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탄생은 가족의 완성…최고의 추석 선물이죠”
셋째 아이 낳은 광주 허아름·진승찬씨 부부의 추석맞이
비혼·딩크족 등 개인 삶 중시하는 시대 의미있는 늦둥이 출산
사진동호회 적극 활동했던 아내 “지금은 아이 키우는게 취미”
아이가 주는 행복 정말 커…가족의 즐거움과 소중함 느껴요
2023년 09월 26일(화) 20:15
허아름·진승찬씨 부부와 자녀 2명이 갓 태어난 셋째(진세연 양)를 지켜보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들 가족은 “막내는 최고의 추석 선물”이라고 말했다./나명주 기자 mjna@kwangju.co.kr
“아이가 주는 행복을 알게 되니 욕심이 생겼습니다. 올 한가위는 선물처럼 찾아온 막내딸과 함께할 수 있어 더욱 뜻깊습니다.”

이달 9일 광주시 북구 두암동 에덴병원에는 허아름(여·38)씨와 진승찬(41)씨의 딸 진세연 양의 울음소리가 울려퍼졌다.

세연양은 이날 3.4㎏의 건강 체중으로 우렁찬 울음과 함께 작은 발바닥으로 세상을 박차고 태어났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여성이 가임기간에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0.778명으로 1명이 채 되지 않는다.

비혼과 딩크족(결혼 후에 아이를 낳지 않는 부부)이 늘어나고 개인의 삶을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아이를 한명도 채 낳지 않는 가구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결혼 12년차 허씨와 진씨는 어느새 슬하에 아이 셋을 두고 있다.

허씨와 진씨는 지인의 소개로 2010년 만나 약 1년 반의 연애 끝에 결혼했다. 동시에 진세하(12)양을 얻었고 3년 뒤 진예준(9)군을 낳았다.

순천이 고향인 허씨는 결혼 직전까지 광양의 한 회사에서 사무직으로 일했다. 허씨의 취미는 사진찍기였다.

사진동호회에 가입해 적극적으로 활동했고 월급을 받으면 돈을 모아 값비싼 카메라도 구매했다. 하지만 아이가 태어난 이후부터는 취미는 뒷전이 됐다. 허씨는 “아이 키우는게 취미가 됐다”고 웃어보였다.

진씨는 포인트임플란트 회사의 영업직으로 일하고 있다. 회사 사장님의 배려와 격려가 있었기에 순산까지 가능할 수 있었다는게 진씨의 말이다. 진씨는 “만약 자식이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한량같은 삶을 살았을 수도 있지만, 책임져야 할 아이가 있기 때문에 힘든 순간에도 함부로 살아갈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렇듯 허씨부부는 양육과정에서 아이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다고 입을 모았다.

진씨는 “아이로부터 얻는 행복이 정말 크다. 아이가 나를 보며 자란다는 걸 알기 때문에 인내하고 변하게 되는 부분이 참 많다”고 강조했다.

아이를 키우는 과정에서 되려 아이들에게 배우기도 한다는 것이다. 허씨는 “세하가 엄마는 왜 할머니한테 말 안예쁘게 해?”라고 물으면 화들짝 놀라 스스로를 돌이켜 보기도 한다고했다.

또 가끔씩 “엄마 너무 힘들어보여서 내가 주물러 줄게”라고 말하며 고사리 손으로 어깨를 토닥여 줄 때는 가슴 깊은 곳에서 찡한 감정이 올라오기도 한다고 강조했다.

허씨부부의 셋째를 낳아야겠다는 결심은 더불어 살아가는 주변 가족을 보며 확고해졌다.

남편 진씨는 3남매 중 막내다. 진씨는 누나 두명의 사랑을 오롯이 받으며 자랐다. 누나 둘 모두 첫째와 둘째를 각별하게 챙겨 육아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허씨와 진씨 부모님 모두 6~8남매로 서로 힘든일 기쁜일 의지하며 살아가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피가 섞인 형제자매가 있다는 게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알 터였다.

그렇게 허씨부부는 자연스레 셋째를 떠올리게됐다. 아이들이 동고동락하며 서로에게 힘이 돼주길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허씨는 아이를 가져야겠다고 생각한 때부터 약 6개월간 엽산을 챙겨먹었고 1년동안은 필라테스를 통해 혈액순환 등 건강관리에 집중했다. 첫째와 둘째에게는 조심스레 “동생이 생기면 어떨것 같아?”라고 물었다. 다행히도 아이들 모두 허씨부부 지인의 자식들도 친동생처럼 챙겨줄만큼 좋아해 동생 소식을 반겼다.

첫째와 둘째를 낳을 때와는 달라진 점도 있었다. 허씨는 “세하와 예준이를 낳을 때는 백일해(호흡기 질환)주사라는 것도 없었는데 산모가 필수로 맞아야 한다고 해서 놀랐다”며 “다행히 체계적으로 준비해서 막내는 셋 중 가장 좋은 컨디션에서 낳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허씨부부의 목표는 아이들이 힘들 때 도와줄 수 있는 부모가 되는 것이다. 자식에게 바라는 것도 많지 않다. 그저 남들처럼 평범하고 예의있는 아이로 자라주길 바라는 마음뿐이다.

허씨와 진씨는 입을 모아 “하나보다 둘, 둘보다 셋이다. 아이들이 가족의 즐거움과 소중함을 알고 건강하게 자라주길 바란다”고 소원했다.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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