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서 푸짐한 해산물 한상, 완도서 건강한 해양치유 밥상
2023 전남 방문의 해 이번엔 어디로 갈까 <16> 입맛 도는 남도 미식여행
무안 낙지호롱구이·영암 갈낙탕 지역대표 메뉴
신안 왕새우구이·해남 삼치삼합 별미 인기
나주 곰탕·벌교 꼬막 정식 자연의 맛 가득
여수 게장 백반·고흥 나로도 삼치 탕수 ‘명성’
담양 떡갈비·영광 굴비 정식 K-푸드 대표 음식
2023년 10월 24일(화) 18:40
목포 홍어삼합.
단풍, 억새, 갈대가 가을을 수놓으면서 여행 하기에 좋은 시기다. 단풍 색깔만큼 형형색색의 남도가 곳곳에 펼쳐진다. 볼거리와 즐길거리 뿐일까. 입맛을 다시게할 먹을거리도 가득하다. 무더위에 집 나갔던 입맛을 돌아오게 만들 남도의 음식들이 적지 않다. 여행지 만큼이나 지역의 특색있는 음식과 맛집을 미리 챙겨보고 떠나는 요즘 여행족들 트렌드에 딱 맞는 식도락 여행지로 손색이 없다. 63종의 지역특산물을 활용한 광양 곶감빵, 담양 댓잎샌드, 해남 고구마빵 등 빵 맛집을 찾아보는 여행객들도 많다.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 말만 살 찌는 게 아니다. 젓가락질 한창 바빠지는 이 맘때, 사람도 덩달아 살찔 지 모른다.

◇서남권 여행, 풍성한 해산물 한 상=바다에서 구할 수 있는 대부분의 수산물을 맛볼 수 있는 맛의 도시 목포의 명물 중의 명물. 흑산도에서 홍어를 잡지만, 목포수협위판장에서 경매를 통해 각지로 팔려 나가기 때문에 집산지는 목포라는 자부심, 목포 사람들 얘기다. 삭힌 홍어에 수육, 묵은지, 막걸리를 함께 먹는 기존 홍어삼합 뿐 아니라 삭히지 않은 홍어의 쫄깃함을 즐기는 것은 요즘 트렌드다.

세발낙지, 민어회, 꽃게무침, 갈치조림, 병어회·병어찜, 뼈채 썰어먹는 준치무침, 아구탕·아구찜, 우럭간국까지 목포가 자랑하는 9미(味)는 1박 2일로 왔다가 3박 4일 이상 머무르면서 맛보고 가야 서운하지 않다. ‘몸도 마음도 허기질 땐 목포에 가보라’는 말이 나온 이유다. 해풍에 꾸덕하게 말린 우럭살의 감칠맛을 즐기기 좋은 우럭 간국은 술 마신 뒤 딱이다.

바로 옆 무안으로 가면 갯벌에서 잡은 세발낙지를 통째로 볏짚에 돌돌 말아서 삶아낸 후, 양념장을 발라가며 구워낸 낙지호롱구이를 빼놓을 수 없다. 매운 고춧가루 양념 대신, 최대한 담백하게 조리해서 낙지 고유의 맛을 잘 살리는 것이 특징이다. 낙지와 한우 소갈비를 한데 끓여낸 ‘갈낙탕’은 영암 독천낙지 음식거리의 대표 메뉴다.

해남 닭코스 요리.
신안 왕새우구이는 신안 천일염 위에 노릇노릇 구워 먹는 이맘 때가 별미다. 해남의 닭 코스요리와 황칠오리백숙, 땅끝 삼치삼합은 해남 별미다. 닭 코스요리는 시골닭 한 마리로 육회, 닭 불고기, 닭 구이, 보양백숙, 닭죽까지 5가지 요리를 차례로 맛볼 수 있고 지리적 표시로 등록된 지역특화작목인 ‘해남황칠나무’를 활용한 황칠오리백숙은 찬바람 부는 시기에 어울리는 보양식이다. 땅끝마을 횟집에서 삼치를 쌀밥에 얹어 묵은지로 싸 먹는 삼치삼합은 이맘때가 제철이다.

보성 벌교 꼬막정식.
◇중남부권 여행, 담백한 자연의 맛 가득=나주 곰탕집 거리는 나주 관광코스로 자리잡았다.국물이 뽀얀 게 아니라, 맑다. 소뼈 대신 양지나 사태 등 좋은 부위를 삶아 육수를 내는 게 특징. 쇠고기와 소 내장을 넣어 국물을 낸 뒤 삶은 고기와 밥을 넣고 토렴(뜨거운 국물을 부었다 따랐다 하여 덥게 함)해 내놓는다. 화순에서는 능주평야의 주산물인 콩을 활용한, 흑두부 삼합이 입맛을 돌아오게 하는 음식이다.

