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외교 - 최권일 정치부 부국장
2023년 09월 13일(수) 00:15
광주 의료진들과 시민들이 9년째 캄보디아 캄퐁스퓨주(州)의 광주진료소를 찾아 민간외교를 펼치고 있다. 인술(仁術)은 물론 각종 봉사활동을 통해 현지 주민들에게 ‘K-컬쳐’를 널리 알리고 있다. 정부 관계자가 아닌 민간인이 예술, 문화, 체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친선 도모를 위하여 하는 외교를 민간외교라고 한다. 광주진료소는 캄보디아에서 그동안 민간외교의 전초기지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광주시와 민간단체인 (사)아시아희망나무, 광주일보사가 나서 지난 2014년 설립한 캄보디아 광주진료소가 올해로 개원 9년째를 맞았다. 9년이라는 세월은 현지에서 많은 것을 변화시켰다. 척박한 의료 환경 속에서 경제적·물리적으로 의료혜택을 받지 못했던 주민들에게 보편적 의료혜택을 제공하는 계기가 됐다. 이는 자신들의 값진 일상 시간을 뒤로 하고, 서슴없이 먼 거리를 달려와 의료봉사를 해 준 많은 광주 의료진들의 노력 덕분이다. 또한 의료진들과 함께 진료소를 찾은 봉사단원들도 각종 봉사활동을 통해 한국 문화를 알리는 민간외교관 역할을 해내고 있다. 봉사단들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K-팝 공연을 비롯해 떡볶이, 김밥, 라면 등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K-푸드를 주민들과 함께 나누면서 K-컬처가 현지 주민들에게 일상의 한 장면으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어렸을 적부터 광주진료소에서 치료를 받고, 한국 문화를 접해온 현지 10대 청소년들은 이제 한국어까지 곧잘 하며 한국 문화에 푹 빠져있다. 광주진료소를 통해 장학금을 받는 학생들도 늘어나면서 현지 청소년들은 광주 봉사단이 방문할 때마다, 앞다퉈 팔을 걷어 부치고 자원봉사를 지원할 뿐만 아니라 허드렛일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캄보디아 광주진료소 개원 이래 9년 동안 현지 봉사활동이 진행된 것은 지금까지 모두 45차례이다. 9년 간 많은 광주 의료진들과 시민들의 손길, 노력, 땀방울이 캄퐁스퓨주 마을 곳곳에 배어있을 것이다. 나눔과 연대의 ‘광주 정신’을 실현하기 위해 설립된 캄보디아 광주진료소가 광주시민들의 민간외교 현장으로 지속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최권일 정치부 부국장 ck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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