잉 문제를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2027년까지 가루미 20만t을 시장에 공급하기 위해서 가루미 품종인 ‘바로미2’ 재배면적을 2023년 2000㏊ 수준에서 2026년 4만2000㏊로 확대할 계획이다.

가루미 연구와 함께 최근 늘어나는 가공용 쌀에 적합한 벼 품종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가공용 벼는 떡과 즉석밥, 장류, 과자, 주정 등 밥쌀용을 제외한 모든 용도의 벼를 말하는데, 국립식량과학원에서는 찰벼와 중간찰벼, 유색미, 기능성 벼 등 가공용 벼를 육성해 보급해 왔으며 2022년 전국 벼 재배면적 72만㏊ 중 약 11% 수준인 7만6000㏊에서 재배되고 있다.

한편 지구온난화로 폭염과 냉해, 국지성 호우, 태풍 등 기상재해 발생 빈도가 높아지고 있어 안정적인 식량 작물 생산과 관련 대비한 연구와 대책이 필요하다.

농진청은 기후변화의 원인인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품종 즉 ‘그린라이스’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그린라이스로 개발하고 있는 ‘밀양360호’는 논에서 발생하는 메탄을 16% 줄일 수 있고, 비료 투입량을 절반으로 줄여 메탄 발생량을 최대 23.9%까지 줄일 수 있다. 메탄가스를 줄이는 ‘중간물떼기 기술’은 국가에서 인증하는 감축 수단으로 등록돼 이미 시행되고 있다. 고온에서도 등숙이 잘되는 품종, 냉해에 잘 견디는 품종, 그리고 도열병, 흰잎마름병, 바이러스병, 멸구 등 병해충에 강한 품종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어쨌든 논에서 쌀 농사만 하는 시대는 이미 갔고, 환경친화적인 벼 품종을 심거나, 조사료나 논 콩을 키우는 보다 스마트한 농업을 구상해야 할 시점이 도래했다.

/bigkim@kwangju.co.kr

▲농산물품질관리사=농산물의 품질향상 및 효율적인 농산물 유통질서 확립과 개선을 위한 국가공인 농업전문가로서 농산물의 등급판정과 농산물의 출하시기 조절, 그리고 품질관리기술 등에 대한 자문 등의 직무를 수행한다. 그 밖에 농산물의 선별·저장 및 포장 시설 등의 운용·관리와 포장농산물의 표시사항 준수에 관한 지도 등 농림수산식품부령이 정하는 업무 또한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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