대표 꼬막 산지 벌교 꼬막을 활용한 꼬막 정식은 보성의 대표 메뉴다. 꼬막전, 삶은 꼬막, 꼬막 초무침, 양념 꼬막 등 삶든, 무치든 어떻게 요리해도 감칠맛을 느낀다. 찬바람이 부는 때가 제철이지만 수확량이 적어 제대로 맛보기가 쉽지 않다.

산과 바다, 강과 들이 어우러진 장흥 특징을 드러낸 음식이 한우와 키조개, 표고버섯을 재료로 한 장흥한우삼합. 맛은 물론, 먹는 재미와 영양까지 두루 갖추며 장흥을 대표하는 일미(一味)라면, 회에 잘 익은 열무김치, 각종 채소와 된장국물을 부어 먹는 된장물회는 별미다.

완도 전복을 중심으로 회, 찜, 물회, 구이 등을 곁들인 완도해양치유밥상은 바다의 모든 맛을 느낄 수 있는 한 상차림이고 강진 마량항은 왕성한 식욕에 불을 지피는 찰전어 구이가 제철이다.

황금빛 물감을 풀어놓은 듯한 가을 순천만 습지 풍경.
◇동부권 여행, 제철 식재료로 만든 로컬푸드 한 상=먹거리가 많은 여수에서도 갈치·게장 백반은 그냥 지나치기엔 섭섭한 대표 음식이다. 거문도 연근 해안에서 잡히는 여수 ‘먹갈치’는 7월부터 11월까지 제철. ‘게장백반’도 여수를 대표하는 메뉴로 자리를 잡았다. 여수 게장백반의 게장은 ‘돌게’로 만드는데, 꽃게보다 많이 잡혀 값이 싸고 흔하게 먹을 수 있지만 작은 몸집에 꽉 찬 감칠맛은 꽃게에 결코 뒤처지지 않는다.

고흥 나로도 삼치구이.
고흥의 신흥 맛 플레이스가 나로도 삼치거리다. 삼치는 10월부터 2월까지 살이 통통하게 올라 제철이다. 삼치 고추장 조림, 삼치 탕수, 삼치어탕, 삼치 커틀릿 등을 제대로 맛볼 수 있다. 고흥읍 시장에서 파는 생선 구이 세트는 고흥 여행 뒤 꼭 챙겨가야할 지역 대표 특산품이다.

구례 산닭구이.
구례 산닭구이는 지리산 일대에서 나는 각종 나물무침과 함께 먹는 재미가 쏠쏠하고 생태도시 순천은 순천만에서 자란 짱뚱어, 칠게, 순천의 산과 들에서 나는 로컬푸드로 내놓는 한 상 차림을 놓쳐서는 안된다. 갈아넣는 게 아니라 통채로 넣고 요리하는 짱뚱어탕은 비린내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광양 전어요리.
광양 망덕포구의 전어구이, 청동화로에 참숯을 피워 구리 석쇠에 구워 낸 광양불고기, 국내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는 섬진강 하류에서 건져올린 재첩을 넣고 끓인 재첩국은 광양에 오면 반드시 먹어야할 대표 음식이다.

◇북부권, K-푸드의 매력 가득=담양의 떡갈비와 대통밥 정식은 K-푸드를 대표하는 남도음식이다. 다진 갈비살을 갈비뼈 위에 떡 모양으로 얹어 만든 떡갈비를 참숯 향이 묻어나게 구워 내놓은 떡갈비에 대통밥, 정갈한 밑반찬을 곁들여 내놓은 상차림은 ‘제대로 대접받고 있다’는 기분이 절로 드는 음식.

대통밥은 3년 이상 자란 왕대의 대통을 잘라 쌀과 대추, 은행, 밤을 넣고 압력솥에서 20~30분간 쪄내 만든다.

굴비의 본고장인 영광에서는 해풍에 말린 참조기를 통보리 속에서 몇 달간 숙성시켜 제대로 말린 영광 보리굴비 정식을 읍내 곳곳에서 맛볼 수 있다.

영광 보리빵.
모싯잎송편 외에 영광 찰보리로 반죽을 만들고 얇게 굽고 팥이나 콩으로 소를 넣어 만든 보리빵은 빵지 순례객들이 찾는 메뉴다.

곡성을 찾는 여행객들이라면 참게탕과 토란 디저트를 리스트에 꼽아놓아야 한다. 가을 제철을 맞은 참게탕은 바다에서 잡히는 꽃게보다 국물의 맛이 더욱 진하고 구수하다. 발갛게 익은 참게 몸통부터 다리까지 아작아작 씹어 먹으면 참게 특유의 단내와 감칠맛이 입안을 가득 메운다.

토란 생산량이 전국 70%를 차지하는 곡성에서 만든 토란만쥬는 토란의 빛깔과 모양을 페스츄리 형식으로 만든 외관에 강낭콩 앙금과 토란 당절임, 아몬드가루를 섞어 넣은 만든 디저트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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